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핵심, 금정산을 지키자
2002/2002년 05월 :
2002/04/28 00:00
부산환경련, 고속철로 파괴위기 놓인 금정산 보전운동 본격화
지난 2월 28일 부산역 광장에서 결성대회를 가진 고속철도 금정산 관통 반대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정권이 저지른 과오의 개선 없이 오류와 실패를 답습하며 일방적으로 휘두르는 김대중 정권의 개발만능 칼날 앞에 목을 내밀겠다”고 했다. 이에 더해 “생명과 순리를 져버리고 돌진하는 고속철의 속력 앞에 우리를 던지고자 한다”며 그 결의를 다짐한다고 했다. 왜 ?
고속철도사업은 단군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사업은 단군이래 최악의 국책사업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경부고속철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1980년대 초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수립에는 착수하지 못한 채 필요성 논쟁만 계속되었고, 이 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6공정부가 1980년대 후반 서둘러 계획수립에 들어갔다. 정권 내 착공을 내세운 6공정부는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경제성과 지역불균형 문제를 따지는 여론만 의식, 가능하면 싸고 빠르게 건설하는 방식만 택했다. 준비되지 않은 사업착공은 곧바로 사업계획 변경, 민원발생 등으로 이어졌다.
고속철도사업은 착공 1년만인 93년 6월, 기본계획의 틀이 변경됐다. 대전·대구 구간의 지상화에 따른 반발이 제기되자 정부는 또다시 이 구간을 지하노선으로 바꾸었다. 1997년 9월 1차 수정안 때보다 7조 원이 늘어난 2차 수정안이 나왔다. 여기에 김대중정부에 의해 또다시 기본 틀이 바뀌었다.
98년 7월 3차 수정안이 나왔다. 고속철도사업을 2단계로 분리 서울-대구 구간을 2004년 4월 1차로 개통하고 대구-부산을 2010년으로 연기했다. 연기하는 대신 기존 경부선을 이용, 열차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토록 했다. 그리하여 1∼2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는데 필요한 사업비는 18조4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고속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나 일본의 경우 대개 계획수립에만 20년을 투자하고 건설기간은 5년 정도였다. 그만큼 신중했으며, 발생될 수 있는 문제는 사전에 해소하고자 했다. 그리고 가능한 기존노선을 활용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고속철과 관련되어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 금정산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에서 국책사업으로 설정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기만하고 혈세를 낭비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고속철도 대구-부산간의 건설 사업은 전면 재고되어야 한다. 금정산은 부산의 핵심이다. 자연환경을 포함해 인문·사회학적으로도 금정산의 훼손은 부산의 훼손에 다름 아니다. 그동안 개발론자들이 금정산에서 취하고자 했던 각종 사업들, 예컨대 골프장·사격장 등등의 사업이 시민의 격렬한 반대에 의해 무산되거나 백지화 된 것은 적어도 이 산 만큼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시민적 정서와 자연환경의 우수성 때문이다. 금정산은 부산의 자궁이다.
국토환경의 문제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인류 전체의 지속적 존립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삶의 질과 사회정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그동안의 물적 성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체계의 변화는 물신숭배의 개발지향적 가치로부터 국토환경을 재정립해야 한다. 금정산 지키기는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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