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문고살리기운동 앞장서는 고양자치연대


“고양시의회는 개발사업자들만의 이익을 위한 의결기구인가요?”

지난해 12월 14일 고양자치연대는 개명산지킴이 등과 함께 고양시민들에게 이와 같이 물었다. 2001년 정기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일부 의원들의 명의로 ‘개명산 골프장 건설에 관한 의견 청취의 건’을 기습 상정해 찬성의견으로 가결해 버렸기 때문이다. 고양시의회가 지난 6월 백석동에 55층 짜리 고층아파트 건축을 허가한 이후 시의원들은 시민들의 바람과는 동떨어진 행동만을 일삼아 왔다. 그러나 이제 시민들은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다. 바로 이런 문제의식을 느꼈던 시민들이 더 이상 참지 않고 시의회에 직접 참가하기 위해 6·13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미 4명의 시의원을 배출한 경험이 있는 고양자치연대는 오는 지방선거에 기초의원 10명, 광역의원 1명의 당선을 위해 또 다시 선거 속으로 뛰어든다. 고양환경연합까지 시민후보를 내면서 고양시는 그야말로 시민들이 이끄는 자치도시로 변모 중이다.

책과 어린이문화를 사랑하는 도시

“선거운동이 별 다른 게 있는 게 아닙니다. 일상활동 위주죠. 지역현안에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개명산 골프장 반대운동이나 시장 판공비 공개문제는 공통 공약사항이죠. 시장 판공비는 일정 금액 이상의 사업이면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정보공개 사업조례제정운동을 할 예정입니다.”

고양시가 쓴 돈을 고양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 고양자치연대 강영모 집행위원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관련 조례제정이 필수적이라고 피력했다. 예산의 형평성 문제도 놓치지 말아야할 시의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과 여성 그리고 문화와 관련된 예산이 증액돼야 합니다. 그게 형평성 있는 예산의 분배죠.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높아져야 합니다. 이런 사업들에 주민참여는 필수적입니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주민의견 청취제도도 만들 예정입니다.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사업은 어린이학급문고 살리기 운동이죠. 그동안 해왔던 운동이고 시의원이 되면 각자 자기 동네에서 이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시의원이 투표권도 없는 어린이를 위한 사업에 중심을 둔다는 것이 신선했다. 물론 부모들을 의식할 수는 있지만 지역개발문제 등 표를 얻기 위한 지름길도 많을 텐데 그들은 색다른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청량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벼룩시장 이야기도 했다. 정기적으로 근린공원에 벼룩시장을 열어 ‘주민 만남의 장소’를 만들고, 필요 없는 물건을 내놓고 사고 파는 살아있는 교육을 아이들에게 시키자고 말한다.

학급문고 살리기운동에 대해서는 현재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임 씨가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

“어린이 문화운동의 하나로 도서관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운동을 하다보니 전문사서가 없는 것과 도서관 예산문제 등이 먼저 걸리더군요. 특히 어린이들의 책은 집 가까운 데서 읽는 게 중요합니다. 무료로 봐야 하구요. 그래서 고양시에 있는 주민들이 모여 ‘책과 어린이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주부들이 모여 동화를 고르고 어린이에게 추천합니다.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급문고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들이 학교에 책을 기증하게 했습니다. 책 운동의 성공은 꾸준한 신간의 확보니까요. 앞으로 지역에 어린이전문공공도서관을 짓도록 조례도 만들 예정입니다”.

생태이동통로와 생태공원 만들 터

학교와 지역사회가 책과 어린이라는 공통 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시의원들의 적절한 활동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고양시 차원의 재정확보는 필수라고 한다.

고양을 환경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알차게 준비중이다. 후보들은 “고양시를 둘러싼 산과 호수를 연계해 생태이동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호수공원 내의 시설물 투입을 막겠다고 말한다. 고양시민들이 가장 아끼는 호수공원에 건축물이 자꾸 들어서는 게 안타깝다며 생태공원화 할 계획을 밝혔다. 생물들이 살 수 있게 하고 나무들을 많이 심을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고양의 도시계획 현안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행자가 중심이 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교통정책의 1순위다. 이들은 어떤 선거운동도 하고 있지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시의원이 되기 위해 충실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선이 목적이 아니라 좋은 고양 만들기가 목표다. 선거기간 중에 선거비용을 공개하는 지 여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사무실 벽에라도 매일 붙여놓을 것이라고 후보들은 입을 모은다.

황지희(참여사회 기자)
2002/04/28 00:00 2002/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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