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선감시시민옴부즈만 활동기
“친구들이랑 야유회 가려다가 선배의 권유를 받고 옴부즈만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각 후보진영의 선거운동원들이 열심히 연호하는 모습과 TV에서만 보던 정치인을 직접 본 게 너무 좋았습니다.”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학생인 최수영 씨는 나들이를 포기했던 자신의 결정에 무척 만족해했다.

대선감시시민옴부즈만 중 제일 먼저 현장에 도착한 최영주 씨(경일대 컴퓨터공학)는 “부정선거를 내 손으로 뿌리뽑고 말겠다는 각오로 캠코더를 든 채 두 눈 부릅뜨고 현장을 다녔지만 한 건도 찾아내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대선감시 대구옴부즈만은 영남대 학생 동아리 시사토론반과 대구참여연대 언론모니터팀, 그리고 참여연대 상근자 등 2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이 한 일은 첫째, 「옴부즈만 통신」 배포, 둘째 화장실, 대형버스가 몰려 있는 곳을 돌아다니면서 동원된 인원에 대한 돈 배포 현장 취재 셋째 무리지어 있는 운동원들 주변을 맴돌면서 이야기 듣고 기록하기 등이었다.

옴부즈만 활동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금권·관권 선거에 대한 감시라고 하지만, 대구옴부즈만은 지역 특성상 현장 감시활동보다는 후보의 정견과 공약을 세밀하게 분석해 유권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로 활동의 방향을 정했다. 이에 따라 4월 2일 밤 11시에 진행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경선 대구토론회를 지켜보고 후보별로 정견과 공약을 비교·정리한 자료를 만들었다. 밤새워 만든 「대선옴부즈만 대구통신」을 유권자들에게 나눠주면서 꼭 읽어보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지만 후보들을 비롯한 여러 정치인들이 나눠주는 호화찬란한 천연색 홍보물에 묻혀 「대구통신」은 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옴부즈만의 감시활동은 그림자처럼 눈에 띄지 않아야 하는 반면 캠페인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각 후보 진영에서 벌이는 다채로운 선거운동으로 인해 옴부즈만의 캠페인은 그다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선거인단이 행사장에 입장하고 개표가 시작될 때까지 옴부즈만은 밖에 서서 허공을 보고 구호를 외쳤다. 3월 30일 경남지역 경선부터 행사장에는 유권자만 입장할 수 있도록 규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정대화 상지대 교수의 길거리 특강. 현수막 하나 달랑 걸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서 20여 명이 모여 토론을 벌이는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를 취재하러 온 각 대학 언론사 기자들도 잠시 머물렀다 가고, 일찍 투표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던 유권자들도 눈길을 보냈다.

많은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구옴부즈만 참가자들은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현장에 동참했다는 것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허미옥 대구참여연대 시민감시국 간사
2002/04/28 00:00 2002/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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