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이들에게 유기농 점심을...'
2002/2002년 09월 :
2002/09/24 00:00
춘천시민단체 "친환경적인 학교급식" 제안
춘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학교급식 개선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춘천시민연대, 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전교조 춘천화천지회, 춘천생활협동조합의 실무 대표자들은 6월 19일 가칭 ‘건강한 학교 급식을 위한 춘천시민모임’을 발족했다.
현재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어린 시절 대부분 도시락을 싸가지고 학교를 다녔다. 그런 까닭에 도시락에 대한 추억도 무궁무진하다.
한창 크는 청소년기에 배가 고파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선생님 몰래 도시락을 까먹던 일, 겨울에 조금이라도 따뜻한 점심을 먹으려고 도시락을 난로 위에 올려놓았다가 태워먹은 일, 친구들과 둘러앉아 도시락 반찬을 나누어 먹던 일, 반찬 국물이 흘러나와 가방이나 교복을 물들여 난감했던 일, 도시락을 깜빡 잊고 집에 놓고 와 어머니가 가져다 준 일 등.
학교 급식의 도입은 이런 정겨운 추억을 앗아갔지만 매일 도시락을 싸야 하는 주부의 수고로움과 도시락을 들고 다녀야 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었다.
학교 급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의 95%이상, 중학생의 57% 이상(2001년 3월 조사)이 학교 급식을 통해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락 싸는 고통’과 ‘무거운 가방으로부터 해방’ ‘점심 식탁의 평등’이란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균형 잡히지 않은 식사와 열악한 급식시설, 급식 업체 선정과정에서 생기는 잡음은 둘째치더라도 학교 급식이 값싼 수입 식료품의 거대 소비시장으로 전락하고 만 것은 심각한 현상이다.
급식비를 전적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시켜서 어쩔 수 없이 싼 식재료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 농업은 더욱 설자리를 잃고 농촌 살림은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다.
소시지 햄 등 육가공 식품이 지나치게 자주 제공돼 아이들의 입맛이 왜곡되고 소아 비만이나 피부질환, 각종 면역 결핍증을 일으킬 위험도 따른다.
이에 따라 시민모임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 급식 재료로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이때 늘어나는 비용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제정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 급식 실태조사,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건강급식 춘천모임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조례 안을 마련하고 주민 서명운동도 펼 예정이다.
학교 급식의 친환경 농산물 사용 문제는 춘천에만 한정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국민 모두의 문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평화협정’에 따른 이행기간이 2004년이면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자국산 농산물로 학교급식이 이루어지도록 조례가 제정되어야 통상 마찰을 피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2001년 학교 급식법을 통해 미국의 학교에서 시행되는 급식은 자국산 농산물만 쓰도록 강제하고 있다. 시민모임은 올해 안에 조례가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급식 조례제정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