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포기 없이 정당개혁 없다
2003/2003년 02월 :
2003/02/06 00:00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표출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원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기존 정치질서의 판갈이를 통한 온전한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시민사회단체들도 1월 17일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단체연대’를 발족하는 등 정치개혁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거대야당 한나라당과 약체 여당 민주당 역시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대폭적인 정당개혁을 이루지 못할 경우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 개혁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하지만 양당 모두 이러한 과정에서 개혁파와 구주류가 심각하게 대립하는 등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정당개혁 논의, 신구주류간 힘겨루기로 비화
민주당은 내부에서도 “노무현은 승리했지만 당은 패배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이반이 심각한 상황임을 인정하고 있다. 대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지도체제 개편과 당 개혁, 향후 진로 설정 등을 놓고 논란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조순형, 신기남 의원 등 개혁파 23명이 당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이 신호탄이었다. 지난 1월 16일에는 신주류 의원 61명이 참여한 ‘열린개혁포럼’이 출범하면서 점차 개혁파 의원들이 당 개혁을 주도해 가고 있는 양상이다. 개혁파 의원들은 당 개혁을 위해서는 현 지도부를 교체하고, 당의 해체를 통해 재창당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개혁파로 분류되는 신기남 의원은 최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당 개혁방향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 간의 합의 아래 리모델링하자는 재창당 방안이다. 만약 그게 안 되고 민주당 허물자는 데 저항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지막 방안인 신당 창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동교동계와 구주류 의원들은 개혁파의 강도 높은 개혁요구를 당권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비하시키며 반발하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국민적 여망인 당 개혁을 당권 장악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인사들의 생각은 개혁 추진이나 노무현 당선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일부 의원들은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의 중요 원인을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개혁특위(위원장 현경대, 홍사덕)를 구성해 한나라당의 이념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도체제 개편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이부영, 김홍신 의원등 10명의 개혁파 의원들은 당 개혁을 위해 ‘국민속으로’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12일 총재·최고위원·사무총장·대변인제를 폐지하고, 전국당원대회와 지역대표 및 기능대표 60여 명의 집행위원회 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정당개혁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개혁논의 한편에서는 김대중 정권 초기와 같이 의원 빼가기식의 정계 개편과 일부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사태를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월 8일 이규택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노 당선자가 야당의원 몇 사람을 개별 접촉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주장해 해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총무는 다음날 “화두 차원에서 던진 말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러한 발언은 개혁파의원들의 탈당을 예방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념과 정책중심 정계개편 가능할까?
각 당의 정당개혁은 원칙적으로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다. 당 지도체제의 민주화, 낡은 정치의 상징인 고비용 저효율정치에서의 탈피, 상향식 의사결정구조의 확립, 당의 이념과 정체성의 확립 등 각 당이 밝힌 개혁의 큰 틀은 유사하다. 하지만 두 당 모두 지도체제 개편과정에서 신구주류 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어 민주적 지도체제로의 이행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고비용정치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중앙당과 지구당의 축소나 폐지가 논의되고 있지만 2004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일뿐더러 개별의원으로서도 지구당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현재 지역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결집한 것일 뿐 이념이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당에는 실제로 도저히 당을 함께 하지 못할 정도의 성향 차이를 보이는 의원들이 뒤섞여 있다. 따라서 이념과 정책에 기반한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헤쳐모여 식의 전면적인 정계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민주당내 개혁파 의원들과 한나라당내 개혁파로 불리는 의원들 간의 ‘개혁연대’가 성사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의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재창당 주장은 개혁당이나 <노사모>등 노무현 당선에 기여한 외부 세력과 함께 한나라당의 개혁 성향 의원들의 참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도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도 “국민의 요구에 의한 자연스러운 정계개편은 막을 수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한나라당은 인위적 정계개편은 낡은 정치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자기당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 단속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나라당의 개혁파 의원들은 우선은 당의 개혁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일부는 지도부 교체 등 정당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최근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각오를 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탈당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당개혁 위해서는 기득권 포기해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정치인들이 지역과 이해관계가 같다는 이유로 한지붕 아래 모여있는 현재의 정당구조에서 개혁논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념과 정책을 기반으로 모인 정치인들이 정당을 구성하고 분명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할 때,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정당에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는 진성당원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당개혁과 정계개편 움직임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국민이 이해관계에 의한 이합집산이나 여소야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정계개편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뜻에 정확히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정당개혁의지를 가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기득권은 포기하지 않은 채 개혁의 모양새만 갖추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적 기반이나 2004년 총선에서의 공천에 대한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과 강한 의지가 없이는 이념과 정책정당으로서의 변모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유시민 개혁당 집행위원장은 지난 16일에 참석해 “집권당인 민주당이 먼저 기득권을 포기하고, 호남이란 지역적 기반을 벗어나 당을 깨면 한나라당도 깨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당개혁 논의, 신구주류간 힘겨루기로 비화
