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부총리는 교육정책, 의료정책까지 건드리지 않는 분야가 없는 모양이다. 최근에 또 한마디를 하셨는데,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이 너무 형편없다고? 그 중에서도 교육과 의료가 큰 문제란다(연합뉴스 12월 28일자). 나라 경제 전체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니 사실이라면 이만저만 큰 일이 아니다.

부총리가 내놓은 해법은 간단하다. ‘개방’이 핵심이다. 의료와 교육개방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이나 전반적인 국가경쟁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줄기차게 개방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부총리의 소신인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개방 이야기가 하루 이틀된 것도 아닌 바에야 지겹게 비슷한 이야기를 또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개방의 파고는 높고 거친데, 의료가 예외가 되기에는 치밀한 논리가 있어야 할 법도 하다. 그러나 그 전에 상식적인 질문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개방은 단순한 정책차원을 넘어 마치 종교적 교의의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제 보통 사람의 정신까지도 파고들어, 개방이 이롭다거나 혹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신앙’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슨 근거도 없이.

‘믿음’이 어디 의료분야라고 예외일까. 의료시장 개방은 한발 앞서 벌써 깃발이 높게 걸렸다. 미국의 어디어디 병원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관심과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다행인가 불행인가. 정부가 구상하는 개방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는 아직도 알기 어렵다. 외국의 상업 병원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경제자유구역에 돈벌이용으로 대형병원을 짓게 하고 이 병원은 보험에서 제외시켜 주겠다는 것인지? 게다가 몇 달전에 지역특구라는 것을 신청받았는데 그 중에는 ‘의료특구’도 끼여 있었다고 한다. 정부의 떠보기까지 겹쳐 이래저래 당분간 헷갈릴 모양이다.

종잡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방향은 알 만하다. 일부 지역에 지금의 제도에서 벗어난 대형병원을 짓고 ‘돈벌이’를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앞장서는 정부나 일부 민간이 내세우는 명분은 간단하다. 외국으로 나가는 환자들이 국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그 하나요, 최고급병원을 유치해서 주변 국가들의 환자들이 이곳으로 오게 하자는 것이 두 번째다. 아직도 횡행하는 조금 황당한 이야기도 있다. 특구에 외국자본의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좋은 외국병원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 말하자면 세 번째 명분쯤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명분은 근거가 없다. 외국으로 나가던 환자가 안 나간다는 것은 그냥 순진한 생각이라고 하자. 다행히(?) 이들을 붙들어둔다 해도 영리를 쫓는 외국 병원이 이익을 유출하는 것을 어떻게 막는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이익은 겨우 고용효과 정도다. 다른 명분인 외국 환자를 끌어들일 경쟁력 있는 병원도 언뜻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한 경쟁력도 의문이지만, 이건 지금 있는 법과 제도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지 묻고 싶다.

지금도 중국에서 일본에서 성형수술을 받으러 환자들이 온다지 않는가. ‘경쟁력’이 있는 병원은 지금도 ‘시장가격’을 받고 외국인 환자를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잘만 된다면 외국인 전용병원을 서울 한복판에 지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특구에 좋은 병원이 있어야 외국자본 유치에 이롭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정말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는 데에 핵심적인 요소를 생각해보면 판단은 명확하다.

그렇다면 의료시장 개방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이익은 불확실하지만 손해는 명확하다. 왜곡된 의료 과소비가 빚어질 것은 불 보듯 환하고, 특구에 진출한 힘센 국내외 의료기관들이 건강보험을 입맛에 맞게 바꾸라고 압력을 가할 게 뻔하다. 또, 진료비든 보험이든 특구 바깥의 병원들이 “우리도 평등한 대우를” 주장하면 어떻게 막을 작정인가. 결국 한국 의료는 단기간 내에 상업적 의료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99.9% 이상의 개별 의료기관이나 의료인도 별 득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돈벌이 위주의 의료가 처할 운명은 현재의 미국 의료에서 첨단 의학기술만 뺀 꼭 그대로다. 개인은 엄청난 의료비 부담에 고통받고, 기업은 직원들의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으로 허덕이며, 의사와 병원은 상업적 보험에 메이는,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가혹한 시장이 미국 의료의 실상이 아니던가.

