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운동중계차_의정부 '한국의 오키나와 만들 터'
2003/2003년 02월 :
2003/02/06 00:00
"미군기지 없는 평화도시 만들기" 본격화
7개월 전, 의정부 시민들은 효순이와 미선이를 가슴 아프게 하늘로 보내야 했다. 의정부의 비통함은 두 소녀의 희생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땅, 바로 미군기지 문제이다. 의정부시는 이미 전체 면적의 10%에 해당하는 240여 만 평이 미국 공여지로 묶여 있다. 여기에 더해 30여 만 평에 이르는 미군기지를 신설하겠다고 한미 정부가 합의한 것이다. 일명 ‘연합토지관리계획(LPP, land partnership plan)’이 그것이다.
이 계획은 2001년 언론을 통해 공개된 뒤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2002년 10월 말 국회에서 비준까지 마친 상태다. 연합토지관리계획에 의해, 의정부 시민은 28개 기지 및 시설 214만 평과 6개 훈련장 3900만 평 등 모두 4114만 평을 먼저 돌려받게 된다. 그 대신에 154만평의 토지와 9개의 대체 시설을 새로 공여해야 한다. 4114만평의 공여지 반환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 계획의 본질은 다른데 있다.
대한민국 경기도 의정부에서 벌어지는 연합토지관리계획은 미국의 세계 군사력 재편 과정의 하나다. 현행 육군 중심의 전력 배치에서 미사일 방어 체제(일명 MD) 및 해군, 공군 전력에 필요한 전력 체계로 의정부를 재편하는 과정이다. 이 계획을 주민 반대없이 매끄럽게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대규모 육군 훈련장과 여기 저기 산재해 있는 기지 등을 반환하겠고 나선 것이다. 대신 미사일방어체제에 적합하게 의정부, 평택 등 주요 거점 지역에 초대형 기지센터를 건설하려는 것이다. 연합토지관리계획은 한반도의 안녕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력 재배치에 따른 ‘군사시설 이동’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본질을 제대로 지적하고 대응하려는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결국에는 미국의 뜻에 따라 비준되고 말았다.
이 계획에 따라 30만 평의 새 미군 기지는 의정부시 송산동 캠프 스텐리 근처에 조성된다. 이 지역은 6만 여 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이미 송산동 지역 주민들은 저공 비행하는 헬기 등의 소음으로 일상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게다가 기지 신설 예정지 주변에는 광릉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는 보고이자 경기 북부 지역의 허파와도 같은 광릉 수목원 위로 미군 헬기가 수도 없이 지나다닐 예정이다.
의정부 시민은 대한민국에서 버림받은 국민인가. 의정부 시민은 울분을 터뜨렸다. 그리고 절망 끝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평화’였다. 미군 기지는 전쟁을 전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평화가 찾아오면 더는 필요치 않다. 의정부 시민은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의 상징을 거부하기로 했다.
의정부 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모여 2002년 11월 ‘미군기지 없는 평화도시 만들기 의정부시민연대’를 결성했다. 이전에도 미군 기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와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우리땅 미군기지 되찾기 운동’이 있었다. 그러나 일면의 수동적 운동이라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어 적극적이고 새로운 방법으로 미군 기지 반환과 기지 신설 반대운동을 펴나가기로 했다. 의정부를 일본의 오키나와처럼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가꾸어가기로 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꿈은 의정부 시민의 손에서 영글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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