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 군산 지정폐기물 공공처리장 민영화 반대운동 불붙다
2002/2002년 03월 :
2002/03/01 00:00
경제논리에 밀린 환경정책
요즘 전북 군산에서는 지정폐기물 공공처리장의 민간위탁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역주민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정폐기물 공공처리장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정부가 처리장 운영을 민간에 맡기기로 결정함에 따라 다시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정폐기물이란 사업장(공장)에서 발생되는 폐기물 중 인체에 해로운 독성 폐기물로 폐유, 폐유기용제, 폐PCB 등이다. 현행법은 지정폐기물의 안전한 처리를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80년대 들어 더 심각해진 산업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7년부터 산업폐기물의 안전한 처리를 위한 5단계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수도권 산업폐기물공공처리장 설치를 시작으로 전북권 지정폐기물공공처리장을 군산에 설치하여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에 맡겨 운영해왔다. 그러다가 2000년 10월 적자를 이유로 처리장 민영화 계획을 밝히고 매각을 진행하였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6월 이를 민간에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처리장 인근 주민들은 이윤추구가 최대목적인 민간기업에 처리장을 맡겨 운영할 경우 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환경을 크게 오염시킬 것이라며 처리장 민영화 저지를 위한 범시민대책기구를 꾸렸다. 시민대책기구는 법적 소송 및 3차례에 걸친 환경부 항의 시위, 범시민 규탄대회 및 철야농성 등을 통하여 민간위탁의 부당성과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알려나가고 있다.
처리장의 민간위탁에 대한 우려는 정부안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 98년 “민간업자들의 기술 부족으로 인한 부적정 처리 또는 불법 처리로 국토오염이 매우 심해졌다”며 “국가 차원에서의 안전한 처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공공처리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영국 BBC방송은 최근 폐기물처리장으로부터 3㎞ 이내에 사는 주민들의 경우 3∼7㎞에 사는 주민들보다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이 발생할 확률이 40배 이상 높다고 보도했다. 또한 얼마 전 국내 방송에서도 처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독성간염에 걸린 사실이 보도됐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지정폐기물 처리는 경제성보다 안전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공공처리장의 민간위탁 강행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공처리장이 권역별 처리장으로 묶여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수도권 처리장의 사용이 종료되면서 수도권 폐기물의 처리를 위해 권역별 처리장을 전국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군산 주민들의 반발은 어쩌면 당연하다. 더욱이 군산에는 매립시설 외에 전국에서 유일한 공공소각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산업발전이 가져다준 경제적 풍요는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도시들이 누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가장 낙후되고 소외됐던 군산에서 처리한다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현재 군산에서는 처리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철저한 관리, 주민감시제도 도입, 각종 환경조사 및 다이옥신 측정 등을 통한 안전장치 마련,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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