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은 제 2의 국가보안법
2002/2002년 01월 :
2002/01/01 00:00
지난 9·11 테러의 여파로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공안정국이 조성되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 9월 21일, 국무총리 주재 관계장관 회의에서 월드컵 개최 등에 관련해 테러방지법의 제정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지난 11월 6일에는 테러 대비 정부 종합계획이 확정되었으며, 같은 달 12일부터 10일 간을 입법예고 및 심사기간으로 공포했다.
11월 한 달 동안 관련 차관회의가 네 차례 열렸고, 시민사회단체·언론 등의 비판을 의식해 두 차례 법안수정을 가해 11월 27일 국무회의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친 후 이튿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회부했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 상임위 중 정보위원회에 계류중이며, 이 법을 입법한 기관은 국가정보원이다.
한편 인권운동사랑방,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1월 20일 ‘테러방지법 국회 상정 저지를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 11월 23일 69개 단체가 모여 ‘국정원의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이라는 연대체를 구성한 후 테러방지법 철회를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27일에는 국정원 앞에서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시위’를 벌였으며, 입법 반대 청원서를 제출했다. 12월 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테러방지법 청문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시민사회단체들은 테러방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여론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법을 제정하려는 쪽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쪽의 팽팽한 대치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막연히 테러는 방지해야 한다는 정도의 공감만 있을 뿐, 테러방지법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거나 별 관심이 없는 실정이다.
명백한 것은 이 법안을 반대하는 측이 테러를 용인하거나 테러 방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이들은 이 법안의 악용 우려 및 법 제정 배후의 의심스러운 의도, 별도 법안 제정의 필요성 등을 의문시하는 것이다.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구체적 비판은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법안 내용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 둘째, 법안의 제정과정에 대한 비판, 셋째, 법안이 야기할 상황과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테러방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법안 내용에 대한 비판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김갑배 변호사는 이 법안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됨을 지적한다.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이란 ‘형벌법규는 명확히 규정되어야 하며 범죄해당여부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테러방지법안에서는 테러를 대단히 포괄적이고 불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테러분자를 ‘정치적·종교적·이념적·민족적 목적을 가진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명시함으로써 자의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형벌의 구성요건이 될 수 없으며, 테러행위를 ‘국가안보 등에 영향을 미치거나 중대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규정한 개념도 당국의 대응방법이나 언론의 보도태도 등에 의해 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정성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김 변호사는 “테러행위를 불명확한 개념에 의해 범죄로 규정한 이 법안은 위헌의 소지가 있고, 테러행위는 명백한 행위결과에 따라 형법 등 관련 법률에 의해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는 군 병력의 투입문제다. 법안에 의하면 지원된 군 병력은 불심검문과 무기 사용이 허용되는데, 이는 인권 침해요소가 다분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허용할 소지가 크다. 천주교 인권위원회의 최병모 변호사는 “계엄선포 없이 대책회의 또는 상임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건의하는 것만으로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자칫 계엄선포 없는 계엄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적법하게 입국해 체류중인 외국인에 대해 수사기관이 ‘테러우려’라는 불명확한 사유로 출국금지조치를 내리거나 통신·감청 등의 긴급처분기간을 외국인에게 차별적으로 적용한 점은 외국인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김 변호사는 “범죄에 대해서는 국민과 외국인을 차별해 규정할 이유가 없다. 관계법령에 따라 규율하면 되는 것이지, 차별적인 규정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둘째, 제정과정의 문제다. 울산대학교 이계수 법학부 교수는 입법예고기간을 행정절차법이 정한 20일을 무시하고 10일로 제한한 점, 입법예고기간중 사전고지 없이 최초법안을 수정안으로 대체한 점, 독자적인 제정권이 없는 국정원의 법안 입안이 지니는 헌법 적합성 문제, 일본의 대태러 입법동향이나 유엔안보리 결의내용, 아펙(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결의문과 비교해볼 때 지나치게 강력한 테러방지법안이 졸속 추진된 점 미루어볼 때 등으로 이 법안의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 역시 법안 제정과정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그는 “법률의 입안이란 국민적 여론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 민주적 절차성 보장이 기본”이라며 “정부 내 관련부서에서조차 반발이 있고, 많은 부분이 수정되어 제출된 현 법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셋째, 테러방지법 제정 이후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목소리다. 최초의 법안에서 문제가 됐던 점은 바로 국정원의 수사권이었다. 결국 두 차례의 수정을 거치면서 수사지휘를 검사에게 맡기는 것으로 바뀌었고, ‘국정원 직원’이라는 명시적 표현이 삭제되면서 ‘대 테러센터의 공무원’으로 수정되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대 테러센터의 장이 국정원장이고, 수정된 법안에서의 대 테러센터의 공무원이 사실상 국정원의 직원이며, 대 테러센터를 국정원 내부에 설치하는데 검사의 수사지휘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법안이 두 차례에 걸쳐 수정은 되었다고는 하나, 사실상 내용이 크게 바뀐 것은 별로 없고, 수정은 요식행위였다는 비판이다.
