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환경운동연합 대표단 단식 및 삭발농성 중


거제시가 석유비축기지 추가공사 문제로 긴장감에 싸여 있다. 비축기지 3차 공사 중단과 환경성조사를 내걸고 고현성당 박창균 신부(거제환경연합의장)가 6월 15일 현재 14일째 삭발단식 농성 중이다. 8개 시민, 종교단체와 민주노총 지역협의회, 주민 등으로 구성된 공동대책위 간부 4명도 삭발에 동참했다. 지난 6월 9일부터는 주민들도 일운면 지세포 성당에서 릴레이 삭발단식에 들어갔다.

5년째 끌고 있는 민원은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월 공사가 착공되자 석유기지 입구를 막고 10여 일간 농성을 벌이던 주민 11명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돼 8월∼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상으로 공사자재를 옮기던 바지선을 막는 과정에서 어선 2척이 침몰되고, 선주 21명이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단일 민원사건으로는 유례없는 사법처리였다.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일원 80여만 평에는 81년과 92년 1∼2차 석유비축기지 공사로 현재 4000만 배럴의 원유 저장시설이 운용되고 있다. 99년 석유공사가 750만 배럴 저장을 위한 3차 공사 추진에 들어가자 주민들은 92년 2차 공사 당시 ‘더 이상 추가공사는 없다’는 석유공사와 일운면 번영회의 공증각서를 근거로 반발했다,

그러나 2000년 9월 부산 지방국토관리청은 주민합의를 조건부로 사업을 승인했고, 12월말 열린 번영회 총회에서 지모 회장은 ‘공사합의서’ 추인을 박수로 물었으나 반대의견이 압도하자 인근 식당에서 합의서를 작성, 석유공사에 제출했다. 이 합의서에는 ‘번영회는 3차 공사에 합의하고 석유공사는 면 발전기금 20억 원, 마을별 지원금 17억 원, 버럭(공사로 발생하는 골재) 판매대금 30억 원, 환경개선사업비 등 모두 107억 원 규모를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다.

새로 구성된 번영회는 지원된 면 발전기금 20억 원을 반환하고 마을별 지원금 수령을 거부했다. 공동대책위와 함께 ‘주민 총의를 무시한 밀실합의 무효’를 주장하며 반대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대책위는 “공증각서 번복과 ‘밀실합의’로 이어지는 과정에 석유공사가 주도적으로 개입했다. 공기업의 부도덕한 공사추진으로 마을공동체가 해체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다”며 석유공사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1∼2차 기지에 대한 환경성조사 및 기지안전도 조사실시 △조사기간 1년간 공사 중단 △조사기관은 대책위가 추천하는 중앙환경연합 부설 (사)시민환경연구소로 선정할 것 등 3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박창균 신부는 “이 문제는 공증각서와 주민투표 결과를 무시하고 밀실야합과 주민 이간질로 공사를 추진해 온 석유공사의 자기반성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세 가지 요구사항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조건”이라고 못박았다.

윤미숙 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2003/07/01 00:00 200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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