아마 이래도 정부는 낙관하고 극소수 민간병원은 눈앞의 이해만 쫓을 것이다. 개방은 특구에 한정될 뿐이며, 다른 지역 모든 국민에게는 튼튼한 공공의료체계를 통하여 충분한 의료보장을 할 것이라고. 그러나 이건 믿기 어렵다. 내년 예산안에 공공의료 예산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확인해 보라. 공공의료 강화라는 공약이 지켜지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세계적으로도 의료시장 개방은 전혀 대세가 아니다. 세계무역기구조차 각 나라가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스스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의료시장 개방에 대한 ‘믿음’은 사막의 신기루일 뿐이다. 정부든 민간이든 신기루 속의 오아시스를 확인하기 전에 환상을 접어야 한다. 대신 물이 솟구칠 깊은 샘을 파는 것이 제 길이다.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2004/01/01 13:44 2004/01/01 13:44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PSPD/trackback/1003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의료시장개방 2004/01/06 05:0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ㅇㅢ료시장 개방환영
    참며연대란단체란 이런 의사들의 기득권지키기에 급급한 논리에 대변자 역할이나 하고 참으로 한심하다. 무한 경쟁력이라 치열한 선진해외와의 투쟁에서 살아 남는 것이다.

  2. 지나다 2004/01/12 14:4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중국에 돈벌러 의사들 가는데 그럼 벌어오기만 하고 우리는 꽁꽁 닫자??
    우리는 닫고 외국은 무조건 열어라?

    지금 중국은 외국인의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돈벌러 진출하고 있다.
    왜 그렇게 했을까? 중국지도부가 무도 바보라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도 내주고 우리에게 진출하겠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실컷 문을 닫고 싶겠지만 밖에 나가 돈벌어오는 의사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싶지 않으면 입좀 다물자.

  3. 지나다 2004/01/12 14:5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무한경쟁하면 불필요한 의료가 창출된다?=> 불필요한 의료를 왜 받어?
    지금도 불필요한 의료는 엄청나게 창출되고 있다. 의사뿐 아니라
    한의사,약사들도 약팔아먹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바보소비자는 불필요한
    의료에 꾀임을 받아 돈을 낭비하겠지만 제정신의 소비자는 과잉진료
    받지 않으며 양심적의사 판단할 능력도 있다. 너무 걱정마시라.

    의사가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한다=> 소비자를 협박하는 것 아닌가?
    너희들 의사숫자 늘리면 우린 너희들 호주머니 털거여..

    되게 웃긴다..

  4. 의료시장개방ㅎ하라고하는사람 필독
    이런제안 어덯소
    개방하라고 주장한느 사람들은 외국병원에서만 진료받는거
    구미 일본 어느나라 의사가 우리나라와서 진료 하갰소
    진료비가 4000도 안되는 나라에서
    그내들 환율다시 따지면 미국 일본애들 껌갑ㅈ도 안될텐데
    중국이나 동남아 의사들 오겠죠
    제발요 개방하고
    대신 개방 찬성하는 사람들은 외국 의사한태만 진료 받기 좋죠
    우리나라 의사들 싫어하잖아요
    재발요 외국의사들한테만 받아요
    재ㅔ발
    그리고 대신 의사들 한테 신경 꺼주셔요
    서로 안보면 되잖아요

  5. 의료개방 그거 교육이나 농업보다 심각성은 덜한거 아닌가여
    의료개방?
    쌀마저 개방하는 판국에
    쌀이야 나중에 식량무기로 쓰일수 있고
    교육이야 나중에는 국민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굳이 의료 개방을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냥 그거 의사들 밥그릇때문 아닌가여

    한의학도 아니고 양학은 어차피 외국에서 들어왔으니
    한국의사만 경쟁력 있는 것도 아니고

    이해할 수 없습니다.
    글구 요즘 의사중에 어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입각해서 사는 사람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네여
    돈없으면 감기치료도 못받고 죽는 사람들 태반인데

    글구 들어와도 우리나라 헛점투성이 의료보험체계에서는
    외국병원들도 그정도의 의료보험은 해줄 겁니다.

    일부 의사들 제외하고 의사들 중 메이저 선택하는 사람
    극히 드물지 않습니까
    그런 판국에 무슨...

    저는 그렇습니다.
    의사분들 고생하는 것 잘 압니다.
    휴일이라고 있습니까
    더러운거 많이 보구...

