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보도준칙 있어도 편들기 여전”
2002/2002년 07월 :
2002/07/02 00:00
유권자연대운동의 성과와 한계
부산·경남·울산지역의 6·13지방선거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나라당 압승, 민주당 참패, 민주노동당의 선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게 단정할 수만도 없다.
먼저 98년과 비교하면 한나라당은 ‘평년작’, 민주당은 ‘선전’, 민주노동당은 ‘약진’이라 할 수 있다. 세 곳의 광역단체장은 한나라당이 모두 차지했지만 기초단체장의 경우는 무소속 후보가 부산에서 2명, 경남에서 4명 당선됐고, 울산은 민주노동당 후보 2명이 당선됐다. 광역의원의 경우 민주노동당 후보가 당선됐고, 기초의원은 시민 및 재야단체 출신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됐다. 울산과 창원, 진주 등지에서 노동운동가와 농민운동가들이 당선된 것이다. 지금까지 한나라당 주변 인물들이 독차지해 온 지방
의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 뻔하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은 여전히 지역정서에 호소하는 선거전략을 썼다. 결과가 그것을 입증하고, 선거운동 방향도 그러했다. 한 단체장은 당선사례 현수막에서도 ‘정권교체’를 이야기 할 정도니 말이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민주노동당 후보를 놓고 ‘당선되면 민주당에 갈 사람’이라느니 ‘호남 출신’이라느니 유권자들의 지역감정을 자극할 만한 소리만 골라 공격해 댔다.
새 천년 들어 처음으로 실시하는 이번 선거에 대한 기대는 높았지만, 결과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었다. 우선 투표율이 아주 낮았는데, 이는 단순히 월드컵 때문이라고 몰아붙일 수만은 없다. 정치권에 대한 깊은 불신이 투표 불참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 후보들마다 정책선거를 호언했지만, 막상 선거전에 들어가서는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경쟁자에 대한 흠집내기에 치중하는 등 선거운동도 구태를 벗지 못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일부 후보들이 텔레비전 토론회를 기피해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만든 유권자연대의 활동도 두드러지지 못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단체를 만들기만 했을 뿐 거의 활동이 없었다. 이는 유권자연대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투표참여 릴레이운동을 벌이기는 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유권자연대가 중심이 되어 단체장뿐만 아니라 지방의원 후보들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연 곳이 있었는데, 이는 정책선거를 이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었다.
언론의 지방선거 보도는 어떠했는가. 선거에 들어가기 전 언론사마다 ‘선거보도준칙’이란 걸 만들었다. 준칙도 없이 보도를 하던 이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할 것이다. 준칙의 덕분인지 이전보다 공정한 보도가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특정후보 편들기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울산의 한 일간지가 노골적으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고 상대 후보를 깎아내린 예에서 보듯 언론보도에 있어 반성해야 할 점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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