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온 나라가 불볕더위와 학력위조 열기에 시달렸다. 기온은 열대야를 넘어 새로운 기상용어인 폭염경보까지 등장하며 사람들을 지치게 했다. 절묘한 절기의 변화는 한여름을 추억으로 남겨놓았지만, 학력위조 파문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깊은 상처를 안겨주었다. 그 여진은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을 흔들며 도덕성과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이런 와중에 ‘진흙에서 나왔...
2007/10/01 00:00 2007/10/01 00:00
참여연대 새 보금자리인 통인동(종로구)에서 점등식이 있는 날이었다. 진종일 장맛비는 오락가락하며 불쾌하게 습기를 돋우고 있었지만 ‘아름다운 청년’을 만나러 가는 기분은 상큼했다. 물기를 털며 옥상에 올라서니 는개(안개처럼 보이면서 이슬비보다 가늘게 내리는 비) 속으로 펼쳐지는 산자락이 그림이었다. 그것도 영락없는 조선의 진경산수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이다....
2007/08/16 21:14 2007/08/16 21:14
부드럽게 흘러내린 머릿결, 소년티가 묻어나는 웃음소리와 수줍어하는 표정, 가늘고 긴 손가락. 그를 보는 순간 단박에 예술 하는 사람이라는 ‘필’이 꽂혔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정김신호(28세) 회원의 첫인상은 시민단체와 줄긋기 하기엔 고개가 갸우뚱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2001년 이미 회원 가입을 했고, 행사 현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지난 4월, 한미FTA 폐기를 주...
2007/06/01 00:00 2007/06/01 00:00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사람, 곁에 있어도 늘 그리웠던 사람, 이해숙(54세) 회원을 만나던 날은 황사바람도 한풀 기가 꺾인 오후였다. 회색빛 하늘에 잦은 바람이 숭숭 우리의 가슴을 훑고 가는 봄날이지만 그녀가 나타나면 향기로운 바람 한 줌이 주변을 싱그럽게 한다. 밝은 잿빛 재킷에 ‘근조’라는 리본이 유난히 선연했다. 지난 4월 1일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며 분신한...
2007/05/01 00:00 2007/05/01 00:00
종로경찰서의 8년차 김명숙 회원헌칠한 키, 서글서글한 눈매, 맑고 큰 웃음소리……. 지적이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지닌 김명숙(44세) 회원을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참여연대와 지척에 있는 담장 높은 집-종로경찰서-에 근무하는 사람답지 않게 웃음도 많고 경계심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녹취를 위해 작은 녹음기를 꺼내자 약간 당황해 하면서도 남의 일처럼 말한다....
2007/03/01 00:00 2007/03/01 00:00
▲ 대학로 한미 FTA 반대 집회에 참석한 허세욱 회원참여연대 사무실을 수줍게 들어서는 중년의 한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선하게 웃는 모습이 지방에서 막 올라온 민원인이라는 짐작이 순간 들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 빗나가고 말았다. 여러 간사들이 반갑게 그를 맞으며 근황을 물었다. 그제야 시위·집회 현장의 파수꾼- 허세욱(54세) 회원임을 알았다. ‘민주노총-민택연맹 서...
2007/02/01 00:00 2007/02/01 00:00
“올해 가장 잘 한 일은 아무래도 시민단체 활동인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활동은 제대로 하지 않지만 자원활동가라고 해주면 으레 힘이 납니다……. 차세대 진보네트워크로서 발전시킬 ‘날개인터네셔널’ 프로젝트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06년 11월30일 ‘고해’ 중에서) 이충도 회원의 블로그에 있는 글의 일부분이다. 참여연대 홍보분야 자원활동가인 이충도 회원(35세)을...
2007/01/01 00:00 2007/01/01 00:00
- 권영환 회원가을의 잔영은 비감하리만큼 아름답기에 우리 곁에 잠시 머무르는 것일까. 긴냇 권영환(57세) 회원을 만나려 가평(경기도 가평읍 개곡2리)으로 가던 날은 소멸의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 날이었다. 가을 금관에 비유되는 은행잎은 햇살 속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고, 어쩌다 바람이라도 불어대면 황금가루를 천지사방으로 날리며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2006/12/01 00:00 2006/12/01 00:00
성승택 회원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한 남자를 만났다. 참여연대 부근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55년생 성승택(51세) 회원. 직장(두산인프라코어)인 인천에서 근무를 마치고 들어선 그에겐 가을 분위기보단 여름의 잔영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무스로 적당히 세운 머릿결과 핑크빛 줄무늬가 은은히 새겨진 와이셔츠에 감색 정장, 안경 너머 날카롭게 반...
2006/11/01 00:00 2006/11/01 00:00
서정민 회원 하늘이 드높은 가을 오후, 칡덩굴 우거진 서울 정독도서관 벤치에서 서정민(44세)회원을 만났다. 불혹의 중턱에 선 세월이지만 단발머리와 검은 뿔테 안경을 쓴 그녀는 방금 수업을 마치고 나온 대학생 같았다. 책 몇 권을 끼고 팔랑거리듯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새내기이다. 홍자색 칡꽃을 손에 들고 유쾌하게 먼저 말문을 열었다. “참여연대요, 사람들이 좋아서...
2006/10/01 00:00 2006/10/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