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관 vs 조국 '대북송금, 특검이냐 정치적 해결이냐'
2003/2003년 03월 :
2003/02/25 00:00
격돌대담
2월 14일 김대중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현대상선의 4000억 원 대북지원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 부인으로 일관하던 DJ정부는 실체적 진실이 하나 둘 드러나자 집권 만기 20여 일을 앞두고 서둘러 국민 설득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아 보인다.
본지는 2월 11일 참여연대 제1회의실에서 ‘대북송금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담을 마련했다. “제 얼굴에 침 뱉기는 그만하라”는 성명을 내 대북송금문제에 대한 민족적 접근을 강조한 한국의 대표적 석학 지명관(79세) 한림대 일본학연구소장과 대북송금의 진실규명을 촉구한 참여연대 조국(38세) 사법감시센터 소장(서울대 법대 교수)이 참여했다. 편집자 주
‘대북송금’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명관 : 지금의 북한은 물질적 보상을 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부만 그런 게 아니라 북한과 교류하는 단체들도 북한에 물질적 보상을 하고 만났고, 언론사도 취재하러 갈 때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에 임동원 특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도 아마 갖다준 게 없어서 그랬을 거예요. DJ정권이 거의 끝나가니까 갖다줄 것도 없었겠지요. (웃음)
만일 임 특보가 상당한 돈을 가지고 갔다면 문제없이 만났을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이게 딜레마예요. 이 문제를 단순히 법적으로 해결하자고 하기보다 어쩔 수 없는 이런 괴로움에 대해 이제는 우리가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는 입장이지요.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나 있는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는 참 심각한 문제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이 문제를 어떻게 할거냐는 겁니다.
조 국 : 현대는 물론이고 남측의 대기업이나 언론사가 방북할 때마다 북측에 돈을 주는 것이 관례로 알고 있습니다. 일종의 면담료였던 셈이지요. 독일 통일 전에 서독이 동독에 지속적으로 돈을 제공한 것도 사실입니다.
현대가 대북사업을 하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개발 등의 독점권을 확보한 것은 현대라는 기업에는 물론이고, 남북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재벌의 오너와 정치권의 합작으로 5000억 원을 제공한 것이 대북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남겼을지 모르지만, 재벌개혁 등을 통해 우리사회를 보다 더 투명하게 하려는 지난 몇 년간의 노력에는 찬물을 끼얹은 것도 사실입니다.
지명관 : DJ정부가 재벌을 이용해 정치적 성과를 낸 것은 낡은 정치 스타일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과거 정권도 북한에 돈을 주고 만났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박정희 전 대통령이 7·4공동성명을 발표할 당시에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계속 북에 왔다갔다 했잖습니까?
전두환, 노태우, YS 때도 다 마찬가지지요. 다만, 군사독재시절의 대통령은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해 비자금을 건네고 밀실정치를 했지만, 김대중정권의 목적은 적어도 혁신민주화를 위한 것이고, 남북화해를 위한 것이었어요. 목적은 옳았는데, 방식이 낡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DJ는 우리가 청산해야 할 마지막 정치스타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노무현정권부터는 공개적으로 정치하고, 재벌을 이용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점이 새 대통령에게 반면교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북은 국제적인 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에요. 스페인의 사상가 오르테가는 1930년대 나치가 대두할 때, 『대중의 반역』을 통해 ‘버릇없는 아이(spoilt child)’라는 말을 했어요. 자기 욕심만 확대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애를 일컫는 말이죠. 이유야 어떻든 북이 그런 상태다 이거예요.
임동원 특사가 최근에 방북했을 때, 김정일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췄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연로한 사람이 자기를 찾아갔고, 지난 5년간 계속 두들겨 맞으면서도 햇볕정책을 버리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그동안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냐고 해야지요.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대통령처럼 엿을 줘서 해결하느냐 아니면 야단을 치느냐 이게 딜레마예요.
조 국 : 대북송금 문제에 대해서는 수구적 입장에서 비판하고, 평화 분위기를 깨기 위해 접근하는 입장과, 남북통일을 위한 통치행위이니 불문하고 옹호하자는 입장이 있다고 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시민운동은 수용할 수 없습니다. 시민운동은 반북·반통일 노선에 동조할 수 없으며, 동시에 DJ식 통치행위론을 옹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딜레마라고 생각합니다.
DJ정부 출범 초기 정권교체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면서도 DJ정부가 저지른 부정부패를 용인할 수 없었던 것처럼, DJ정부의 통일정책이 남북화해분위기를 안착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어두운 면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 양자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우리에게 두 가지 틀린 답을 주고 하나를 고르라는 얘기와 마찬가지입니다. 틀린 답 중 어느 하나를 고를 게 아니라, ‘주관식’으로 해답을 서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명관 : 동의해요. 그러나 김대중정권이 북한과 교류하면서 돈을 쓴 점을 왜 공개하지 않았느냐 하는 문제는, 불행한 일이지만 언제나 이 문제가 정쟁의 도구가 돼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치풍토에서 어떻게 이런 점을 내놓고 토론할 수 있겠느냐 그 문제지요. 이건 우리나라 정치풍토가 낳은 비극이에요. 그 비극이 다음 정권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암담합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하면서 밝힐 건 밝히고, 잘못한 게 있으면 법적으로 처리해야겠지만, 지금 그런 풍토가 아니잖아요. 그게 문제죠.
