현장중계 ㅣ 민주노동당의 새정치실험
2000/2000년 04월 :
2000/04/01 00:00
원내진출 목표로 지자체선거를 바라본다
정당명부비례대표제가 물건너 가면서 사실상 소수정당의 제도정치권 진입이 봉쇄당한 현실에서 5% 내외의 당 인지도를 보이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도로 성공할 것인가? 지역별로 기대치는 천차만별이지만, 솔직히 비관적이다.
56년 진보당, 60년 4월혁명 직후 사회대중당, 통일사회당, 그리고 90년 민중당. 한국사회 진보진영은 극심한 레드컴플렉스에 시달리면서도 ‘진보정당’의 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원내진출의 꿈은 번번이 좌절됐고, ‘일회용 선거반창고’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거나 줄줄이 감옥행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제도권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보수당들이 이들의 진출을 합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87년 6월항쟁 이후에야 이 땅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진보정치 혹은 민주정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난한 진보정당의 건설역사에서 또 한번의 도전이 시작됐다. 지난 1월 30일 창당대회를 갖고 새로운 진보정당의 닻을 올린 민주노동당은 ‘이제 새로운 진보정당의 역사를 맞이하며 신자유주의 패권전략에 맞서 80% 민중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겠다’고 천명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노동자·빈민에 뿌리박은 대중정당으로 고용안정, 정치개혁, 사회적 평등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본격적인 선거의 신호탄이 오른 지금, 그들은 23개 지역에 후보를 내고 기성정치권과의 차별화 전략을 선언하며 새정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첫째, 최소한 1명 이상은 당선시킨다(원내진출은 꼭 한다). 둘째, 당의 강령과 정책 등을 제대로 선전하고 가능하다면 대중과 함께 하는 선거운동을 편다. 셋째, 당선가능한 지역을 적극 공략한다. 당이 이번 선거를 맞이하면서 정한 구체적 목표다. 실제 민주노동당은 이번 개정선거법에서 1인 2표제만 채택됐어도 무난하게 원내진출을 이룰 수 있었겠지만 이것 역시 멀어진 꿈이 돼버렸다. 상대적으로 굉장히 불리한 싸움, 그러나 그들에겐 노동자 대중조직이 뒷심을 받치고 있다. 사실 그들은 후보자가 출마하는 지역에서 가능한한 아래로부터 결집된 노동자·시민의 힘으로 기성정치권의 부패무능정치를 ‘바꿔열풍’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단 수도권으로 가보자. 서울 노원갑의 이상현 후보. 그가 내세우는 선거운동 방식은, 기성정당이 돈을 매개로 음성적으로 움직이려 한다면 그는 공개적으로 한국 사회의 개혁을 염원하는 시민들을 직접 조직하는 것이다.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할아버지들의 자원봉사모임, 아파트공동체운동이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민주적인 아파트부녀회 회원들, 이른바 정치혐오에 시달려 투표장으로 가지 않는 20대 청년학생들의 적극적 결합 등이 그것이다.
“저희 노원갑에서는 정치개혁실천축구단이라는 게 있어요. 이 축구단을 만든 이유는 축구처럼 정정당당한 정치를 하겠다는 걸 표방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원칙을 정했어요. 저희가 선거법을 어기는 반칙을 하면 ‘여러분, 옐로우카드를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반칙하면 곧장 퇴장하겠습니다.” 이상현 후보의 말이다.
부산 연제의 박순보후보 선거대책본부. 문명학 정책국장은 ‘한나라당의 지역주의 열풍’을 일소하고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부심중이라고 한다. 지역주의 바람으로 또 한번 부산 연제가 ‘쑥대밭’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그들의 고민.
“마을버스 이익을 주민에게”라는 친대중적 캐치플레이즈도 내건 박순보 선대본은 각종 불법·탈법을 불사해서라도 주민들의 표만 긁어내면 된다는 기성정치인들과 달리 DJ의 신자유주의 정책비판, 일하는 사람 중심의 사회개혁 등을 표방하면서 지역주의 논리를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를 주로 고민하고 있다고.
창원을의 권영길 대표 선대본부. 1만 이상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살고 있는 창원을은 사실 민주노총의 조직적 기반이 강한 곳이다. 이곳에서 출마하는 권영길 대표는 잔잔한 아이디어보다는 당 대표의 이미지에 맞게 정공법으로 간다는 방침이다. 중앙당이 발표한 공약을 중심으로 지상전과 공중전을 병행하면서 노동자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구체적 노력을 벌이고, 창원의 핵심적 4대 과제인 환경·교육·교통·의료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전 유성의 이성우 후보 선대본부. 과학기술노조가 밀집된 이곳에서는 이성우 후보가 ‘과학기술계 및 노동계 후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은 최근 법정선거비용의 70%만을 쓰겠다고 공약함과 동시에 3월 18일 현재 선거기금으로 모금한 액수 1,890만 원중 48만 9,400원을 적립, 대전충남유성구실업자센터에 실업기금으로 전달했다. 출발부터 그들은 모금된 선거비용의 10%는 실업기금과 결식아동돕기에 쓰겠다고 공언한 바 그를 지키기 위한 활동의 연장선에서 이를 ‘감행’했을 것이다. 그들이 표방하는 공약은 ‘정리해고반대, 주 40시간 노동제 쟁취’ ‘건설일용직노동자의 50% 고용 의무화’ ‘황폐화된 과학기술연구단지 되살리기’ ‘도시빈민과 서민생활 지원’ 등이다. 이성우 선대본부는 이번 선거에서 언론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태진 정책위원장의 말이다.
“가뜩이나 소수정당의 원내진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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