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북한 소 한 마리가 ‘탈북’한 적이 있었다. 아마 홍수가 터져 휴전선 바로 밑 김포 부근 어느 섬까지 떠밀려왔던 모양이다. 그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어느 TV는 저녁 정기 뉴스시간에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이 소를 빨리 구출해야 한다!”고 절규한 적이 있다. 우리네 시장바닥에서는 이렇게 가축 한 마리에까지도 스스럼없이 ‘인도주의’를 역설할 정도로 인간...
2003/03/25 00:00 2003/03/25 00:00
개혁의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훗날 어느 역사가가 있어 오늘날의 세계사적 특성을 추려내고자 할 때, 그는 아마도 ‘개혁의 시대’라는 용어를 동원하려 할지 모른다. 그만큼 개혁이 국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개혁의 세계화가 현 시대의 특징인 것이다. 개혁 추진 전략 개혁 세력은 근원적으로 보수 및 진보 진영 양쪽에서 동시에 공략 당할 수 있는 이중...
2003/02/25 00:00 2003/02/25 00:00
노무현의 승리는 국민의 승리다.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워낙 오랫동안 정치 하나에 시달릴 대로 시달려온 백성들이라 정치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하는 것에 대해 본능적으로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국민은 정치에 대해 뿌리깊은 불신을 지니고 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자조적인 말속...
2003/02/06 00:00 2003/02/06 00:00
소위 ‘막가파’의 원조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작정 상경파’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사회사는 무작정 상경파에서 막가파로의 발전사라 요약할 수 있다. 이를테면 먹고살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서울로만 치닫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제는 뭐라도 저지르지 않으면 목숨을 이어가기 힘든 시절로 접어들었다는 말이다. “부자는 ‘맨션’에 살고, 가난뱅이...
2002/12/30 00:00 2002/12/30 00:00
시민운동이 만일 사회적으로 억눌리고 착취당하는 소외 계층을 지향한다면, 시민의 핵심 주체세력은 자연스레 ‘민중’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지, 또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지 하는 것 등에 관한 엄정한 논의는 거의 없었던 듯하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시민운동이 어느새 천하를 주름잡을 듯이 우렁차게 활보하는 새로운 시대...
2002/10/30 00:00 2002/10/30 00:00
맹수의 거죽과 새우의 속 우리 사회는 현재 어떤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까? 예전에 유럽을 난생 처음 구경하고 온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체험이 있다. 그곳에 다녀와서는 충격을 받은 듯 제일 먼저 신기하다며 꺼내는 말이 “거, 유럽의 집들에는 울타리가 없어” 하는 식이었다. 담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미숙련 삽살개 정도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을 수준의 나지막...
2002/10/24 00:00 2002/10/24 00:00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우리 사회에는 마치 ‘사쿠라’와 ‘빨갱이’만 존재하는 듯하다. 기존체제를 조금만 칭찬해도 이내 사쿠라라는 오명이 따라붙는다. 마찬가지로 그것을 비판하는 어투만 보여도 금세 빨갱이라는 욕설이 뒤따른다. 말하자면 흑백논리가 극성을 부린다는 말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엄정한 구분도 없이 ‘노동자’와 ‘시민’을 일단 둘로 쪼개놓...
2002/09/24 00:00 2002/09/24 00:00
3·1운동, 8·15해방 그리고 6·25전쟁 월드컵이 열리던 불과 한달 동안, 우리는 우리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골고루 체험했다. ‘붉은 악마’의 응원은 3·1운동의 함성과 8·15해방의 감격이 한데 어우러진 폭발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하지만 아마도 박정희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전국을 누비는 이 ‘자생적 빨갱이’ 같은 붉은 악마 군단을 보면서 지하에서 통...
2002/08/10 00:00 2002/08/10 00:00
한국과 로마제국 나는 목욕탕의 부연 김 속에서 자주 로마를 그려보곤 한다. 로마제국의 멸망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는 흔히 대중목욕탕과, 산해진미를 눈앞에 두고 뒤뚱거리는 탐식가들의 게걸스러운 모습과, 그리고 이것들을 배경으로 하는 문란한 성풍습 등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이러한 음울하고 퇴폐적인 말기증상들은 사실 현실에 대한 무기력한 체념과 좌절감...
2002/07/02 00:00 2002/07/02 00:00
정치인들은 목욕탕에 가서도 제일 늦게 나오고, 교회나 성당에 가서도 기도를 제일 오래 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왜? 그만큼 몸에 때도 많고 죄도 많기 때문에. 악마와 목사가 대형 공사를 따내기 위해 경쟁을 한다면 누가 이기리라 생각하느냐는 퀴즈도 있다. 정답은 “말할 것도 없이 악마가 이긴다. 악마는 뇌물을 써서 정치인들을 모조리 자기편으로 만들고 있으니까”다. 우...
2002/07/02 00:00 2002/07/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