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가 온몸으로 절규한다. 죽고 싶지 않다고, 살고 싶다고, 그러니 한국군은 여기, 여기, 여기에서 떠나라고. 그러나 김선일씨는 결국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그 억울한 죽음 앞에서 우리의 가슴은 한없이 미어진다.



이라크의 테러집단은 24시간의 말미를 주었다. 정부는 김선일씨를 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가 하고자 했던 모든 노력에 정작 김선일씨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빠져 있었다. 오히려 정부는 테러집단의 협박에 굴복할 수는 없다며 추가파병의 뜻을 더욱 강력하게 밝혔다. 결국 김선일씨는 살해되고 말았다.



김선일씨를 죽인 것은 이라크의 테러집단이다. 그러나 이라크의 테러집단으로 하여금 그를 죽이도록 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이다. 이 나라의 정부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이라크의 테러집단은 미군이 밥먹듯이 저지르는 살상행위에 맞서서 극단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협상을 거부한 정부가 김선일씨를 죽게 만든 것이다.



이라크의 테러집단은 이렇게 말했다. 24시간의 시한을 줬는데도 너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속임수와 사기는 통하지 않는다, 이 사람은 이제 죽을 것이다, 너희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다. 분노한 이라크의 테러집단은 결국 김선일씨를 끔찍하게 살해했다. 20여일 간의 고통과 공포가 결국 잔인한 죽음으로 끝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진 한 아랍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김선일씨를 죽인 이라크의 테러집단이 요구한 것은 추가파병의 철회가 아니라 그 유보나 재고의 뜻을 밝히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강경하기만 했다. 심지어 한 사람이 납치되었다고 해서 파병을 철회할 수는 없다는 식의 말이 공공연히 들려오기도 했다. 그가 곧 죽을 처지에 놓였으며, 그래서 그토록 애타게 살려달라고 절규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2004년 6월 24일에 방영된 한국방송공사의 '추적 60분'에서 외국어대 중동연구소의 한 교수는 정부가 과연 김선일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는가와 관련해서 중요한 증언을 했다. 그에 따르면 이라크로 날아간 정부 대표단은 시종 강경한 입장만을 보였다. 이라크의 신문들은 '한국은 인질단체의 요구를 거부했다', '한국의 추가파병 결정은 변함없다'는 대표단의 주장을 큰 제목으로 뽑았다. 죽이려면 죽이라는 것이 정부의 태도였던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는 정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 정부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그렇게 해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스스로 버렸다. 납치에서 죽음에 이르는 전과정이 온통 의혹으로 얼룩져있지만, 이 정부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국민을 저버렸다는 것은 너무도 명확하다. 이 정부는 비정한 것이 아니라 무도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는 행위는 반인륜적 행위'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고한 민간인을 죽음으로 내몬 행위'는 무엇일까? 그것도 역시 '반인륜적 행위'이다. 이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그런 반인륜적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 정부의 수장인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그런 반인륜적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파병은 복구와 재건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테러집단은 '너희 군대는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군을 위해서 이곳에 왔다'고 주장했다. 부시가 이라크의 석유를 빼앗기 위한 침략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면 애시당초 '복구와 재건'은 필요없었다. 아무리 '복구와 재건'을 내걸어도 이라크 파병은 부시의 침략전쟁을 돕는 것이다. '복구와 재건'은 반인륜적 침략전쟁의 부산물일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테러에 굳게 맞설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다짐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국민이 납치된다고 해도 정부의 파병정책은 바뀌지 않는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눈먼 의지 때문에 이미 한 사람의 무고한 국민이 끔찍한 죽음으로 내몰렸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무고한 국민들이 죽어야 하는가?



비실세 정치인이었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은 까닭은 개혁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탄핵반대의 촛불이 온나라를 뒤덮었던 까닭도 역시 개혁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이루어야 하는 역사적 책임을 안고 있다. 그러나 그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거꾸로 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무도한 배신이 김선일씨의 끔찍한 죽음을 낳았다. 이제 다시금 개혁을 열망하는 촛불이 온나라를 뒤덮을 것이다.



