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민주노동당의 김혜경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단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 나라의 현재는 물론이요 미래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중대발언을 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며, 이것은 건설업계의 압력의 결과가 아니라 대통령의 소신'이라고 말한 것이다.

지금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는 그야말로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국민의 50.3%가 자기 집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아파트는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나 비싸서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다. 빈민의 주거공간을 빼앗아서 중산층의 주거공간으로 만드는 재개발방식 때문에 전국에서 자기의 집을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는 여러 의미를 가진다. 특히 중요한 것은 두가지로 줄일 수 있다. 첫째,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아파트 원가를 줄여서 더 많은 국민들이 더 빠른 시간에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사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보다 아파트 분양원가 연동제가 더 중요하다. 아파트 분양원가에 따라 실제 아파트 분양가를 조절하도록 하는 것이 아파트 분양원가 연동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5.7평(33평형)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연동제를 실행하겠다는 것은 일단 대단히 바람직한 것이라고 하겠다.

둘째,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해서 택지공급과 주택건설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민간업체는 물론이고 공공기업도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폭리를 취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폭리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저런 감사를 통해 잘 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돈 좀 남기는' 차원을 훨씬 넘어섰고, 그 폭리를 '부당하게 쓰지는 않는다'고 자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가 정말로 문제로 삼아야 할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국가 감사를 받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한 것이고, 이윤을 부당하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 '폭리' 자체이다. 토지공사나 주택공사와 같은 국가 기관이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할 수 있는가? 이런 공사를 그냥 둬야 하나? 없애는 것이 좋지 않은가? 그야말로 '지상의 방 한 칸'을 위해 국민의 절반을 넘는 사람들이 인생을 저당잡혀야 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 사회이다. 이것이 과연 좋은 사회인가? 아니,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 이런 사회에서 사람들이 과연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

지금 사람들은 말한다. 아파트를 지었다 하면 무조건 엄청난 돈을 번다고. 심지어 '종이 기업'을 만들어서 아파트가 들어설 택지를 분양받았다가 바로 되파는 것으로도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까지도 벌 수 있다고. 아파트 건설이야말로 '로또'인 것이다. 다만 이 '로또'는 일반 '로또'와 달리 일부 계층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이 일부 계층을 위해 대다수 국민이 그야말로 피와 땀을 흘려 번 돈을 고스란히 가져다 바쳐야 한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모든 아파트에 대해 원가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 이것은 원유값의 등락에 따라 석유값의 등락이 결정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현실을 감안한다면, 주택공사의 아파트만이라도 전면적인 원가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 그것도 정말로 어렵다면, 25.7평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안한 대로 원가연동제를 실시하고, 더 큰 평수에 대해서는 분양원가라고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가 가격이라도 제대로 알고 물건을 사야 하지 않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반대는 한나라당의 분양원가 공개 당론에 대한 반대의 뜻이 담겨 있는 듯하다. 사실 한나라당은 분양가의 하락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다만 분양원가의 공개가 기업의 투명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분양원가의 공개를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소신'은 잘못이다. 먼저 이렇게 중요한 국민적 사안에 대해 '소신'을 들먹인 것 자체가 잘못이다. 이것은 개인적 '소신'의 문제가 아니라 합리적 정책의 문제이다. 대통령의 '소신'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합리적 정책의 차원에서 잘못되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대통령의 '소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사회가 아직도 대통령의 '소신'에 좌우되는 독재 사회인가?

또한 왜 열린우리당이 대통령의 '소신'에 좌우되어야 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기껏해야 한달에 200만원씩 당비를 내는 '수석 당원'일 뿐이다. 대통령의 '소신'을 잘못 읽어서 열린우리당이 잘못된 당론을 제시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소신'과 상관없이 자신이 제시한 당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게 자신의 '소신'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반성해야 한다. 아파트가 엄청나게 늘어났으나 자기 집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이 역설적 결과에 대해 정말로 깊이 반성해야 한다. 물론 이 역설적 결과는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 역설적 결과를 바로잡아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 뿐 아니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비롯한 모든 의원들이 이에 관한 중대한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책임은 역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다. 국정의 수반으로서 정말로 깊이 반성하기를 바란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2004/06/11 10:23 2004/06/1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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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언자 2004/06/11 21:5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노무현 대통령과 이상한 참여연대
    경실련에 비해 참여연대는
    열우당과 노통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왜 그런지...
    그것이 궁금하다.

