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에 접어들어 세계적으로 시민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도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참여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있다.

시민단체는 정부와의 관계에서 보면 비판 견제기능(Advocacy)과 함께 보완 협력관계(partnership)를 유지한다. 즉 정부정책의 잘못된 부분을 감시하고, 정부가 하기 싫어하는 부분에 대해 하도록 강제하며, 정부의 능력이 모자라는 부분을 보완하며, 정부 스스로 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선뜻 행하지 못하는 부분은 협력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최근의 낙천 낙선운동, 소액주주운동, 작은권리찾기운동, SOFA개정, 맑은사회만들기운동, 동강살리기 등에서 보듯 시민단체는 제5부로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는 약 2만 여 개, 이 중 활동력을 갖춘 NGO는 4000여 개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따라 등록된 단체는 3600여 개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재정상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매우 열악하다. 대부분 후원금 및 보조금, 사업수익, 회비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회원 부족 및 낮은 회비납부율로 재정 자립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은 1998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급속하게 제도화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자 시민사회는 종전 국민운동단체 위주의 지원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시민단체를 아우르는 민간단체지원제도로의 개선을 끈질기게 요구하였다. 이에 시민사회, 행정자치부, 국회는 수 차례의 회의를 거쳐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제정(2000.1.12)했다. 이렇게 제정된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은 시민운동이 가장 발달되었다고 하는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통합법이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은 민간단체지원방식으로 공모방식(경쟁)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원내용은 크게 직접지원(보조금)과 간접지원의 두 가지다. 직접지원은 매년 일정예산(연 150억 원)을 확보해 공모방식으로 사업신청서를 제출 받아 민간인 전문가로 구성된 공익사업선정위원회의 심사 선정을 거쳐 공익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간접지원에는 조세감면, 우편요금지원, 행정지원 등이 있다. 조세감면은 ‘조세특례제한법 및 기타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세를 감면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우편요금감액은 2000.5.1부터 일반우편요금의 25/100를 감액하고 있다. 그리고 등록된 민간단체에 대한 사무실 및 공공시설 등 공동사용, 보조금사업단체의 행사후원명칭 승인 등 행정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선진국의 예를 보면 작은 정부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제3섹터(The third sector)가 꾸준히 발전되어 왔으며, 정부 등 공공영역의 재정지원과 기업 후원이 제도화되어 왔다. 외국의 경우, 시민사회단체들의 외부 재정의존도가 적게는 39.6%(일본)에서 많게는 72.1%(독일)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29.6%에서 68.2% 사이로, 결코 적지 않은 비중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홍콩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수입의 70∼80%를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서도 거의 유례가 없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 제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정부의 보조금(프로젝트 지원사업)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참여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등은 처음부터 정부 프로젝트 사업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있으며, 경실련, 녹색연합 등 일부 단체들은 99년 첫해에는 참여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환경연합, 여성연합, 여성단체협의회, YMCA, YWCA, 흥사단 등 대다수의 단체들은 민간단체지원사업 첫해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제도에 대해 시각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가질 수도 있겠으나 현재의 우리 상황에서는 적합한 제도라고 여겨진다. 민간단체지원제도는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공무원)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시행된 지 2년 밖에 안 되었고 서로 다른 의견이 팽팽하므로 좀 더 추이를 보아가면서 개선하는 편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김춘겸 행정자치부 민간협력과 서기관
2002/04/28 00:00 2002/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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