다수의 국민이 '파병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 김선일씨는 이라크에서 부시와 럼스펠드가 벌인 야만의 행위에 넌덜머리를 냈다. 이 때문에도 그는 이라크를 떠나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했다. 정부는 미친 짓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홍성태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상지대 교수)
2004/06/24 10:20 2004/06/24 10:2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PSPD/trackback/1167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강태혁 2004/06/24 19: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교수님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교수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제 소견으로는
    먼저 정부가 이라크에서 민간인들은 돼도록, 철수하라고 하지않았나요?
    만약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을 경우는 정부 잘못이긴 하지만,
    어쨋거나 전쟁터에서 뭔가를 벌어들이려 간 사람의 잘못들도 크다고 봅니다
    이미 그분들은 목숨은 걸고 그곳에 있었으리라 생각 돼는데.......
    그분 부모님께서도 자식을 잃은 슬픔에 오열을 터트리는 것은 이해가 돼지만
    그분들도 어느정도 위험은 감수하고 있었던것 아닙니까?
    고인앞에서 이런 예를 들어도 될까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독도문제로 심각한데
    우리나라사람을 잡아가서 인질삼고, 독도 내놔라 하면 줄겁니까?
    그 분들 심정도 이해하지만... 무조건 정부탓입니까?
    정부잘못도 있지만....정부 탓만하는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정부 잘못은 이런일을 당하고도 ....그저 한다는 소리가 "엄중히 대처"란 쓸데없는 소리나하는, 힘이 없는것 아닙니까?
    차라리 "이라크를 쓸어버리자"라고 하는것이 낫지않을까요?
    천연자원이없으면 그런데라도 가서 몸으로 때워 외화 벌이라도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교수님은 차 않타고 다니십니까?
    예비군 훈련장에서 병사들에게 들은 얘긴데... 파병에 병사,장교,하사관 뿐만아니라 군무원에 퇴역한 예비군 중대장들까지 서로 신청서를 냈다고 하더군요.... 한 예비군 중대장은 자기는 나이때문에 퇴짜를 맞아서 푸념을 하더라니까요........
    어쨋거나 희생양이된 그분께는 명복이라도 빌겠지만.....파병을 하건, 안하건 다 나라가 힘이 없어서 그런것 아닐까요?
    시민연대, 농민회, 각종 노조들, 그리고 노동당.....님들
    쪽수만 많으서 떼쓰는것 이젠 지겹군요.....
    좀....한목소리좀 냅시다!!
    제가 보기엔 그분들도 정치판에서 놀아볼양으로... 양에 탈을 쓴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ㅋㅋ
    이 말에 부정하신다면. 제발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시는 분들만 나서 주시길,
    교수님께서 권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고인의 빈소에 한나라당 박근혜대표는 왔는데 노통은 안왔다고 떠들어 대는데.... 당대표와 노통이 같습니까?
    자국민이 억울하게 죽은것이 억울하긴 하지만, 이런경우도, 일개 나라 대통령이 안왔다고 비난 받을 일입니까?
    이런일로 비난하는 그런 무리들도 정치권에서 정쟁거리로 쓸데없이 떠들지 말고 진정으로 나라걱정과 힘있는 나라 만들사람만 국회에나가 일좀 하게끔
    좀 시민연대께서 도와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2. 김진솔 2004/06/28 01:4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국민을 죽음으로 내몬 정부
    며칠전, 듣게 된 김선일씨의 소식!!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보니 김선일씨에 대한 내용이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각종 매체에서는 희망적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구여...
    그래서 저는 당연히 살아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희생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왜 살려주지 못했나요?
    한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무엇을 해 줄수 있는 겁니까?
    하는 일 없이 나라돈만 받아먹고 국민을 지켜줘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는 당신들만 존재한다면 이나라가 있을 수 있을까요?
    나라돈을 먹었으면 제 배채우기 보다 국민들의 배를 채워주기바랍니다.
    김선일씨를 죽인건 바로 정부라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십시오.
    미국이 무서워 철수도 못하고 왜 항상 미국에게 휘둘리는지...
    우리는 미국의 눈치나 보고 그 아래서 살살기면서 사는 그런 존재가 되선 안됩니다.
    정부는 제 2의 김선일씨가 나오지 않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길 바랍니다.