    참여연대 정책팀 변호사가 오죽하면 민노당으로 갔을까?^^

  2. 너무 하신거 아닙니까?
    불과 딱 1주일이 지났습니까? 밑에 써놓은 교수님 글의 잉크도 아직 마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분양원가공개보다 원가연동제도 더 실효성이 큰 제도라고 나오실수 있는겁니까?
    1주일전에만해도 총선공약이니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던 교수님은 어디로 가신겁니까?
    원가연동제가 어제오늘 갑자기 나온게 아니고 벌써 예전부터 언급되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원가연동제가 좋은 제도라면 진작부터 원가연동제에 대해 선전하고 원가연동제를 주장해야
    하는것 아닙니까?
    분양원가공개를 주장하다가 노무현이 원가연동제를 언급하고 나니 그때서야 갑자기 분양원가공개에서
    원가연동제로 갈아타는 모습, 참 보기에도 낯 뜨겁습니다.

    제목은 그럴듯하게 노무현 대통령의 분양원가공개반대 소신에 대해 비판하는듯 써놓고
    내용은 정부에서 주장하듯이 분양원가공개하지말고 원가연동제하자는말 아닙니까?
    거시적 관점에서 두루뭉실하게 비판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구체적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이 아니라 오히려 선전을 해주고 해명을 해주고 있는듯 한데, 이거 제가 잘못 본겁니까?
    그냥 노무현 정부에서 나눠준 선전 유인물이라고해도 이상하지 않을꺼 같습니다.
    차라리 노무현 대통령의 소신을 지지한다고 말씀하십시요..
    제목과 내용이 이렇게 전혀 따로 놀아서는 안되는거 아닙니까?
    혹시 정치에 뜻을 두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제가 장담하건데 분명 대성할 기질을 타고 나신듯 합니다.

    참!!! 참여연대를 많이 좋아하고 우리나라 사회에 참여연대같은 시민단체가 있다는것에
    자부심도 느꼈던 시절이 있습니다.
    요사이 참 비참한 기분이군요..

  3. 아무래도 제목이 잘못된것 같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짐작이 갑니다... 갑자기 참여연대가 분양원가공개에서 원가연동제로 급선회한 이유를...
    원가공개야 전국민 대다수가 원하며 중간에 어떤 불순한것도 낄수 있다는점에서 투명하게 아파트가격이 책정될수 있지만 지금까지 뒤로 수없이 주고받았던 검은돈을 이제는 정치권, 공무원들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이나 현 정권이 반대한다고 생각했는데 참여연대는 돈도 안나올건데 왜 원가공개쪽이 아닌 원가연동제 인가? 참 의문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명확해 지는것 같네요... 역쉬 참여연대도 이익단체란것을...
    참여연대가 주장하는 원가연동제란 시민단체등 전문가(?)란 이름을 단 사람들이 모여서 적정 가격을 책정하자는거 아닙니까? 그럼 그과정에서 당연히 참여연대의 파워(?)도 높아질것이고... 중요한 정책결정의 한가운데 있을수 있으니... 그죠?

    좀 솔직해 지십시오... 겉으로는 국민들을 위하는양 말하는 모습 역겹습니다.
    현정부와 여당도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말바꾸기를 하던데 당신네들도 똑같습니다.

    국민들은 바보라서 우리가 이끌어줘야한다는 영웅주의에 젖은 모습 정말 보기 안타깝습니다...

    초심을 잊지말자는 말은 참여연대가 새겨들어야 할 말인것 같습니다...
    정치권을 비판하기 전에 당신들 스스로부터 되돌아보십시오...

