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학교 운영위원회는 교원 3명, 학부모 4명, 지역인사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부모 및 지역위원은 모두 여성이고, 교원위원은 모두 남성이다. 회의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데 회의시간을 잡는 것부터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은 강력하게 평일 오후를 원한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은 하는 일...
2007/10/01 00:00 2007/10/01 00:00
창밖으로 막바지 장맛비가 시원스럽게 내린다. 때를 놓쳐 푹 젖은 앞섶을 서둘러 헤치고 젖 물린 어머니처럼 빗줄기는 산천초목을 흠뻑 적신다. 주룩주룩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 순간 사나운 폭우로 돌변해 지붕을 요란스럽게 때리기도 한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찾아오겠지. 본격적인 휴가철에 들어가는 것이다. 매인 직장은 없어도 365일 바쁜 나는 누구보다 야심찬 여...
2007/08/16 21:18 2007/08/16 21:18
연중 많은 국경일과 기념일이 있는데 복잡하고 찜찜한 기분으로 보내게 되는 요상한 날이 있다. 스승의 날이 그렇다. 살아오면서 고마운 스승을 여럿 만났지만 불혹에 새로 시작한 학업의 길에서 ‘인생의 스승’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스승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4월의 달력을 넘기며 아이들에게 물었다. “엄마가 이번 스승의 날에 특별한 선물을 해...
2007/06/01 00:00 2007/06/01 00:00
새 학기가 되면 각 급 학교는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에 대한 전의를 새롭게 가다듬고 폭력과의 전쟁에 나선다. 중등학교에선 학부모들로 순찰대 비슷한 것을 꾸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최근에 중학교 신입생들이 나누는 이야기 한 토막을 주워듣고 이런 떠들썩한 노력들이 과연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회의만 더 깊어지고 말았다. 내용인 즉 어떤 선생님은 조...
2007/05/01 00:00 2007/05/01 00:00
큰 아이가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입학한 뒤로 6년 동안 아침마다 아이를 학교까지 차로 태워다 주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초보운전임에도 스노체인도 걸지 않은 채 눈 쌓인 언덕을 오르내렸다. 감기로는 학교를 쉬게 할 수 있어도 교통편이 없어 결석시킬 수는 없다는 엄마의 소박한 신념이 무모한 도전을 가능케 했을 것이다. 오늘 그 일을 그만두었다. 학교버스를 이용하기로 한...
2007/03/29 00:00 2007/03/29 00:00
“엄마, 보장자산이 뭐예요?” “뭔지 잘 모르겠는데.” 식탁에 앉아 찬거리를 다듬고 있는 내게 여덟 살 먹은 막내가 다가와 물었다. 심상한 말투로 대꾸하고 말았지만 요즘 TV를 켜면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광고인지라 어린 아이도 궁금증을 품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공시대 표현을 빌리면 요즘 보장자산 모르면 간첩이지 싶다. 그쯤이면 보장자산이...
2007/03/01 00:00 2007/03/01 00:00
최근 유명한 대안교육단체로부터 산촌유학(山村遊學)에 관한 강연회 안내장을 받았다. 일본에서 시작된 산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일정기간 시골에 머물면서 그곳 학교에 다니는 것을 말하는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들은 여건만 되면 자식들 해외로 보내려고 안달인데 거꾸로 나는 지난 가을 아이들을 데리고 지방유학을 다녀왔다. 이웃의 다른 한 가...
2007/02/01 00:00 2007/02/01 00:00
알고 지내는 분당 지역의 초등학생들과 ‘작은 것이 아름답다’란 생태잡지 최근호에 나온 ‘내 생태발자국은 얼마나 클까’라는 제목의 질문지를 작성해보았다. 난방연료, 전기요금, 집의 크기, 수도꼭지 개수, 사용하는 가전제품 개수, 쓰레기 배출량, 통근(학) 수단, 자동차 대수, 육식과 외식 빈도, 일회용품 사용 빈도 등에 답하고 점수를 매긴다. 총점이 낮을수록 생태발자국이...
2007/01/01 00:00 2007/01/01 00:00
우리 큰애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3년 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돌아오는 농촌학교 육성사업 지원 대상 학교로 선정이 되었는데 최근 그 운영보고회를 가졌다. 이 학교는 전체 6학급의 작은 학교인데 「특성화 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좋은 학교 만들기」를 주제로 3년 동안 수억 원을 들여 건물을 짓고 다양한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애를 써왔다. 어학실, 미술실 따위를 만들...
2006/12/01 00:00 2006/12/01 00:00
최근 전북 완주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저녁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한 가족과 함께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으로 가곡 공연을 보러갔다. 홀 1층에서 주최측이 입장권을 팔고 있었는데 우리집 막내를 보고 몇 살이냐고 물었다. 아이가 일곱 살이라고 대답하자 여덟 살부터 입장이 가능하니 놀이방에 맡기란다. 그런데 이 녀석이 공연을 보고 싶다고 내 팔을 붙들고 늘어졌...
2006/11/01 00:00 2006/1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