또한 김 변호사는 “이러한 권력집중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서 일탈하는 것”이라며 “정보기관이 형사범에 대해 수사를 해야 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본래 국가정보원법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의 직무범위를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 정부전복, 방첩, 대 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 작성 및 배포와 국가기밀에 속하는 문서, 자재, 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업무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정보원은 법률상 그 직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번 정권 초기에 안기부가 국가정보원으로 개칭된 데에는 본연의 임무로 복귀한다는 의미가 있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오히려 개편된 국정원의 위상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이러한 테러방지법이 초래할 냉전적 구도를 우려한다. 그는 “이 법안의 제정은 남북간의 명백한 갈등국면 조성이며 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상충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정보위원회 간사 정형근 의원)에서는 테러방지법의 테러 개념을 ‘북한과 국제테러’로 한정하려는 수정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테러와 북한을 동일시하는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만약 그러한 수정안이 통과된다면 테러방지법은 결국 제2의 국가보안법이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공안정국 조성하려는 국정원의 의도
테러방지법안의 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결코 테러방지에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미 적의 침투와 도발, 대치 상황에 대비한 통합방위법이 있고, 평상시의 공공질서 유지에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이 있으며, 경찰력만으로 대응할 수 없으면서 동시에 통합방위사태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계엄법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별도의 테러방지법이 제정되어야 할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미 경찰 내부에 대 테러 경찰특공대가 조직되어 있고, 국정원 내부에도 테러전담반이 설치되어 활동중이다. 생화학무기나 기타 특수한 신생 범죄에 관해서는 기존의 법을 보완하여 충분히 실행이 가능하고, 테러방지 등의 업무추진에 장비와 인력이 부족하면 그에 알맞은 개편과 보강 조치를 취하면 충분하다. 이 교수는 “오히려 현재 존재하고 있는 기관과 조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거대 조직을 새로 조직하는 것은 효율적인 행정이 아니고, 국가예산의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는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정치전략으로서의 위장(僞裝)이란 “늑대다! 하고 소리쳐 여행자의 주의를 흐트려 놓고 여행자가 자신의 방어에 전념하는 순간, 그의 가방을 훔쳐 가는 것”이라고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탈냉전상황에서 점차 축소되어 가고 있는 국정원이 최근의 미국을 위시로 한 세계적인 공안정국에 편승해 권력강화를 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인 것이다.
11월 한 달 동안 관련 차관회의가 네 차례 열렸고, 시민사회단체·언론 등의 비판을 의식해 두 차례 법안수정을 가해 11월 27일 국무회의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친 후 이튿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회부했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 상임위 중 정보위원회에 계류중이며, 이 법을 입법한 기관은 국가정보원이다.
한편 인권운동사랑방,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1월 20일 ‘테러방지법 국회 상정 저지를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 11월 23일 69개 단체가 모여 ‘국정원의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이라는 연대체를 구성한 후 테러방지법 철회를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27일에는 국정원 앞에서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시위’를 벌였으며, 입법 반대 청원서를 제출했다. 12월 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테러방지법 청문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시민사회단체들은 테러방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여론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법을 제정하려는 쪽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쪽의 팽팽한 대치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막연히 테러는 방지해야 한다는 정도의 공감만 있을 뿐, 테러방지법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거나 별 관심이 없는 실정이다.
