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각 방송사는 자사가 그 해 펼칠 연중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지난해의 경우 KBS는 ‘아시아의 창’을, MBC는 ‘여성의 힘, 희망한국’을, SBS는 ‘함께 가요 행복 코리아’를, EBS는 ‘미래를 여는 지식채널’을 모토로 내세웠다. 이와 같은 연중 캠페인의 모토는 한편으로 방송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공적 책임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며, 또한 오늘날 한국 사회가 갖...
2007/01/01 00:00 2007/01/01 00:00
지난 10월 29일 은 인간이 필연적으로 행하게 되는 ‘먹기’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발생시켰다. 의식하지 못했던 살생의 과정과 이를 통해 얻어진 음식을 먹어 생존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물음이었다. 미국산 쇠고기이든 한국산 쇠고기이든 음식은 필연적으로 무엇인가를 해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생생하게 화면에 담아냈던 것은 조리된 음식 이면에 있는 보고 싶지 않던 시체와의 만남이었다.

그 즈음에 눈에 띄는 또 다른 뉴스가 있었다. <서울신문> 11월 18일 기사 ‘2056년엔 E.T.가 지구에 온다?’였는데 50년 뒤에는 “영장류, 포유류, 물고기를 포함한 척추동물 순으로 동물의 감정을 인간의 뇌에 전달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된다는 기사였다. 그 결과 “지구인은 살코기를 먹는 데 혐오감을 느껴 모두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채식주의자가 되어도 상황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채식이건 육식이건 근본적으로 ‘먹기’는 나와 다른 무엇인가를 그 존재의 조건으로부터 분리시켜 내 속으로 소화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먹기’가 없이는 필연적으로 나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50년 뒤에 동물의 감정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다면 100년 뒤에 식물의 감정을 읽어내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근본적으로 ‘먹기’는 내가 살기 위해 타자에게 해를 가하는 존재론적 숙명에 대한 딜레마를 담고 있다.

사실 조리의 과정은 이러한 필연적 살생의 과정을 문화적으로 감추는 행위이다. 어떻게 잘 요리하는가, 어떻게 시체를 시체로 보이지 않게 하는가가 조리의 문화적 의미이다. 날것과 익힌 것의 구분을 통해 야만과 문명을 구분했던 레비스트로스의 작업은 이에 기초한 것이었다. 한편 인디언들은 사냥한 짐승을 기리기 위해 제의를 행하였는데, 이 역시 문화를 통한 살생의 죄의식을 치유하려는 행위였다.

채식주의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견 채식을 함으로써 동물을 살생하지 않는 것 같지만 생명의 경계선을 동물과 식물로 나누는 것조차 문화의 산물인 셈이다. 더 나아가 미국산 쇠고기와 한국산 쇠고기의 구분 역시 -광우병의 전염 유무와 별개로- 신토불이와 같은 문화적 구별 짓기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존재론적 딜레마의 문화적 치환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행할 수밖에 없는 행위이다.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는, 남을 해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다. 문제는 그 거짓말과 폭력이 어떠한 효과를 내는가이다. ‘먹기’로 이야기 하자면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때의 ‘잘 먹는 것’은 나의 거짓말과 폭력이 타자에게 어떠한 효과를 내고 있는가에 대한 윤리적 성찰의 다른 표현이다. 문화에 대한 가치 평가를 내릴 수는 없겠지만 문화가 야기하는 현실 효과에 대한 책임이 윤리의 한축을 담당한다.

홍성일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2006/12/01 00:00 2006/12/01 00:00

대선예감

2006/2006년 11월 : 2006/11/01 00:00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까지, 영국 신좌파의 고민은 왜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대처가 블루칼라 계층과 화이트칼라 계층을 막론하고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영국이 갖는 강한 계급정치의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대처는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지지를 획득하였다. 70년대부터 극심해진 경제적 불황과 실업률이란 악재도 대처의 인기를 막지...
2006/11/01 00:00 2006/11/01 00:00
친구의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안지는 벌써 6-7년이나 되었지만 그 녀석이 내 친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술을 먹고 잡담하며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이들을 친구라 한다면 그 녀석은 친구가 아니겠다. 사적으로 찾아오고, 찾아가며 술 먹자고 하지도 않을뿐더러 모임에서 만나게 되도 대개 멀리 떨어져 앉기 일쑤이다. 혹 앞에 앉더라도 별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쉬이 마음을...
2006/10/01 00:00 2006/10/01 00:00
지난 한 달 동안 오프라인은 계속되는 찜통더위로 숨이 턱턱 막혔고 온라인은 뜬금없는 된장녀 논쟁으로 뜨겁게 달구어졌다. 사실 된장녀 이야기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예전에 ‘이영애의 하루’란 유머가 유행했었는데, 이영애가 등장한 CF들을 일과순으로 나열하면 사치스러운 한 여성의 일상을 볼 수 있다는 유머였다. 된장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허영심과 사치심에 대...
2006/09/01 00:00 2006/09/01 00:00
요즘 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다. TV에서는 과 같은 사극이, 영화에서는 와 가, 공연계에서는 등이 현재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사극일 것 같다. 이외에도 현재 제작 준비중인 사극을 덧붙인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사극이 갖고 있던 낡고 고루한 이미지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며 오늘의 대중문화의 주된 흐름이 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사극이란 것이 참 묘한 장르라...
2006/08/01 00:00 2006/08/01 00:00
봉준호 감독의 이 7월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칸느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입소문, 흥행 배우와 감독의 유기적 결합, 본격 괴수물이라는 수식어가 에 대한 기대를 남다르게 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에 흥미를 갖는 이유는 이와는 조금은 다르다. 은 한국에서 어떻게 괴물이 태어나고 있으며, 괴물과 싸우는 이는 누구인가,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2006/07/01 00:00 2006/07/01 00:00
강풀이란 만화가를 아는가? 그는 엽기적 소재를 다룬 인터넷 만화로 신세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온라인상에 연재된 , , , 모두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여 현재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강풀을 아는가와 모르는가는 신세대와 기성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될 것 같다. 톡톡 튀는 감수성과 따스한 인간미, 영화와 같은 연출력이 인터넷 세대에게 어필한 강점이 되었다. 그...
2006/06/01 00:00 2006/06/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