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흘러내린 머릿결, 소년티가 묻어나는 웃음소리와 수줍어하는 표정, 가늘고 긴 손가락. 그를 보는 순간 단박에 예술 하는 사람이라는 ‘필’이 꽂혔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정김신호(28세) 회원의 첫인상은 시민단체와 줄긋기 하기엔 고개가 갸우뚱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2001년 이미 회원 가입을 했고, 행사 현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지난 4월, 한미FTA 폐기를 주...
2007/06/01 00:00 2007/06/01 00:00
시골로 이사 한 뒤로 몇 년 동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해야 했다. 고속도로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보면 바로 옆 카센터 마당에 날마다 교통사고로 처참하게 깨진 차들이 실려와 사체처럼 널브러져 있는 살풍경을 하루가 멀다 하게 마주하곤 했다. 산산조각이 난 채 안전필름에 엉겨있는 차창이나 운전석 시트까지 처참하게 뭉개진 광경을 보면 자연스레 차들만...
2005/08/01 00:00 2005/08/01 00:00
내가 광주의 진실을 처음 접한 것은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몇 년이 지난 뒤였다. 광주민주화운동 25주년을 맞는 지금까지도 광주학살의 책임자들로부터 이렇다할 속죄의 말 한 마디 없고, 실종자가 수백 명에 이르는데도 경축탑이 버젓하게 세워지는 현실에 비하면 좀 빨랐다고 해야 할까. 대학에 들어가던 해 5월, 캠퍼스의 긴장된 분위기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때만...
2005/06/01 00:00 2005/06/01 00:00
반지하에 산다고 반만 행복해서야 ..."반지하"는 물질을 토대로 형성된 문화적 정서적 경계를 주목했다. 그리고 이 경계를 뛰어 넘자고 주장한다. 돈을 벌어 집을 사는 물질적 탈출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부터 경계를 넘어보자는 것이다. '거기 지붕 오른쪽, 좀 밀어봐!” '그래. 벽에 고정시킬 때까지 잡고 있어.” 2월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겨울이다. 밖은 이...
2003/02/25 00:00 2003/02/25 00:00
숭례문은 서울의 대문이었다. 숭례문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지금의 남대문로를 따라 소공동 쪽으로 가고, 거기서 다시 북쪽으로 휘어진 길을 통해 종로로 들어가게 되었다. 광통교로 청계천을 건너면 바로 서울의 한복판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일제가 조선을 집어삼키면서 숭례문은 그냥 남대문으로 불리게 되었다. 일제는 이 문의 의미를 깎아 내리기 위해 숭례문을 남대...
2002/10/30 00:00 2002/10/30 00:00
담배꽁초를 들고 추격전을 벌이다 나는 여러 번 담배를 끊었다. 현재는 작년에 끊었던 담배를 금연 1주년 기념(?)으로 다시 피우고 있다. 그래서 내 주머니에는 담배와 라이터가 있다. 나는 그 외에 한 가지를 더 가지고 다닌다. 바로 휴대용 재떨이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필름통이다. 꽁초를 아무 데나 버릴 수 없어서 대학시절부터 가지고 다니는 흡연 장비 중 하나이다. 담배 피우는...
2001/09/01 00:00 2001/09/01 00:00
영화감독 이광모 2001년 신년호부터 '향기있는 만남'이 시작된다. 인터뷰는 『한겨레』런던통신원으로 일하며 영국과 유럽을 취재했던 권은정 본지 편집위원이 맡는다. 매월 『참여사회』 독자들에게 향그러운 만남을 선사할 그가 첫번째 손님으로 초대한 사람은 영화감독 이광모다. 광화문 구세군 건물 바로 맞은 편에 시네큐브 극장이 있다. 최근 12월초에 문을 연 멀티 플레...
2001/01/01 00:00 2001/01/01 00:00
나는 러시아가 좋다. 가난해서 좋고, 독한 보드카가 있어서 좋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격렬하게 사랑할 줄 알아 좋고, 목소리 크고 몸집 좋은 여자들이 딸린 자식에 술주정뱅이 남편까지 부양하는 씩씩함이 좋다. 그리고 또하나 삶의 신산함을 정확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이야기할 줄 아는 와 같은 러시아 영화때문에 더욱 그렇다. “달에는 왜 보드카가 없을까?” 스...
1999/08/01 00:00 1999/08/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