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대신 보자기를 쓰자
2002/2002년 10월 :
2002/10/24 00:00
잘 차려입은 양복에 분홍 보자기를 들고 한 남자가 걸어간다. 인터넷에서는 보자기로 할 수 있는 100가지 일에 대한 정보를 너나없이 제공한다. 사무실에선 점심시간에 하는 보자기 체조나 보자기 줄넘기가 유행이다. 추운 겨울엔 들고 다니던 보자기를 목에 두르고 손을 주머니 속에 넣는다. 편의점에서 생각 없이 받아드는 까만 비닐봉지를 사람들은 촌스럽다고 여긴다. 이사할 땐 보자기가 어떤 종이상자보다 재빠르게 물건을 옮겨준다. 가방은 더 하다. 옷에 따라 나이에 따라 구색 맞춰 들어야 하는 가방에 사람들은 반기를 든다. 자신이 만든 보자기 하나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했는가를 술자리의 화제로 삼는다.
보자기는 자유롭다. 네모난 천 하나가 모든 것을 포용한다. 가방은 물건을 채울 수 없을 때 공간을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지만 보자기는 그렇지 않다. 마구 구겨서 주머니에 쑤셔넣으면 그만이다.
비닐 없는 세상은 두렵다. 우리는 한때 비닐의 편리함에 반했다. 조상들이 물려준 보자기 대신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숭배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개발한 물건에 우리의 발목이 잡혀버렸다.
비닐은 지구를 점령했다. 연간 사용되는 비닐봉지는 150억 장에 달한다. 산업쓰레기를 소각하는 연기는 지역주민들의 혈액 속에 발암 물질을 증가시켰다. 농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농업용 폐비닐은 모두 23만8000t, 그중 11만7000t은 불법 소각 또는 매립됐거나 방치되고 있다.
수많은 비닐봉지, 종이가방과 종이박스. 그 편리함을 절제 못했다.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이제 시장바구니를 들자는 운동으로만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환경오염은 주부만의 몫이 아니다.
그 실천을 즐겁게 하자. 공해 없는 비닐을 만들라고 연구자들을 재촉하기 앞서 생활 속의 혁명을 꿈꾸자.
불편함을 즐기자. 느림을 찬미하자. 새로운 편리함에 집중하자. 보자기의 매력은 무엇보다 수용성이다. 보자기는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담지 않는다. 비닐이나 종이가방처럼 쓰고 나면 아무 소용 없는 물건이 아니다. 핸드백이나 커다란 가방처럼 담을 수 없어 고민할 일도 없고 남아서 소용없는 공간도 없다.
황지희 본지 기자 nabts@pspd.org
보자기는 자유롭다. 네모난 천 하나가 모든 것을 포용한다. 가방은 물건을 채울 수 없을 때 공간을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지만 보자기는 그렇지 않다. 마구 구겨서 주머니에 쑤셔넣으면 그만이다.
비닐 없는 세상은 두렵다. 우리는 한때 비닐의 편리함에 반했다. 조상들이 물려준 보자기 대신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숭배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개발한 물건에 우리의 발목이 잡혀버렸다.
비닐은 지구를 점령했다. 연간 사용되는 비닐봉지는 150억 장에 달한다. 산업쓰레기를 소각하는 연기는 지역주민들의 혈액 속에 발암 물질을 증가시켰다. 농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농업용 폐비닐은 모두 23만8000t, 그중 11만7000t은 불법 소각 또는 매립됐거나 방치되고 있다.
수많은 비닐봉지, 종이가방과 종이박스. 그 편리함을 절제 못했다.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이제 시장바구니를 들자는 운동으로만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환경오염은 주부만의 몫이 아니다.
그 실천을 즐겁게 하자. 공해 없는 비닐을 만들라고 연구자들을 재촉하기 앞서 생활 속의 혁명을 꿈꾸자.
불편함을 즐기자. 느림을 찬미하자. 새로운 편리함에 집중하자. 보자기의 매력은 무엇보다 수용성이다. 보자기는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담지 않는다. 비닐이나 종이가방처럼 쓰고 나면 아무 소용 없는 물건이 아니다. 핸드백이나 커다란 가방처럼 담을 수 없어 고민할 일도 없고 남아서 소용없는 공간도 없다.
황지희 본지 기자 nabts@psp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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