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대담 :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는 불가능한가
김형탁 민주노총 부위원장 vs 선한승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형사업장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사정간 갈등관계가 대화와 타협의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높다. 이번 호 격돌대담에서는 김형탁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선한승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각각 노동계와 정부,학계를 대표해 노동운동과 노사관계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대담은 최근 진행된 대형사업장의 파업에 대한 평가,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동계와 정부의 입장과 해법, 새로운 노사관계의 정립 등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편집자 주
일시 : 2003년 7월 15일 오후 2시
장소 : 참여연대 회의실
참석 : 김형탁 민주노총 부위원장 겸 정치위원장, 민주노동당 부대표
선한승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 노무현 후보 노동특보 겸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정리 : 장흥배 본지 기자
김형탁(이하 김) : 노동조합의 주장과 파업에 대해 언론과 정부에서 집단이기주의란 말을 많이 쓴다. 그러나 철도파업의 경우 노조는 민영화로 인해 국민들이 입을 피해를 지적하며 철도의 공공성을 얘기했고, 지하철은 ‘1인 승무원제’로 인해 승객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화물연대 역시 6중, 7중의 다단계 알선 문제를 거론하며 물류시스템 전체의 개혁을 주장했다. 이런 노조의 핵심 주장에 대한 얘기는 빼고 언론은 집단이기주의로 노조운동을 매도했다.
또 하나, 파업 양태를 보면 중요한 원인이 정부와 사측의 약속 불이행이다. 사실 노정간, 노사간 파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부와 사측의 합의 불이행은 외면한 채 노조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선한승(이하 선) : 노조는 대표적인 이익집단으로서 당연히 이익을 추구한다.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집단이기주의란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파업 원인을 보면, 두산중공업은 사용자의 대응력 미숙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고, 조흥은행의 경우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고용불안 문제, 그리고 철도파업은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고용불안, 화물연대 파업은 다단계식 착취 구조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것들은 과거부터 누적되어온 구조적인 문제들로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런 줄파업을 두고 참여정부가 잘못해서 파업이 일어난 것처럼 언론이 몰아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다만 파업에 대응하는 정부의 능력, 파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준비 등은 다소 미흡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문에서는 언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아야 하겠지만 최근 파업을 참여정부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 : 사실 최근 대형 파업들은 이미 작년부터 예고된 투쟁이었다. 김대중정부 말기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잠복해 있던 것들이다. 그리고 작년은 노동계가 특정 시점에 모든 쟁점을 한 데 모아 총파업을 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사안별로 총력투쟁 했다. 총파업이 아니라 이슈별 투쟁이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계속 ‘총파업’ ‘줄파업’이란 표현을 썼다.
민주노총은 노무현정부의 성향에 대해 본질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노동부장관이 직접 방문해 해결한다든지, 대통령이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한다든지 하는 모습들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 그런데 실상 철도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노정관계가 대단히 경색국면으로 갔다. 왜 이렇게 됐는가?
첫 번째 지적하고 싶은 건 언론개혁을 분명히 얘기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대단히 친자본적인 시각을 가진 언론에 끌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변화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노정부가 수용치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자기 주장을 자신있게 표출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고, 주장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선 : 내가 노사정위원회에서 3년 넘게 지켜보니까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참여정부는 합의가 안 되는 쟁점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합의된 것들만큼은 반드시 이행한다는 원칙을 굳건히 세워 나갈 것이다.
두 번째는 언론의 시비를 무릅쓰고 정부는 노동계에 대한 일련의 유화 제스처를 계속 보여주었다. 반면 노동운동쪽을 보면 “야 이것 참 너무 심하지 않느냐, 어느 정권이든지 허니문 기간도 있는데”란 섭섭한 감정이 생길 만한 행동들을 많이 했다. 이는 어찌 보면 집권초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삿바싸움의 성격이 짙다고 보는데, 집권초기임을 감안하면 좀 심한 것 아닌가 한다.
김 : 만약 정부에서 파업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이슈 자체를 내년이나 하반기로 미뤘어야 했다. 그런데 NEIS를 강행하면서 전교조 가만 있어라, 철도 민영화 강행하면서 철도노조 가만 있어라 하는데,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조건 자체가 파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 참여정부를 초기부터 공격해 기세를 잡기 위한 투쟁은 아니었다.