조 국 : 이상적으로는 정부가 대북문제를 풀기 위한 최고위급 정치적 협의체를 야당과 같이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며 북한과 교섭해나간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현재의 야당이 막무가내로 딴죽을 거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없었고 비밀작업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수긍합니다. 그러나 DJ정부는 대북문제 뿐 아니라 국내 정치, 경제개혁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는 잘하고 싶은데, 한나라당이 딴죽을 걸어 못한다는 식으로 변명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가 야당만의 책임은 아니며, DJ정부에도 문제가 분명 있었다고 봅니다.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DJ정부는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좋은 목적을 위한 것이었으니,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말자고 합니다. 성경을 읽기 위해 촛불을 훔쳤다는 논리지요. 그러나 선한 목적을 위해 일이 추진되었더라도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북사업의 비밀성을 십분 인정하더라도, DJ정부는 밀실접촉에 의존하는 대신 대북지원의 정당성을 국민과 시민단체에 꾸준히 알리고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명관 : 결국 김대중정권도 밀실정치를 계승한 거라고 봐요. 과거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남북문제를 풀려고 했지만 방법은 구태의연한 밀실정치였다는 점은 분명해요. 그러나 군사정권에서 탄압을 받으며 정치했던 사람의 불가피성도 있을 거예요. 자기와 같은 철학을 가지고 죽을 수도 있고 옥에 들어갈 수도 있는 사람이어야지, 그렇지 않고 잡혀가면 다 불 사람과는 정치 같이 못하는 거지요.
그래서 난 김대중 대통령이 측근을 다시 부를 때는 중요한 정치공작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어요. 어쨌든 이런 밀실정치는 새 정부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 안 가리는 풍토를 바꿔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 스타일을 만들어야 해요.
조 국 : 권위주의 정권에서 정치운동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인데, 권위주의 정부가 끝났는데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아요. DJ 자신은 민주화운동을 했지만, 정치는 여전히 ‘정치공학’적 방식으로 해온 거지요. 대북송금사건에 대한 평가는 DJ정부 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통일정책과도 관련돼 있습니다. 야당이나 보수 언론은 이번 사건을 빌미로 대북지원은 퍼주기에 불과하고 북한을 무장시키는 것이므로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올바른 방식으로 북한을 지원할 것인가 입니다.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어떻게 대중적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북한을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 새 정부와 시민사회운동이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DJ정권의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은 불가피합니다.
올바른 처리방법은 무엇인가
지명관 : 재야의 서생에 불과한 사람의 생각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은 나는 이럴 수밖에 없었다 하는 것을 사죄하면서 국민적 양해를 구하고, 또 하나는 야당 지도자가 김 대통령을 만나 상의하면 좋겠어요. 그 다음엔 민족을 위해 남북대화를 할 수밖에 없고, 입장을 다소 달리하더라도 새 정부가 3자 회의를 주선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할거냐 논의해 가면 좋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풍토에서는 아직 멀었어요.
나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언론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꼈어요. 어째서 신문들은 이렇게 중요한 현안에 대해 분탕질만 소개하는지, 진정한 언론이라면 이런 위기에서 조국이 나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안 하지 않느냐 이 말이에요. 제가 최근에 이런 현실이 답답해 호소문을 냈지만 중요 언론은 일언반구 없습니다. 제가 다른 것 발언하면 내줘요. 그런데 이건 절대 안 내요. 이런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조 국 : 언론의 문제점에 동의해요. 그러나 DJ정부는 처음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다가 나중에 대변인을 통해 통치행위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북송금은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라고 대통령이 선언하면서, 검찰수사가 중단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저는 DJ가 오기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민족을 위해 선한 일을 했는데, 왜 못 알아주느냐는 것인데 이건 오만이에요.
차라리 DJ가 사건이 불거져 나오기 전에 먼저 털어놓았다면 좋았을 텐데, 계속 도망가고 부인하다가 막판에 몰리게 된 거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 세력이 부족했다면 국민 여론에 호소하며 대의(大義)에 기초한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결국엔 오물을 뒤집어쓰게 된 것입니다. 더 불행한 것은 남북간 화해 분위기, 평화정착의 대세가 위기에 몰렸다는 점이지요.