명백한 것은 이 법안을 반대하는 측이 테러를 용인하거나 테러 방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이들은 이 법안의 악용 우려 및 법 제정 배후의 의심스러운 의도, 별도 법안 제정의 필요성 등을 의문시하는 것이다.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구체적 비판은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법안 내용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 둘째, 법안의 제정과정에 대한 비판, 셋째, 법안이 야기할 상황과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테러방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법안 내용에 대한 비판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김갑배 변호사는 이 법안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됨을 지적한다.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이란 ‘형벌법규는 명확히 규정되어야 하며 범죄해당여부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테러방지법안에서는 테러를 대단히 포괄적이고 불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테러분자를 ‘정치적·종교적·이념적·민족적 목적을 가진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명시함으로써 자의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형벌의 구성요건이 될 수 없으며, 테러행위를 ‘국가안보 등에 영향을 미치거나 중대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규정한 개념도 당국의 대응방법이나 언론의 보도태도 등에 의해 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정성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김 변호사는 “테러행위를 불명확한 개념에 의해 범죄로 규정한 이 법안은 위헌의 소지가 있고, 테러행위는 명백한 행위결과에 따라 형법 등 관련 법률에 의해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는 군 병력의 투입문제다. 법안에 의하면 지원된 군 병력은 불심검문과 무기 사용이 허용되는데, 이는 인권 침해요소가 다분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허용할 소지가 크다. 천주교 인권위원회의 최병모 변호사는 “계엄선포 없이 대책회의 또는 상임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건의하는 것만으로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자칫 계엄선포 없는 계엄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적법하게 입국해 체류중인 외국인에 대해 수사기관이 ‘테러우려’라는 불명확한 사유로 출국금지조치를 내리거나 통신·감청 등의 긴급처분기간을 외국인에게 차별적으로 적용한 점은 외국인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김 변호사는 “범죄에 대해서는 국민과 외국인을 차별해 규정할 이유가 없다. 관계법령에 따라 규율하면 되는 것이지, 차별적인 규정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둘째, 제정과정의 문제다. 울산대학교 이계수 법학부 교수는 입법예고기간을 행정절차법이 정한 20일을 무시하고 10일로 제한한 점, 입법예고기간중 사전고지 없이 최초법안을 수정안으로 대체한 점, 독자적인 제정권이 없는 국정원의 법안 입안이 지니는 헌법 적합성 문제, 일본의 대태러 입법동향이나 유엔안보리 결의내용, 아펙(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결의문과 비교해볼 때 지나치게 강력한 테러방지법안이 졸속 추진된 점 미루어볼 때 등으로 이 법안의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 역시 법안 제정과정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그는 “법률의 입안이란 국민적 여론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 민주적 절차성 보장이 기본”이라며 “정부 내 관련부서에서조차 반발이 있고, 많은 부분이 수정되어 제출된 현 법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셋째, 테러방지법 제정 이후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목소리다. 최초의 법안에서 문제가 됐던 점은 바로 국정원의 수사권이었다. 결국 두 차례의 수정을 거치면서 수사지휘를 검사에게 맡기는 것으로 바뀌었고, ‘국정원 직원’이라는 명시적 표현이 삭제되면서 ‘대 테러센터의 공무원’으로 수정되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대 테러센터의 장이 국정원장이고, 수정된 법안에서의 대 테러센터의 공무원이 사실상 국정원의 직원이며, 대 테러센터를 국정원 내부에 설치하는데 검사의 수사지휘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법안이 두 차례에 걸쳐 수정은 되었다고는 하나, 사실상 내용이 크게 바뀐 것은 별로 없고, 수정은 요식행위였다는 비판이다.
또한 김 변호사는 “이러한 권력집중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서 일탈하는 것”이라며 “정보기관이 형사범에 대해 수사를 해야 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본래 국가정보원법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의 직무범위를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 정부전복, 방첩, 대 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 작성 및 배포와 국가기밀에 속하는 문서, 자재, 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업무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정보원은 법률상 그 직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번 정권 초기에 안기부가 국가정보원으로 개칭된 데에는 본연의 임무로 복귀한다는 의미가 있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오히려 개편된 국정원의 위상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이러한 테러방지법이 초래할 냉전적 구도를 우려한다. 그는 “이 법안의 제정은 남북간의 명백한 갈등국면 조성이며 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상충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정보위원회 간사 정형근 의원)에서는 테러방지법의 테러 개념을 ‘북한과 국제테러’로 한정하려는 수정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테러와 북한을 동일시하는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만약 그러한 수정안이 통과된다면 테러방지법은 결국 제2의 국가보안법이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공안정국 조성하려는 국정원의 의도
테러방지법안의 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결코 테러방지에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미 적의 침투와 도발, 대치 상황에 대비한 통합방위법이 있고, 평상시의 공공질서 유지에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이 있으며, 경찰력만으로 대응할 수 없으면서 동시에 통합방위사태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계엄법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별도의 테러방지법이 제정되어야 할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미 경찰 내부에 대 테러 경찰특공대가 조직되어 있고, 국정원 내부에도 테러전담반이 설치되어 활동중이다. 생화학무기나 기타 특수한 신생 범죄에 관해서는 기존의 법을 보완하여 충분히 실행이 가능하고, 테러방지 등의 업무추진에 장비와 인력이 부족하면 그에 알맞은 개편과 보강 조치를 취하면 충분하다. 이 교수는 “오히려 현재 존재하고 있는 기관과 조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거대 조직을 새로 조직하는 것은 효율적인 행정이 아니고, 국가예산의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는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정치전략으로서의 위장(僞裝)이란 “늑대다! 하고 소리쳐 여행자의 주의를 흐트려 놓고 여행자가 자신의 방어에 전념하는 순간, 그의 가방을 훔쳐 가는 것”이라고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탈냉전상황에서 점차 축소되어 가고 있는 국정원이 최근의 미국을 위시로 한 세계적인 공안정국에 편승해 권력강화를 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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