선 : 참여정부의 고충도 이해를 해줘야 되는 게 어느 정권이든지 초기에는 개혁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래 예정된 개혁 스케줄을 따라 가야지 거기서 후퇴하면 개혁의 후퇴로 비칠 수 있다. 대외시장의 신뢰성 문제도 걸려 있다. 의도적으로 노동조합을 골탕먹이기 위한 게 아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법 공방
선 : 참여정부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지만큼은 노동계에서 의심하면 안 된다. 참여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공공부문과 함께 노동문제의 뇌관으로 보고 있다. 2007년부터 실시되는 기업별 복수노조 허용에 따라 비정규직의 조직화가 가속화 될 것이고, 신생노조인 만큼 에너지도 충만할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안은 4대보험 차별 철폐, 비정규직의 노동기본권 보장, 고용 안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 크게 4가지다. 정부는 특수직 근로자의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파견기간이 끝난 이후 정규직이 안되면 나가야 하는 고용불안 문제도 해결하려고 한다. 입법 기술상 어렵기는 하지만 동일노동 동일가치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
김 :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정부의 초기 의지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심각하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경우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유사근로자로 취급한다든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현실화에 대해서도 서서히 발을 빼려고 하고 있다. 파견법의 경우 정부안을 보면 오히려 파견대상이 늘어났다. 이렇게 의지가 퇴색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노동계를 많이 공격하고 있다.
선 : 비정규직은 고용형태상, 산업자본주의의 발전 단계상 불가피한 현상이다. 선진자본주의를 보면 노동계 주장처럼 비정규직을 아예 정규직으로 바꾸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들이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지혜를 모으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라, 그걸 과연 상대방이 들어줄 수 있겠는가?
김 :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같이 주장하고 있다. 한꺼번에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법원에 가면 번번이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게 이중적인 게, 노동자로서의 불법행위를 처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입법을 통해 사법부가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법해석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선 : 법이 국회에서 제정되는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보수적인 한나라당이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 아닌가?
김 : 일단 정부가 법을 제출하고 거기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한다면, 노조는 당연히 한나라당을 상대로 싸울 것이다. 만약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노조를 개혁의 주체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선 : 그래서 노동계는 참여정부를 봐줘야 한다. 자꾸 공격만 하니까 정부가 설 땅이 없다. 언론에서 치받지, 야당에서 공격하지, 노동계도 공격하지, 완전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김 : 노동계가 공격 안한 정부가 어디 있는가, 노무현 정부는 사실 좀 나은 편 아닌가. 그리고 정부안을 보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초기 의지가 상당히 후퇴했지만, 그나마 그 안이라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선 : 노동부는 근로감독권을 발동해 사용자의 편법을 과감하게 시정해 나가겠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근로감독관을 현행보다 30% 늘려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하겠다는, 앞으로 지켜봐 달라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 : 사실 사용자는 대단히 편법적인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걸 노하우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씨티은행같은 경우 아주 교묘하게 법조항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것을 노하우로 생각하고 사용자들이 본받아야 할 경영기법으로 삼고 있는 실정이다.
선 :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바꿔달라는 것보다 비정규직에게 호봉제와 승진의 혜택을 주는 것은 어떤가. 사측 입장에서 보더라도 비정규직이 시간이 갈수록 숙련도가 축적이 될 것이고, 노동자들이 높아진 생산성에 대한 보상을 주력투쟁으로 삼는다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다고 본다.
김 :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된다면 비정규직 문제는 반 이상이 해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부 의지와는 달리 사용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 때문이다. 그 다음이 해고의 자유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면 스스로 비정규직이 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현실의 비정규직은 오로지 임금삭감과 자유로운 해고 위해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선 : 비정규직 증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문제는 비정규직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다. 저임금과 고용유연성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비정규직이 선호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 때문에 비정규직 현상이 가속화되는 면도 있다. 유럽식 연대임금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분배할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정규직 노동자가 투쟁의 열매를 다 가져감으로써 비정규직의 조건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노조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앞으로 비정규직이 노조를 결성해 집단적인 목소리를 낸다면 고용유연성 문제는 많이 해결되리라고 본다.
