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등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



작년 전체 콩 수입량의 과반수이상이 유전자 변형콩으로 추정되는 상황으로 유전자조작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날로 심각해져 가는 가운데 10월 26일(목) 전경련회관에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LMO(Living Modified Organisms) :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 유전자 조작식품)중 살아있는 종자, 미생물 등만을 의미하며 가공식품이나 의약품은 포함되지 않는다)의 국가간이동등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가 있었다.

이 법안은 92년 리우 환경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을 채택한 우리나라가 올 초 그 부속의정서인 '생명공학안전성 의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의정서의 국내이행을 위해 산자부 주도 하에 준비해온 것이다. 하지만 공청회과정에서 드러난 이번 법안은 결함 투성이 였다.

한편, 그동안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지적해온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녹색연합 등 1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 회원 10여명은 '육성에만 관심있는 산업자원부가 생명의 안전성을 제대로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산업자원부의 GMO(유전자조작식품)법안을 반대한다'라는 피켓을 들고 공청회 내내 3시간여동안 침묵시위를 벌였다. 한때 이 들을 주최측에서 입장을 저지하는 바람에 3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였다.

생명공학안전성 의정서의 정신간과

생명공학안정성 의정서(이하 의정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수출입, 연구, 유통 과정에서 인간의 건강 및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미칠 위해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목적아래 공공의 참여를 명확하게 보장하고 있다.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엄청난 잠재적 파괴력을 고려할 때 의사결정과정에서 공공의 참여 및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의정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월 정기국회상정을 목표로 한 법안의 공청회를 10월 26일에 열면서 그나마 당초 한 명의 시민대표 섭외도 없이 일주일전에 통보하여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지금까지의 이러한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법안 어디에도 공공참여를 보장하는 문구가 없으며 전문가초빙문구는 어용전문가초빙의 가능성을, 공공교육에 대한 언급은 일방적 홍보성교육이 되고 말 가능성이 짙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보장없이 지적재산권을 들어 정보보호만을 다루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주관 부서부터가 잘못 설정된 법안

의정서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이동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목적은 통상의 편리가 아니라 환경과 안전이다. 그런데도 생명공학산업의 육성 및 무역을 담당하는 산자부가 규제까지 담당한다면 안전관리가 등한시될 것이 뻔하다.

안전은 환경부 내지는 독립 부서에서 다루고 산자부는 수출입관련업무, 과기부는 연구, 실험관련업무, 농림부는 농업관련업무, 보건복지부는 식품관련업무, 해양수산부는 수산자원관련업무를 병렬적으로 맡아보는 것이 세계적 추세일뿐더러 가장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자부가 유전자변형생물체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심사한다면 세계적으로 신뢰를 얻지 못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수출 등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다.

또한 중요사항의 심의, 의결기구인 '바이오안정성위원회'가 국무총리산하기관으로써 산업육성을 위한 '생명공학육성위원회'가 대통령직속기구로 예정된 것과 형평이 맞지 않을 뿐더러 중요사항의 기준이 모호하고 산자부장관 재량의 광범위한 설정 및 민간 참여가 보장되지 않아 자칫 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

기본 틀을 잘못 세운 상태에서 세부보완이란 본말전도

생명공학연구소의 추정에 의하면 99년 국내에 수입된 콩의 55%, 옥수수 31.4%가 유전자변형생물체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관련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하지만 국민개개인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사안이니 만큼 준비가 미흡하다면 일시적으로 유전자변형생물체에 대한 수출입 및 생산을 중단시키고 논의를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어 보였다. 정부관계자들은 당장 시급한 법안이니 먼저 발효시키고 나서 이후 세부시행령을 통해 보완해나가면 된다고 했지만 잘못된 기본골격을 공표 해 놓은 상태에서 세부조정을 통해 바로잡기란 어려울 것이다.

공공참여를 통해 법안의 기초부터 새로 짜야

고부가가치의 생명공학산업이 발전되지 못한 상태에서 선진국의 규제기준을 그대로 도입하다가는 더욱 낙후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대부분 법안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과학적 호기심, 이윤추구, 국가경쟁력이라는 이름 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국민여론과는 무관하게 먼저 진행되고 마는 상황들이 너무나 위험해 보이고 불안을 증폭시키는 자리였다. 하루빨리 공공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주관 부서에 대한 심각한 재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박주연
2000/10/26 00:00 2000/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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