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자 늘어나면 시 재정도 는다?


대전은 지금 경륜장 건설 논쟁으로 뜨겁다.

대전시가 경륜장 건설을 염두에 두고 사업조사에 나선 데 이어 구체적으로 예정지가 거론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으로 논쟁이 촉발되었다.

대전시는 ‘세수(稅收) 증대와 시민레저 기회제공’을 경륜장 건설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말도 안 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번 논쟁의 핵심은 경륜장만이 아니라, ‘시민들을 도박산업으로 유인해 세금 수입원을 늘리겠다’는 발상 자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재정난이 문제가 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국세 위주로 짜여진 조세체제 개혁을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자구노력 등 근본적인 해결법을 찾아야 할 것이지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 또한 사고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낙후지역 개발 등을 미끼로 도박산업 허가를 통해 일거에 해결하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시민레저 기회제공의 주장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로또복권의 열풍 이전에도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은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등의 도박경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도박산업은 사회곳곳에 침투해 있었다.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용역 의뢰한 ‘병적 도박 실태조사 및 치료프로그램’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박중독자는 이미 300만 명(성인인구의 9.3%)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도박중독 비율도 미국, 캐나다, 호주보다 무려 3.6∼4.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경륜, 경마, 경정 등의 합법적인 사행산업에 대한 도박중독자의 사회적 비용도 최대 10조 원에 달하며, 이들 사행산업이 국가 전체 레저시장의 66.6%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되었다(2001년).

지역간 업종간 경쟁으로 도박사업은 빠른 속도로 전국화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도박 중독률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도박산업을 그저 레저 차원으로 즐기라는 논리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의 주장이다.

또한 도박산업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려는 무리한 시도가 행정기관과 주민들간의 뜨거운 찬반논쟁을 불러 일으켜 지역공동체 파괴까지 갈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대전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대전시의 경륜장 건설 시도를 반대하고 있다. 경륜장 건설 예정지 지역주민들은 ‘월평사이클 경기장 경륜장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주민여론조사와 전단지 배포 등의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또한 이들은 “경륜장 건설에 반대한다”는 지역주민 서명을 모아 대전시에 청원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뜨거운 반대로 대전시도 고심중이다. 사업자체를 백지화하고 주민여론에 따라 진행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전시 주최로 열린 대전경륜장 건립 심포지엄을 보면 시당국의 입장은 변한 것이 없어보인다. 사업여부를 판가름짓는 여론조사가 시작되면 공방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사업국장
2003/02/25 00:00 200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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