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막바지 장맛비가 시원스럽게 내린다. 때를 놓쳐 푹 젖은 앞섶을 서둘러 헤치고 젖 물린 어머니처럼 빗줄기는 산천초목을 흠뻑 적신다. 주룩주룩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 순간 사나운 폭우로 돌변해 지붕을 요란스럽게 때리기도 한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찾아오겠지. 본격적인 휴가철에 들어가는 것이다. 매인 직장은 없어도 365일 바쁜 나는 누구보다 야심찬 여...
2007/08/16 21:18 2007/08/16 21:18
우리 큰애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3년 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돌아오는 농촌학교 육성사업 지원 대상 학교로 선정이 되었는데 최근 그 운영보고회를 가졌다. 이 학교는 전체 6학급의 작은 학교인데 「특성화 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좋은 학교 만들기」를 주제로 3년 동안 수억 원을 들여 건물을 짓고 다양한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애를 써왔다. 어학실, 미술실 따위를 만들...
2006/12/01 00:00 2006/12/01 00:00
'아프다고? 그걸 왜 정부가 책임져?'40대 직장인인 김지섭 씨는 디스크 환자다. 담당 의사는 김씨에게 MRI 검사를 권한다. 김씨는 당장이라도 검사를 받고 싶지만 병원에서는 앞으로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예약된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민간의료보험(이하 민간보험)에 가입한 다른 환자는 민간보험 환자와 별도로 계약된 병원에서 즉시 MRI 검사를 받을 수 있다....
2002/12/01 00:00 2002/12/01 00:00
체 게바라를 좋아했던 의사 친구에게 그 친구와는 대학 다닐 때부터 알고 지냈습니다. 의대를 다니던 그가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에 대해 ‘알레르기에 관한 논문을 쓴 의사’라고 주장하면 경제학과를 다니던 저는 ‘쿠바혁명 뒤 쿠바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관료를 지냈으니 경제학자라고 봐야 한다’고 맞서곤 했지요. 세월이 흘러 그는 의사선생님이 됐...
2000/08/01 00:00 2000/08/01 00:00
다시 여름이 왔다. 땡볕이 내리쬐는 바깥보다도 더욱 푹푹 찌는 사무실 안에서 대부분을 보내는 뜨거운 선풍기 바람에 밤늦도록 뺑뺑이를 돌아야 하는 인권단체 실무자에겐 너무도 지긋지긋한 여름이다. 휴가라는 것은 이처럼 근무조건이 열악한 인권단체 사람들에게 잠시 일터와 일감으로부터 떠나 쉬도록 하는 크나큰 배려다. 그러니 여름이 오면 휴가를 기다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
1999/08/01 00:00 1999/08/01 00:00
우리는 노원구청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중랑천 옆 노원구 공릉1동과 3동에서는 작은 싸움이 준비되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 하나에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매일같이 출퇴근하며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세우는 평범하고 선량하다 못해 싸움에 대한 두려움까지도 숨기지 못하는 이 마을 주민이 벌이는 싸움이 그것이다. 이 마을은 지난 8월 중랑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꼼...
1998/10/01 00:00 1998/10/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