지명관 : 우리 정치의 한계이지요. 김대중 대통령의 스타일은 상처투성이가 돼도 참는다, 설명 몇 가지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역사가 판단할 거다, 이런 식인 것 같아요. 김 대통령의 과오도 많지만, 좀 동양적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마지막까지 몰매를 때려 보내야겠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치적 타협이라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 거지요. 됐다, 여기까지만 하자, 뭐 그런. 그런 정치적 타협이 있을 때 국민들이 와! 우리 정치 멋있다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런데 우리 정치는 국민들에게 그런 감동을 주지 못해요.
다소 왜곡된 형태로나마 남북 대화를 시작했다는 건 엄청난 일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사실 남북 간의 진전된 상황이 준 자유 아니에요? 민주주의의 성숙을 이제부터 추구해나갈 수 있게 됐다는 걸 봐야지, 범죄로만 볼 게 아니에요. 그것이 우리에게 뭘 가져다 줬는지 봐야해요. 그런데 그 공적을 말살시키기 위해 벌어지는 일들은 참으로 가슴아파요. 국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언론이야말로 제3의 길을 제시하면서 대안을 유도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안 해요.
조 국 : 북한, 남한의 여야 세 정치주체가 모두 감동을 주는 정치를 못했다는데 동의합니다. 북한은 그들대로 대남전략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여야는 나름의 정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든 국민을 설득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시민사회운동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여야 및 북한을 견제 하고 비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명관 : 한나라당이 특검제를 하자고 하는데, 저는 그게 시원치 않다고 생각해요. 특검제가 오히려 더 정치적인 것 아닌가요? 의견만 무성하고 사실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문제지요. 미국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범에 대해 특검제를 실시했지만 성과가 없었잖아요? 마틴 루터 킹 목사 사건도 마찬가지고. 언론이 이렇게 두들기는 상황에서도, 반 정도의 국민이 정치적인 타결을 지지하고 있어요.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국 : 야당은 바로 특검제를 발동해 대북송금 문제를 끝장보자는 식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저는 이 사건의 처리방식이 복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터지기 전에 DJ정부가 사실을 밝혔다면 정치적 방식으로 해결 됐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DJ정부는 실기(失機)했습니다.
이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적인 방식과 법적인 방식 모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장은 DJ 자신과 핵심 관련자가 직접 대국민 호소나 사과를 해야 할 것이고, 다음에는 국회에 진상특위를 구성해 비공개 증언으로 남북관계에 어긋나지 않는 수준에서 진실이 밝혀져야 합니다. 그 가운데 밝힐 게 있다면, 검찰수사든 특검제든 해야겠지요. 저는 즉각적인 특검제에도 동의할 수 없으며, 검찰수사나 사법처리는 안 된다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대북송금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아기를 씻기고 난 목욕물을 버리다 아기까지 버리는 식이 될 수 있어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지명관 : 이번 일로 새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바라는 것인데, 시민운동진영이 우리사회에 남아 있는 양심적인 사람들과 더불어 정치권에 건의하는 건 어때요? 지금 우리가 얘기한 해결방법을 가지고 말이에요. 신문이 안 내주면 안 될 정도로 강하게 한번 해보면 어때요? 우리가 수수방관만 해서 되겠습니까. 역사를 생각해야지요. 우리 민족이 남북문제로 어려울 때 이렇게 고민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남겨야지요.
조 국 : 정치권이나 언론에 대한 요구는 선생님이나 저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특히 정치권은 이제 원한의 정치가 아니라 감동의 정치를 해야 할 것이고, 남북관계는 여야를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언론은 자신의 정파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여론을 끌어가고 있습니다. 정치권, 언론에 대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시민운동이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으면 두 가지 편향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할 수밖에 없지요. 정파적으로 자유로운 시민운동이 중심을 잡으면서 양쪽을 비판하고 추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명관 : 민족적 과제를 놓고 어떻게 합의를 도출하느냐가 문제지요. 그러나 아직 그런 관점에서 토론을 시작했다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어요.
시민운동, 무엇을 할 것인가
조 국 : 사건 파악이나 대책 논의가 대북문제만 아니라 한국사회 개혁과 관련돼 있어요. 2004년 총선 전까지 여야 모두 여러 가지 형태의 혁신을 선보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시민운동은 새 정부가 남북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고, 정치개혁은 어떤 모습을 띠어야 하는가에 대해 전망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금의 정치지형에만 기초해 판단하게 된다면, 발목이 잡혀 미래를 향해 나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대북정책이나 DJ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향후 대북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구적·반통일적 관점에서 훼방하는 세력이 있다면 비판해야 할 것이고, 대북문제를 밀실접촉으로만 풀려고 하는 경향도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은 중요하지요.
지명관 :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파탄 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은 한국사회가 남북관계에 대한 굉장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새 정권은 여기에서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남북관계를 멋있게 가꿔나갈 수 있는지 보면서 연구해야지요. 모쪼록 국민적 합의와 여야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진전시켜 간다면 우리는 굉장한 정치적 예지를 찾아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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