김 :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를 본격 이슈로 제기해온 것은 5년 정도 됐고, 올해 가장 핵심적인 사업 역시 비정규직 문제다. 비정규직 대책실을 별도로 만들고, 예산의 20%를 비정규직 대책사업으로 편성했다.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에 무관심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실제 노조 간부들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분명히 지적해야 할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산이 정규직 노동자의 선택이 아니라, 자본이 선택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오히려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은 대단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에 노동계 전체가 고민하려면 이것은 한 개 기업 차원의 문제를 벗어나 전체 산업의 문제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선 : 2007년 이전까지 단위사업장에 복수노조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노조는 비정규직을 조직원으로 흡수하는 등의 조치를 빨리 취해야 한다.
지금 어정쩡한 상태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상당 부분 노동조합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 두 번째로 하청 노동자들이 지금 ‘우리는 원청 노동자들에 비하면 노동자도 아니다’라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는데 그 아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힘이 필요할 때면 비정규직을 끌어들이고, 임금문제든 고용문제든 뭔가 나눠야 할 때는 나누지 않는 것은 도덕적 해이다.
김 : 지금은 모르겠지만 한 때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식당도 같이 안 썼을 정도로 심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바꾸는 방법이 정규직 보고 ‘자신의 주장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그건 해법이 아니다. 비정규직이 차별 받지 않고 대접받을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드는 것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정규직 노동조합의 이기심을 공격한다고 해서 풀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새로운 노사관계는 가능한가
선 : 네덜란드 모형에 대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많은 관심을 가졌다. 최근에는 이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네덜란드 모델을 우리와 비교해 보면, 먼저 우리 노사정위원회가 노와 사, 정부, 공익 4자 구성이라면, 네덜란드 사회경제협의회는 정부가 옵서버 역할로 빠지고 노와 사, 공익 3자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점은 또 있다. 네덜란드는 노동조합이 산별조직으로 구성돼 있어 기업별 조직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와 노사관계 지형이 상당히 다르다. 우리는 노동자정당이 아직 국회진출을 못하고 있지만, 네덜란드는 사민당이 보수당과 강력한 양당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가 다른데, 이를 무시하고 네덜란드 모형을 우리에게 적용한다면 상당한 편향을 낳을 수 있다.
그래서 공격을 받았는데, 기름을 부은 것이 노조의 경영참가 주장이다. 사실 경영참가는 수준의 문제이지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우리 노사관계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아직 공동결정 수준은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 또 하나, 네덜란드 사회경제협의회가 성공한 이유는 노사정간에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정부는 반드시 물가를 안정시키고, 사측은 고용안정을 보장했다.
김 :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의 현실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식으로 화두를 던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네덜란드 모델이 어떻겠는가 하는 식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됐다. 네덜란드 모델은 단순히 경영참가와 임금억제의 틀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사정의 대타협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기업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전반의 문제다. 임금억제를 위한 물가, 복지, 노동시간 등의 문제가 다 전제된 것이고, 여성을 신규인력으로 경제에 투입함으로써 새로운 성장활력을 찾았던 측면도 있다. 비정규직이더라도 정규직 임금의 86% 정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한 가정으로 본다면 맞벌이하면서 수입이 실제로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로 본다면 비정규직 유연화는 더 이상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행됐다. 반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가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상하려고 한다면, 현재 노사정위원회가 왜 신뢰를 받지 못하고 파탄이 났는지 그것부터 따지고 들어가야 한다.
선 :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벤치마킹 해야 하는데, 유럽모델과 영미모델이 완전히 다르다. 영미모델의 경우 이른바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우리 노사관계를 고려할 때, 작업장의 혁신모델과 같은 영미모델의 효율성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이에 비해 노사정위원회 같은 유럽적 모형은 노동기본권을 바탕으로 한 근로자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면서 노사가 같이 문제를 풀어가는 모형인데, 이 둘의 장단점을 벤치마킹해서 한국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김 : 완전히 새로운 틀을 만들겠다는 방안이 제시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노사정위원회 기능을 좀 강화할 테니 들어와라 하면,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소모적인 논쟁만을 노동자에게 던져주는 것이고, 그러면 또 몇 년 흘러갈 것이다.
우선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이 정부나 국회를 거치면서 번번히 틀어져버리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둘째, 노사정위원회의 위상을 대통령 직속으로 하든지 위원장을 국무총리로 하든지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현재 노사정공익 체계로 이뤄진 구성에서 공익을 빼든지, 아니면 노와 사가 공익위원을 동수로 추천하든지 해야 한다. 넷째, 노사정위원회 의제설정의 민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신뢰의 문제다. 정부는 상반기에 그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상당 부분 놓쳐버렸다. 노동자는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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