    김선일 아저씨 전쟁과피,죽음,비명소리가 존재하지 않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길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 장희진 2004/06/29 23:2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故김선일씨의 명복을 빌며...
    신문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생면부지의 그를 처음 접한 모습은 살려달라는 처절한 외침과 몸부림이었다.
    고작 24시간의 여유라는 말을 들었을 땐 이해가 되질 않았다. 겨우 24시간이라니. 하루동안에 한 생명이 오락가락하게 된다니. 하지만 곧 진실은 밝혀졌다. 그가 고통속에 몸부림친지 약 20여일이었다.
    그간 우리정부는 무얼 했을까? 정부 뿐만이 아니라 외교부,국가정보원 등 도대체 국가의 수뇌부라 불리는 그들은 무얼했던가! 정부란 굳이 말하자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곳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철저히 져버렸다. 게다가 오히려 잘못이 없다고 내빼지 않는가! 적반하장이다.
    따져본다면, 과연 이라크파병이 최선이었을까? 평화친선도모가 목적이었다면, 파병이 아닌 순수하게 봉사단체라든지, 그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았다. 하지만 정부는 파병만을 고집했고, 국가의 한 청년이 죽음앞에서 몸부림치는데도 다수를 위해 한 생명을 져버렸다.
    지금 우리 정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나싶다. 요새 새 국무총리 임명이라든지 새내각을 설정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그게 지금일까? 굳이 지금 해야할 중요한 사명일까? 정부는 우선 눈앞에 떨어진 폭탄부터 해결해야한다. 그리고 현 외교부 장관은 장관된 자로서 해야할 말이 따로 있는것이다. 국민이 알아서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니... 물론 우리나라 여건상 각국에 퍼져있는 국민들을 돌보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지금,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필요한 현안을 내놓지는 못할망정 국민탓이나 하고 있다니!
    이번 김선일씨의 죽음은 어쩌면 예견된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앞서 있었던 총격살, 피랍사건 등 오늘의 일을 예고해 준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기를 부리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故김선일씨의 절규, 그곳에서의 두려움을 생각한다면 내가 당한 일이 아닌데도 온몸에서 선율이 찌릿찌릿하다. 그만큼 충격은 컸다. 동족으로서 그런 죽음을 당한 고인을 위로하지는 못할 망정 그의 죽음을 볼거리라는 식으로 동영상을 유포하고 보는 행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그를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제 2의 김선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각성 또 각성해야 할것이다.

  4. 노무핸 2004/07/09 17:0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지구상에 유일한 미국의종(딸랑 딸랑 딸랑이)
    죽음의 문턱의 순간에 살려달라고 절규하던 선일씨. 대통령이 그것을 보고 TV 에서 우리국민을 살리기위해 철군한다고 했다면 선일씨는 살아돌아 왔을것이고 노똥은 국민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대통령으로 자릴잡았을 것이다. 대통령의 첫임무를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을 보호....것이라고 분명 선서를 했는데도 미국의 눈치를 본다고 자기나라의 죄없고 선량한 국민을 죽게 만들었다.그러고도 잘못한것없는양 얼굴을 빠빠다이들고 dogal sound(개소리)를 해쌌는다.일본을 보라.자기나랑ㅢ 인질을 살리기위해 자위대를 철수하고 인질을 석방시키는. 우리똥령은 별명데로 통장이가?노는 꼴이 통장도 못하겠다. 노똥의 아들이 인질로 잡혀 얼굴을가리고 칼이목에 닿일 순간에있어도 그잘난 얼굴들고 TV에나와 파병하겠다고 말하겠나? 선일씨가 당신아들만 못한게 뭐냐?왜 잠시 한국군을 철수하여 선일씨를 못살리나? 일본같이. 나라를 다스리는 정책도 실망. 국민을 사랑하고 아끼는데는 더더더욱 실망이다.과연 이사람이 대통령 자격이있나?하는 생각을 안할수없다.是日也 放聲大哭이다. 선일씨.당신을 죽게만든 대통령과 그똥령을 뽑은 뇌가죽은 뇌사모를 원망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