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석동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
2003/2003년 07월 :
2003/07/01 00:00
'카드채로 인한 7월 금융위기는 없을 것'
상반기 카드채로 인한 금융혼란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위기원인은 물론이고 정부대책을 놓고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7월 금융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과 전망은 무엇인가. 하반기 어떤 대책과 추진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직접 듣기 위해 금융감독위원회를 찾았다. 편집자 주
카드채로 인해 금융시장이 경색되자,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대책을 내놓았다. 3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당시의 정책판단이 유용했다고 보는가.
“3, 4월 시장은 지나치게 민감했다. 금융시장 전체가 완전히 경색됐다. 카드채 소리만 나오면 9개 카드사 구분없이 모두 투자를 기피했다. 이 지경에 이르면, 시장시스템 작동이 안되는 정도인 거다. 당국이 나설 수 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은 카드채 문제를 두 가지로 파악했다. 카드사의 건전성과 자금 유동성 문제였다. 채권금융기관을 설득해 시장안정을 위해 5조 6000억 원의 유동성 자금을 지원할 것과 카드사 스스로 건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도록 유예시간을 준 것이다. 이 정책은 유용했다. 관련자들이 나서도록 정부가 협상테이블을 만들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다. 과거 관치경영과는 다르다.”
7월 금융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지난 4월 유동성 지원으로 연장한 카드채의 만기 시점이 되는 6월말 혹은 7월초가 다시 위기라는 주장인데, 금융당국은 어떻게 보는가.
“일단 시장불안은 해소되었다고 본다. 상당한 증자가 이뤄지고 카드채의 신규 발행도 이뤄지면서 신뢰 기반이 형성되고 있어 다행이다. 그럼 시장이 안전해진 것인가. 확신하기는 어렵다. 금융기관이 어떻게 움직일 지 모른다. 금융기관이 현명하게 이 사태를 파악해야 한다.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나 과거와 같은 불안은 없을 것이다. 지난 3월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카드사들이 건전 영업을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문제다. 지금은 건전성을 확보해 갈 수 있지만,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경기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정부는 ‘카드채 문제에 따른 추가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혔다. 일각의 우려대로 7월 위기가 도래해도 추가지원은 안할 것인가.
“기본적으로는 시장과 양 당사자(카드사와 채권금융기관)에게 맡길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깨지는 상황까지 놔두겠다는 것은 아니다. 정부당국은 언제나 주시하고 있으며, 시장을 지킬 것이다.”
시장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먼저 금융당국의 감독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 스스로도 지난해 11월에 ‘카드사에 대한 규제강화로 조정자기자본비율을 8%로 높이고 적기시정조치 발동을 엄정하게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 이후 실제로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한 적 있는가.
“건전성 감독은 어떤 경우에도 해야한다.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해당된다면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밖에 없다. 안 하면 직무유기다. 지난해 발표한 조치는 올 4월부터 발효되니, 실제로는 6월말에 카드사의 영업보고서를 받는 것부터 시작돼 금융당국의 실사와 필요조치가 따를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적기시정조치를 받을만한 카드사는 없다. 게다가 강력한 적기시정조치에 해당하는 증자가 이미 올해만 4조5000억 원이나 이뤄졌다.”
감독기준을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일례로 연체율과 조정자기자본비율 계산방식과 시점을 두고 이중적 태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국 감독당국의 카드회사 규제가 과중하냐 가볍냐를 묻는 것인데, 시장의 일반적 반응은 ‘카드사에 대한 규제가 한꺼번에 갑자기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규제 때문에 충당금도 많이 쌓아야하는 등 나쁜 조치가 너무 한꺼번에 터져서 카드사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처럼 되었고, 그에 따라 불신과 유동성 문제가 생기면서 돈을 빌려주는 데가 없어 당국이 위기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단기간에 규정은 강화되었다. 전체적으로 봐주길 바란다.”
시장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판단기준이 될 정보가 중요하다. 지난 카드대란만 보더라도 정보부재가 위기를 현실로 만들었다는 주장까지 있다. 실제로 9개 카드사의 경영정보가 없으니, 도매금 취급당했지 않은가.
“금융당국은 법과 제도가 허용한 범위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 요구하는 정보수준은 내부적이자 세부적인 것인데, 그건 금융당국이 주기 어렵다. 채권금융시장이 여신판단할 때 채무회사의 자료를 받아 판단해야 하는데 그동안 안해왔다가 이제 급하니까 빨리 달라는 것이다. 이번에 카드사와 채권금융기관들이 협상하면서 이러한 자료들이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당국이 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시민단체들이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카드대란의 처리과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점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비판하는 것 알았지만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 칭찬만 들으며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민단체의 비판에 대해서는 수용하지만 실제상황에 대한 파악이 틀릴 때가 있다. 정보가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서로 완전히 다른 판단을 할 때가 많다.우리는 현장을 누비는 야전공무원이다. 금융당국의 역할은 지뢰찾기다. 카드채문제, 가계대출, 신용불량자, 단기외채 등 도처에 숨겨진 위험요소를 찾아 제거해야 한다. 지뢰제거 했다고 아무도 칭찬 안한다. 평화는 당연하다 여기니까. ”
카드사뿐 아니라 투신사에 대한 위기우려도 높다. 투신사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은 있는가.
“우려하는 대우사태와는 상황이 다르다. 제도보완을 많이 했다. 큰 투신사들은 정부소유라 당장 위기가 올 수 없다. 그래도 제2금융권 구조조정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현투증권은 매각협상을 추진하고 있고, 한투와 대투증권은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하면서 매각 등 근본적 정상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신용불량자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카드사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이 문제와 정면 충돌할텐데,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맞다. 보통문제가 아니다. 매달 발표되는데 현재 300만 명이 넘는다.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0%에 해당한다. 외국은 개인연체기록만 가지고 신용을 판단하고 대출해주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판단을 안 한다. 다양한 구제절차는 만들어지고 있다. 신용회복지원프로그램과 개인워크아웃이 있고 통합도산법이 제정되면 개인회생제도가 생긴다. 여기에 개인파산으로 빚을 깎아주는 방법도 있다. 개인 빚도 문제지만 그로 인한 카드사의 부담도 심각하다. 각 카드사들은 ‘연체와의 대전쟁’중이다. 개인회생도 중요하지만 그 제도들이 빚을 안 갚아도 된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양산한다면, 그야말로 경제는 물론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금융당국은 고심하며 대책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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