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얼마 전에 쿠바의 전설적인 밴드인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한 멤버였던 이브라힘 페라가 사망했다. 여든에 가까운 나이였다. 뉴스를 들은 그 날 저녁 나는 한 죽음을 슬퍼하는 대신 어스름 저녁 빛 사이로 퍼지는 그의 음악을 들으며 한 뮤지션을 기억했다. 그의 노래에는 기교도, 영광도 없다. 다만 곰삭은 서글픔과 평온이 있다. 인생을 깨달은 자의 노래가 누구의 가슴엔들...
2005/09/01 00:00 2005/09/01 00:00
한 대안학교의 졸업식에 갔다. 그 학교는 남쪽지방의 산골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주 드물게 다니는 버스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빠듯해 택시를 타고 갔다. 가는 길 내내 운전사는 이런 좋은 환경에서는 달리 보약 먹을 일이 없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웬 마을에 들어왔나 싶었는데 여기가 바로 학교라고 기사가 일러주었다. 아이들은 별로 들뜬 표정도 없이 무덤덤하게 삼...
2005/03/01 00:00 2005/03/01 00:00
'한국 정부는 더 이상 사형폐지를 미루지 말라'영국에서는 종신형을 받아 비록 감옥에서지만 살아 있을 사람이 미국에서는 죽어야 한다면? 법의 이름으로 인간을 죽이는 것이 과연 마땅한 일일까. 피터 호지킨슨 사형폐지연맹 영국 대표를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거구의 성악가 파바로티의 사촌쯤 되어 보이는 큰 체구의 피터 호지킨슨 박사(59세)는 다소 엄숙한 표정...
2003/02/25 00:00 2003/02/25 00:00
방학을 맞아 전국에 사는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조카에게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볼이 발그스름한 소녀는 앵커우먼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때 옆에 있던 내 남동생, 그러니까 그 애의 외삼촌이 얼른 거들었다. “야, 넌 안돼, 대전 이남이잖아.” 조카는 부산에서 나서 자라고 있다. 방송계에서 일하는 남동생은 자신의 경험에 비...
2003/02/25 00:00 2003/02/25 00:00
몇 년 전 영국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고 당시 부총리였던 존 프레스코트가 그의 부친과 다툰 사건이 세간에 오르내렸다. 아버지는 자신의 집안을 노동계급(working class)이라 주장하고 아들은 중산층(middle class)이라고 한 데서 불화가 발생한 것이었다. 교통부장관직을 맡기도 한 프레스코트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그의 부친이 노발대발한 것이...
2002/10/24 00:00 2002/10/24 00:00
매주 일요일 저녁 방영되는 는 KBS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코미디이다. 모든 코미디 프로가 그렇겠지만 이 프로도 시청자들을 보다 많이 웃기고 재미있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그런 뜻에서 는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기 있는 방영물일수록 그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몇...
2002/10/24 00:00 2002/10/24 00:00
'슬로우 불릿' 시나리오 쓰는 소설가 방현석 그가 만나자고 한 곳은 여의도의 한국전력 건물이었다. 한전 건물이라. 혹시 그는 한전과 무슨 관계가 있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인가? 낮에는 은행 일을 하고 밤에는 시를 썼던 시인 엘리어트처럼 낮에는 전신주에 올라가 전선을 다듬고 퇴근 후 덤덤한 얼굴로 소설을 쓰는 주경야독형 인물인가? 현실과 이상을 균형 있게 지켜나가는 무서...
2001/06/01 00:00 2001/06/01 00:00
향기있는 만남|민중미술가 홍성담 발로 문을 두드렸다. 처음엔 물론 나도 손으로 노크를 했다. “계세요?” 몇 번을 그렇게 했는데도 응답이 없으니 당연히 주먹이, 아니 발이 나오지 않겠는가. 그의 대형 창고작업실 입구에는 벨이 없다. 약속을 잊고 출타를 한 것일까? 아니면 ‘작가적 은둔’에 들어가 버린 것일까? 어느 경우라도 다시 와야겠네, 예술의 길이 멀고도 험한 게 아니...
2001/03/01 00:00 2001/03/01 00:00
시인 김진경 그와의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안동의 한 서점에 들러 그의 시집을 찾았다(난 안동에서 며칠 머물고 있던 중이었다). 최근에 낸 『슬픔의 힘』을 보고 싶었다. 창 밖으로는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점원은 그 시집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니 시집이 오는 시간도 많이 걸리는구나 싶었다. 점원은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다른 제목의...
2001/02/01 00:00 2001/02/01 00:00
영화감독 이광모 2001년 신년호부터 '향기있는 만남'이 시작된다. 인터뷰는 『한겨레』런던통신원으로 일하며 영국과 유럽을 취재했던 권은정 본지 편집위원이 맡는다. 매월 『참여사회』 독자들에게 향그러운 만남을 선사할 그가 첫번째 손님으로 초대한 사람은 영화감독 이광모다. 광화문 구세군 건물 바로 맞은 편에 시네큐브 극장이 있다. 최근 12월초에 문을 연 멀티 플레...
2001/01/01 00:00 2001/0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