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주말, 오랜만에 아차산에 올랐다. 나는 대성사 절 옆길을 좋아한다. 그곳은 아래로 워커힐 호텔이 내려다보이며, 탁 트인 전망과 말없이 흐르는 한강이 있어 좋다. 이곳의 나무들도 이제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한 해를 마감하면서 나무들이 키워낸 잎들은 제 각각의 특성에 맞게 아름다운 색깔을 마지막으로 뽐내는 것이리라. 태풍이 몰아치고 가뭄이...
2005/12/01 00:00 2005/12/01 00:00
기자 양반들, 왜 다른점만 묻습네까?8·15 민족통일대회가 열리는 첫날 동작구에 사는 서순정 씨(73세)는 새벽부터 워커힐호텔을 찾았다. 북측 대표단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려 손을 흔드는 북측 대표단이 호텔 안으로 다 들어가고서야 말문을 연다. “저 사람들이 바로 평양사또 아니겠소. 평화스럽게 왔으니 평화스럽게 갔으면 좋겠네. 일반 사람이 많이 와...
2002/09/24 00:00 2002/09/24 00:00
청계로 광교에 서서, 아니 광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네거리의 한 귀퉁이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남대문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종로로 가기 위해 건너는 큰 다리였던 광교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그 주위에는 광교가 있던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큰 건물들이 빙 둘러 서 있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목멱과 백악이 늘 눈을 맞추고 있었으리라, 지금은 둘 사이에 높다란 건물...
2001/10/01 00:00 2001/10/01 00:00
성동주민의원 윤여원 원장 '환자 권리선언' 최근 의사파업으로 문을 걸어잠갔던 병원 앞에 나붙었음직한 글귀다. 환자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아던 이익집단의 철옹성 앞에, 초라한 행색으로 말이다. 2호선 전철을 타고 건대입구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이는 성동주민의원. 이곳을 찾은 날은 바로 3차 의사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10일이었다. 하지만 여느...
2000/11/01 00:00 2000/11/01 00:00
방남단 방환기 씨의 7남매 상봉 “거, 울지들 말어! 시끄럿.” 워커힐호텔 735호실을 나서는 방환길 씨(60세) 가족은 초상 치른 사람들처럼 울고 있었다. 누이 현구(74세), 여동생 금자(64세), 순자(62세), 문자(57세), 환설(53세). 오늘밤이 지나고 나면 북에서 온 형 환기 씨(66세)는 순안공항으로 향한다. 다섯 여형제들은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눈물을 연신...
2000/09/01 00:00 2000/09/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