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단체, 4인의 기초의원에게 기대 커



“기초의원 개표 결과를 눈 빠지게 기다린 적은 없었다.”

모 선거운동원이 던진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온 6월 14일 새벽이었다. 지방선거 기간 내내 ‘한나라당 압승’을 예견했던 지역언론과 지역인사들의 예측은 적중했고 이변에 대한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20여개 시민단체가 참가했던 6·13지방선거 시민연대 추천 시민후보(이하 시민후보), 민주노동당 후보 등 대구지역에서 조직적 준비과정을 거쳐 출마한 후보는 기초단체장 2명, 광역의원 4명, 기초의원 8명 등 총 14명. 이 중 당선소감을 발표했던 후보는 민주노동당 소속 기초의원 후보 2명. 그외는 10~20% 정도의 득표율에 만족해야 했다.

시민후보들은 기초단체장에 도전하면서 정책선거를 유도하거나 박빙의 승부를 통해 선거쟁점을 형성하고자 했지만 지역언론과 지역주민의 관심은 다른 쪽에 있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무소속으로 재선을 노리는 현직 구청장과 당 공천을 받았던 후보들의 경합장이었던 서구와 중구, 무소속 현직 시의원과의 대결로 접전 양상을 보였던 북구 제2선거구, 현직 시의원끼리 대결을 벌인 동구 제1선거구, 현직 시의원이지만 당 공천에서 떨어져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가 선거구를 옮겨온 상대에게 무릎을 꿇었던 달서구 제1선거구 등이다.

결론은 1번 한나라당 후보의 압승.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은 확고부동한 사실로 나타났다.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후보검증을 위해 진행했던 사업들이 한나라당 후보의 거부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제 빛을 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한나라당 후보의 미디어 토론회 거부, 시민단체 주최 정책토론회 참석 거부, 각종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공약이행에 대한 서약서 거부, 대구참여연대가 발표했던 주민대표 부적격 후보 등은 대구지역민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적이다.

하지만 기초의회를 공략했던 민주노동당 후보 2인과 시민후보나 민주노동당 후보는 아니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기초의원에 출마했던 2인, 즉 서구의회 장태수(민노당), 달성군의회 배도순(민노당), 그리고 남구의회 김현철(새대구경북시민회의 시민사업국장), 수성구의회 김희대(91년 영남대 총학생회장, 환경정치연구소장)의 당선은 구의회와 지역주민운동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당선을 ‘진보진영의 의회진출 성공’으로 호평하기에는 다소 무리수가 따른다. 대구지역 구·군의원 당선자 1백40명 가운데 기호 ‘가’로 당선된 후보는 총 108명이고 이 중 무투표 당선자 33명을 제외하더라도 ‘가’번 당선율은 70%에 이른다. 결국 ‘가’번 프리미엄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대구지역 투표율은 39%, 한나라당 완승, 하지만 기초의원 4인 당선, 시민운동의 선거참여 방식 재고 등 6·13지방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참가했던 각 계층의 평가는 현재까지 진행중인 사안이다.

허미옥 대구참여연대 시민감시국 간사 pressangel@hanmail.net
2002/07/02 00:00 200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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