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젊은 표 이끈 게릴라유세
2002/2002년 07월 :
2002/07/02 00:00
시민단체·민노당 후보 선전
인천지역의 6·13지방자치선거 결과를 요약하면 전국 최하위의 투표율, 한나라당 압승, 민주당 완패, 시민단체후보(민주노동당)의 약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전국 최하위의 투표율을 제외하면, 98년 지방자치선거 결과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이번 선거의 특징 중의 하나는 정당 공천이 배제된 기초의원 선거에서 예외 없이 기호 ‘가’ 번이 당선되는 ‘묻지마 투표’형태였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 후보들의 선전은 눈여겨볼 만하다.
인천지역의 최대 현안이었던 부평미군기지 반환운동을 이끌었던 부평권리선언운동본부 등 26개 시민사회단체들은 6·13지방자치 선거에서 부평지역(부평구, 인구 약 56만)에 집중, 자신의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7년간의 미군기지 반환운동에서 단체장들의 비협조, 더 나아가 방해로부터 시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 자치단체장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674일간의 24시간 릴레이농성 동안에 시민들이 보여준 지지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했다. 이에 구청장, 광역의원 2명, 기초의원 3명을 ‘시민단체후보’(민주노동당)로 부평구에 집중해서 냈다. 부평지역에 집중한 것은 부족한 시민단체의 역량 분산을 고려한 것이다. 결과는 부평구청장 한상욱 후보(부평권리선언운동본부장, 민주노동당 부평갑지구당 위원장)가 2만8006표(19.12%), 시의원 이용규 후보(부평4선거구, 인천연합 공동의장)가 19.69%, 시의원 박남수 후보(부평3선거구, 구의원)가 20.83%를 득표했다. 구의원의 경우에도 16∼33%를 득표하는 등 선전했다. 이는 선거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더구나 젊은이들의 투표포기와 낮은 투표율, 양당 구도의 수도권에서 만들어낸 것이기에 더욱 값진 것이었다.
이들의 선거운동의 특징을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단기간의 표를 얻는 방식이기보다는 장기간 사람을 얻는 방식을 택했다. 무의탁 노인에게 점심 도시락 배달 사업, 어린이 공부방 사업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즉, 지역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선거를 위해 지역사업을 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이러한 시도는 상당한 성과를 냈으며, 선거 후에도 추진사업으로 남아 있다. 적어도 선거라는 계기를 통해 각 동(총 21개동)에 함께 할 수 있는 조직을 묶는 성과를 가져왔다. 둘째는 법정 선거운동 기간 동안 그야말로 신나는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선거를 축제로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1일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선거운동은 활기 있는 거리를 만들었다. 문화제, 캠페인, 작은 마당극, 게릴라 유세 등은 기존의 정치권이 도저히 따라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개표가 끝난 14일 새벽 1시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 600여 명은 부평공원에 모여 보기 드문 모습을 연출하였다. 아쉬운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축제의 잔을 들었다. 희망을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아쉬움, 그러나 희망에 다가선 것이다. 이들의 지역사업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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