  4. 열받은 국민 2004/06/13 08:4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홍성태 교수도 혹시 놈현이 불러줄까하고 밑구멍 빨기 시작한거 아닐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저번 안국동 창에 쓴 기사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원가 공개 보다 원가 연동제가 났다구?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가 보지
    혹시 이렇게 놈현에게 노비어천가를 날리다 보면
    당신을 불러 싹스핀 요리 대접하구 한자리 줄까하구
    기대하는거 아니우? 지난 참여연대를 지나간 많은
    변절자들가 다름없이....
    역시나 참여연대는 자기가 가진 지식을 이용하여
    시민을 사칭하여 정권에 아부하여 한단계 높은 곳을
    지향하는 싸구리 위정 지식 집단임을 다시한번
    만천하에 드러내는 짓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없으니...

    열심히 노비어천가를 불러보슈
    혹시 놈현이 당신을 불러 싹스핀 요리 주고 노래방 틀어주구
    한 자리 줄지도 모르니?

  5. 미제스 2004/06/14 21:3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원가공개제는 제도로 성립될 수 없다!
    사례1. A기업이 아파트부지를 평당 1만원에 구입하였다. B기업이 1년지난후 위 A기업의 부지 옆 땅을 평당 2만원에 구입하였다. A, B기업은 같은 시기에 아파트 분양에 착수하였는데 당시 위 부지들의 가격은 모두 평당 2.5원이 되었다. 원가공개제도가 도입되어 땅값을 공개하여야 할 시점에 인근의 토지가격은 평당 3만원이 되었다.

    무엇이 원가인가? A기업이 B기업에 비하여 2배의 폭리를 얻은 것인가? A, B기업의 부지매입가격은 '장부가'일 수는 있어도 원가는 아니다.

    사례2. A기업은 100가구를 분양하여 전부 초기에 분양되었다. 그런데 B기업은 70가구만 초기분양되고 나머지가 모두 분양되는데 1년이 걸렸다. 그러면 B기업의 기존 분양아파트의 원가는 당연히 상승한다. 나머지 30가구에서 발생한 비용증가를 전가받기 때문에 ....즉, 원가라는 것은 조건에 따라 변한다.

    사례3. 공기업의 경우만 공개하자는 경우,,,그러면 공기업 공급아파트의 가격은 아파트의 시장가격을 하회할 것이다. 공기업 공급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앉은 자리에서 횡재를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가 구입한 가격에 관계없이 인근 민영아파트의 시장가격에 매각할 것이므로,,,누구에게 그 횡재를 안겨줄 것인가? 결국 로비와 뇌물과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할 것이다.

    아파트가격은 공급업자들이 높은 가격에 팔겠다고 해서 그렇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급업자들을 조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 놈들이 많은 돈을 벌어서 배가 아플 수는 있지만 원가를 공개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아파트들이 투기대상이 되지 않게 하는 것,,,그래서 시장가격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어렵지만 이것이 올바른 길이다..


  6. 맑은미래 2004/06/16 10:0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나도 탈퇴할래!!
    아래 글을 읽는 순간..내가 한달에 1만원밖에 안되는 돈이지만..아깝다는 생각이 너무나 크게 든다..
    나도 탈퇴해야 겠다..그돈으로 우리 애들 수박이나 한통 사다 줘야겠다..

  7. 미래소년 2004/06/16 16:4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는 수도이전에 관해 왜 아무런 반응도?????
    정당들 못지 않게 여러 문제에 대해, 심지어 정치적 문제까지도
    목소리를 높히던 참여연대가 국민 모두의 관심사이자 이해당사자인
    행정수도 건설 또는 천도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원래부터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젠 참여연대의 글을 보면 마치 관보를 보는듯하다.

    행정수도에 대해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일에 꼭 끼는 집단이
    빠져서 그 이야가 궁금해서 한글 써보는것이고,
    마지막으로 참여연대에게 하고싶은 말은 "법은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