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과실치사는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지난 6월 신록이 우겨졌던 들녘엔 어느덧 황혼이 내려앉았다. 가을걷이 끝낸 논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낯선 얼굴을 응시할 뿐 반가워하는 기색이 없다. 효순과 미선이 살던 경기도 양주군 효촌2리는 고즈넉했다. 젖소들은 여물통에 고개를 박고 있고, 하늘을 휘휘 돌던 산까치는 가지 많은 나무에 살포시 앉았다. 효순이네 집은...
2002/12/30 00:00 2002/12/30 00:00
'슬로우 불릿' 시나리오 쓰는 소설가 방현석 그가 만나자고 한 곳은 여의도의 한국전력 건물이었다. 한전 건물이라. 혹시 그는 한전과 무슨 관계가 있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인가? 낮에는 은행 일을 하고 밤에는 시를 썼던 시인 엘리어트처럼 낮에는 전신주에 올라가 전선을 다듬고 퇴근 후 덤덤한 얼굴로 소설을 쓰는 주경야독형 인물인가? 현실과 이상을 균형 있게 지켜나가는 무서...
2001/06/01 00:00 2001/06/01 00:00
술 대신 물을 달라 올해 인도의 일부 지방은 극심한 가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목 마른 곳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군대가 동원되었을 정도다. “우리는 술이 아니라 물을 원한다!” 물 한동이를 구하려고 먼지 날리는 들판을 가로질러 수십 리를 헤매는 여성들의 고단한 모습을 뉴스로 보는데 문득 이 말이 떠올랐다. 몇 년 전 가뭄이 계속되던 인도 동부지방의 여성들이 목이 쉬...
2000/06/01 00:00 2000/06/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