민주당은 내부에서도 “노무현은 승리했지만 당은 패배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이반이 심각한 상황임을 인정하고 있다. 대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지도체제 개편과 당 개혁, 향후 진로 설정 등을 놓고 논란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조순형, 신기남 의원 등 개혁파 23명이 당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이 신호탄이었다. 지난 1월 16일에는 신주류 의원 61명이 참여한 ‘열린개혁포럼’이 출범하면서 점차 개혁파 의원들이 당 개혁을 주도해 가고 있는 양상이다. 개혁파 의원들은 당 개혁을 위해서는 현 지도부를 교체하고, 당의 해체를 통해 재창당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개혁파로 분류되는 신기남 의원은 최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당 개혁방향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 간의 합의 아래 리모델링하자는 재창당 방안이다. 만약 그게 안 되고 민주당 허물자는 데 저항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지막 방안인 신당 창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동교동계와 구주류 의원들은 개혁파의 강도 높은 개혁요구를 당권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비하시키며 반발하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국민적 여망인 당 개혁을 당권 장악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인사들의 생각은 개혁 추진이나 노무현 당선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일부 의원들은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의 중요 원인을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개혁특위(위원장 현경대, 홍사덕)를 구성해 한나라당의 이념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도체제 개편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이부영, 김홍신 의원등 10명의 개혁파 의원들은 당 개혁을 위해 ‘국민속으로’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12일 총재·최고위원·사무총장·대변인제를 폐지하고, 전국당원대회와 지역대표 및 기능대표 60여 명의 집행위원회 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정당개혁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개혁논의 한편에서는 김대중 정권 초기와 같이 의원 빼가기식의 정계 개편과 일부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사태를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월 8일 이규택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노 당선자가 야당의원 몇 사람을 개별 접촉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주장해 해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총무는 다음날 “화두 차원에서 던진 말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러한 발언은 개혁파의원들의 탈당을 예방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념과 정책중심 정계개편 가능할까?
각 당의 정당개혁은 원칙적으로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다. 당 지도체제의 민주화, 낡은 정치의 상징인 고비용 저효율정치에서의 탈피, 상향식 의사결정구조의 확립, 당의 이념과 정체성의 확립 등 각 당이 밝힌 개혁의 큰 틀은 유사하다. 하지만 두 당 모두 지도체제 개편과정에서 신구주류 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어 민주적 지도체제로의 이행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고비용정치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중앙당과 지구당의 축소나 폐지가 논의되고 있지만 2004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일뿐더러 개별의원으로서도 지구당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현재 지역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결집한 것일 뿐 이념이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당에는 실제로 도저히 당을 함께 하지 못할 정도의 성향 차이를 보이는 의원들이 뒤섞여 있다. 따라서 이념과 정책에 기반한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헤쳐모여 식의 전면적인 정계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민주당내 개혁파 의원들과 한나라당내 개혁파로 불리는 의원들 간의 ‘개혁연대’가 성사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의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재창당 주장은 개혁당이나 <노사모>등 노무현 당선에 기여한 외부 세력과 함께 한나라당의 개혁 성향 의원들의 참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도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도 “국민의 요구에 의한 자연스러운 정계개편은 막을 수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한나라당은 인위적 정계개편은 낡은 정치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자기당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 단속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나라당의 개혁파 의원들은 우선은 당의 개혁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일부는 지도부 교체 등 정당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최근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각오를 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탈당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당개혁 위해서는 기득권 포기해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정치인들이 지역과 이해관계가 같다는 이유로 한지붕 아래 모여있는 현재의 정당구조에서 개혁논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념과 정책을 기반으로 모인 정치인들이 정당을 구성하고 분명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할 때,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정당에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는 진성당원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당개혁과 정계개편 움직임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국민이 이해관계에 의한 이합집산이나 여소야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정계개편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뜻에 정확히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정당개혁의지를 가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기득권은 포기하지 않은 채 개혁의 모양새만 갖추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적 기반이나 2004년 총선에서의 공천에 대한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과 강한 의지가 없이는 이념과 정책정당으로서의 변모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유시민 개혁당 집행위원장은 지난 16일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