    하지만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의사들은 특권층이라고 인식된답니다.
    그런 인식먼저 깨주시고
    의료개방이라던지 국민건강이라는 대의를 내세우던지
    지금은여 그냥 밥릇 때문이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6. 얍얍얍 2004/02/27 17:0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개방 조건적, 순차적으로 해야한다.
    의사가 환자들을 위해 무한경쟁 하지 않는 것 자체가 개방을 해야하는 이유인듯 합니다.
    불필요한 의료수요가 왜 창출 되는 것이고 이를 왜 법으로 제재 해야 하며 또한 이것을 법으로 제재하면 왜 의료행위의 왜곡이 생기나요?
    종합병원가서 진료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꼴랑 5분도 안되는 시간을 진찰 받기 위해서 최소 1시간이상 최대 5시간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방을 하는 게 2주일분 약을 줍니다. ㅡㅡㅋ 당해보셨는지 정말 어이없습니다.
    실지 의사라는 계층은 사회적인 우위에서 안정적으로 지내왔습니다. 그래서 일부 몰지각한 의사는 환자에 대해 서비스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마치 자신들이 자비라도 베푸는 양 진료를 한다거나 환자를 돈벌이로 보고 진료를 하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물론 개방이 된가고 해서 이런 행태가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원과 외국 병원을 시간을 두고 차등적으로 같은 조건으로 만들어 경쟁을 하게 한다면 그다리 불합리 할 것 같지 않습니다. 굳이 외국 병원에 혜택이나 특혜를 주거나 제재를 가하는 것 보다는 서비스의 질로서 승부를 한다면 바른 경쟁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은데요
    서비스도 별로 않좋고 의료의 질도 별로 좋지 않은데 같은 돈이면 굳이 외국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지 않나요.. 그리고 외국 병원에서 혹 더 비싼 수가로 진료를 한다면 서비스가 좋다면 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서비스가 우리나라 병원들과 차이가 없다면 가시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업 역시 서비스 업종이라는 사실을 잊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 업종의 생명은 서비스이죠..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 개방을 해서라도 그 경쟁력과 질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수술을 할 때 맹장수술조차 무조건 수술동의서를 받는다면(죽어도 의사책임이 아니라는..)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죠..
    우리나라 의료업계가 다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수 있는 의사분들과 병원들이라면 개방이 된다하더라도 계속 잘할 수 있을꺼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의료업계 역시 그만한 노력과 희생을 감내해 내야 할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게시판에 글쓰시는 분들..
    가부에 대해 토의하기 전에 기본적인 매너를 갖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참여연대 사이트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네티켓이 없으시군요
    온라인일수록 매너를 지켜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셨으면 좋겠습니다.

  7. ㅎㅎㅎㅎㅎㅎ 2004/06/10 07:1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자신없니?,.,
    정말 한심하다

    왜...

    자신없나?..

    부자고 나발이고

    국민은 질좋은 의료서비스를받을 해택이 있다

    당신들말대로

    후진국만 들어오면

    걱정없는거 아닌가?

    뭘그리 걱정하시나?

    한의사들은

    중의사들때문에 떨고있고

    양의사들은

    미국양의사들때문에 떨고있구나

    뭐가 문제인가?

  8. 개방되면
    이득보는 거는 부유층과 의사뿐이다..... 일반인이 이득볼려면 아직 멀었다. 고소득층은 국민의료보험 탈퇴할 것이고 그 부담은 당연히 일반인이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들도 자기들의 수입을 유지하기위해 지금의 의료보험 수가를 올릴 것이다..그것도 일반인이 부담해야할것인데.그돈은 다 어디서 나는가???

  9. 고급의료서비스는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
    고급의료서비스는 서비스에 해당하는 만큼의 고비용을 지불해야 받을수 있는것이다.
    병원들도 고급의료서비스를 통하여 많은 이득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시장개방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최첨단의 의료기구와 고가의 장비를 이용한 진료보다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정한 수준의 처방이 최선의 의료행위이다. 넘치면 모자른 것만 못할 것이다.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병원은 기업화될 것이고, 기업이 고객을 돈으로 생각하듯이 병원도 환자를 얼마짜리인지 계산하여 돈이 안되는 환자는 소홀히 할 것이다. 경제력이 부족한 서민들이 의료양극화에 희생되지 않도록 충분한 대책을 마련한 뒤에 정책을 시행해도 늦지않다.

  10. 푸른솔 2006/03/07 18:3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의료시장개방을 반대한다
    [영리법인 의료기관 도입의 문제점]

    ○ 의료의 공공성 저하
    - 영리법인은 특성상 주주를 대변하여 병원 이익을 최대의 목표로 삼게 될 것이므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필수 의료나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저소득계층 환자의 진료를 기피할 것임

    ○ 의료비용의 상승
    - 영리(추구) 병원은 비영리병원에 비해 이윤을 내기 위하여 비보험분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추가적 의료이용을 유도하는 등 진료비용이 비싸 전반적인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것임

    ○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 영리법인 의료기관 설립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주장도 미국의 경험을 비추어볼 때 전혀 근거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