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많은 국경일과 기념일이 있는데 복잡하고 찜찜한 기분으로 보내게 되는 요상한 날이 있다. 스승의 날이 그렇다. 살아오면서 고마운 스승을 여럿 만났지만 불혹에 새로 시작한 학업의 길에서 ‘인생의 스승’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스승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4월의 달력을 넘기며 아이들에게 물었다. “엄마가 이번 스승의 날에 특별한 선물을 해...
2007/06/01 00:00 2007/06/01 00:00
새 학기가 되면 각 급 학교는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에 대한 전의를 새롭게 가다듬고 폭력과의 전쟁에 나선다. 중등학교에선 학부모들로 순찰대 비슷한 것을 꾸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최근에 중학교 신입생들이 나누는 이야기 한 토막을 주워듣고 이런 떠들썩한 노력들이 과연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회의만 더 깊어지고 말았다. 내용인 즉 어떤 선생님은 조...
2007/05/01 00:00 2007/05/01 00:00
“엄마, ○○는 학교에서 우유 안 먹어. 걔네 아빠가 우유를 반대해서 선생님께 말씀드렸대. 엄마도 그렇게 좀 해 줘, 제발.”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큰 아이가 며칠 전 대단한 사실이라도 발견한 듯 호들갑을 떨며 나를 조르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는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우유 급식을 여간 큰 고역으로 여기지 않는다. “○○가 오늘 우유 먹고 토했어....
2006/03/01 00:00 2006/03/01 00:00
아이들이 방학중이다. 방학이면 주부들은 집에서 아이들과 하루종일 씨름하느라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나는 그렇지가 않다. 방학에도 아이가 집에 있는 날이 거의 없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특기적성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돼 있는 농촌의 조그만 초등학교라 방학중에도 외국어와 예능을 위주로 특기적성 교육이 실시된다. 게다가 피아노 학원에도 가기 때문에 아이는 늘 바쁘다....
2006/02/01 00:00 2006/02/01 00:00
추석을 며칠 앞두고 초등학교 4학년인 큰 아이가 운동회를 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한 학년에 반도 한 반씩인 자그마한 학교다. 운동회 준비에 아이들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리고 꺼칠해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연습하느라 힘들어죽겠다는 아이들의 푸념을 듣고 있으면 손님 대접을 위해 애쓰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안쓰러워진다. 뭔가 안 보여주어도 좋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2005/10/01 00:00 2005/10/01 00:00
시인 엘리어트는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5월이 잔인한 달이다. 특히 어정쩡하게 인생의 중간 어디쯤 나이가 걸려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차례대로 늘어서 있어 전후좌우 사방에 챙겨야 할 대상만 있기 때문이다. 꼭 빠트리지 않고 잘 챙겨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겪는 마음의 부담...
2000/06/01 00:00 2000/06/01 00:00
1999년 3월 1일 남해 미남분교 폐교, 1999년 9월 1일 금산 건천분교 폐교, 2000년 3월 1일 강릉 부연분교 폐교…. 이건 참 곤란한 노릇이었습니다. 이 땅의 사라져가는 작은 학교를 찾아나선 지 겨우 1년 남짓, 분교는 그동안에도 자꾸만 폐교되는 중이었습니다. 내가 밟고 가는 이 길이 어쩌면 이 학교, 이 아이들의 마지막 기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래서 은근히 부담이 되기 시...
2000/06/01 00:00 2000/06/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