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운동중계차-안동
2003/2003년 01월 :
2002/12/30 00:00
솔밤작가촌을 살리자
오랫동안 화가들의 창작 산실로 사랑받던 솔밤작가촌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폐교된 경북 안동시 서후면 송강초등학교에 솔밤 작가촌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995년 2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필자를 포함해 이수창, 이원희, 김종희 등의 서양화가들이 이곳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폐교된 뒤 무관심 속에 방치되던 이 곳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은 사용자는 물론이고 마을 주민들에게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사라지고 잡초만 무성한 운동장과 먼지와 거미줄 투성이인 교실이 화가들의 손길과 창작열로 새로운 공간으로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안동교육청이 최근 폐교 매각방침을 내놓음에 따라 작가촌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교육청에 꼬박꼬박 임대료를 내면서 사용하고 있지만 교육청은 “관리가 어렵다”며 매각결정을 내렸다.
교육청의 매각 방침은 이 지역의 한 인사가 자신의 문중이 송강초등학교 부지를 희사했던 사실을 근거로 폐교 매입을 희망하자 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 곳이 팔리면 장례업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갑작스런 방침에 안동민예총, 안동예총 산하 미협 회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당황하고 있다. 화가들에게 이곳은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었다.
지역 주민들 역시 작가들을 만나고 소통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있다는 데 긍정적이었다. 단체들은 소속 회원들과 주민, 일반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매각 백지화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12월 안동교육청에 제출했다.
물론 폐교는 교육청의 자산이며 공공 시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이 이 공간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그 동안 이곳에 들인 공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안타까워서만은 아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문화공간이 눈 앞의 이익에 밀려 점점 줄어드는 것에 예술인으로서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인들은 당국에 폐교 문제를 시설 관리의 어려움이나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예술공간의 보존에 힘써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처럼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청은 최종 결정을 미루며 눈치를 보고 있다.
일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단체장이나 지방의회가 나서서 폐교를 문화시설로 활용토록 권장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예향’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안동이 새로 문화공간을 만들어주지는 못해도 있던 문화공간을 함부로 없애려 들지는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지역문화의 보호와 문화공간 확충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아쉽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