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는 국민 모두가 보다 잘 살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선택한 나라살림의 운영방식이다. 그러나 최근에 재계, 정계 그리고 경제관료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시장경제에 대한 논쟁은 마치 시장경제 그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 국민들이 보다 잘 살기 위해서는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다수의 국민들이 보다 잘사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경제적 강자들의 기득권을 확대 재생산하는 결과만을 가져온다면 국민들은 시장경제를 버리고 대안적 경제체제를 찾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시장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 중요하다.

시장경제는 경쟁을 통해서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을 달성한다. 경쟁의 동기는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적 속성에 기인한다. 국민 각자는 모두가 함께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잘 살기 위해서 경쟁을 한다.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한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수단으로 시장경제를 선택한 것이지만 개개인은 이기적인 동기로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경제는 개인과 공동의 목적이 서로 상반되는 모순을 갖는 것이 그 본질이다. 그래서 시장경제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소임이 중요하다.

시장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경쟁을 유도하는 시장체제를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시장질서을 세우는 것이며 셋째는 경쟁의 결과로 얻어진 성과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시장경제의 논쟁은 세 가지 국가의 역할 중에서 논쟁의 주체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시장경제를 왜곡하고 있다. 경쟁에서의 강자의 위치를 확보한 재벌들은 경쟁 촉진을 주장하면서 공정경쟁이나 분배를 말하는 것은 반시장적이라고 매도한다. 정치권은 인기 영합의 수단으로 그리고 일부 노동계는 이기적 동기에서 분배를 주장하면서 분배의 전제가 되는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경쟁을 훼손하는 모순된 주장을 한다. 경제 관료들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부처 이기적인 관점에서 경쟁촉진과 공정경쟁 사이에서 줄타기 곡예를 하며 분배에 대해서는 말하는 것은 금기시한다. 모두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 선택적으로 시장경제를 왜곡하고 있다.

경쟁은 원천적으로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서로 다른 능력이 주어진 천부적인 차이는 물론이고, 물려받는 재산과 환경의 차이로 인하여 출발선에서부터 불공정한 경쟁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은 창의력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성공을 가져다주는 체제이다. 그래서 출발선이 다를지라도 노력과 능력에 따라서 성공의 기회가 제공되도록 보장하기 위해서 공정경쟁이 중요하다. 경쟁은 또한 분배의 공평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경쟁의 결과는 경쟁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지 승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경쟁의 결과가 승자에 의해서 독점된다면 국민들은 경쟁에의 참여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쟁에 참여한 모두에게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주는 삶의 기본이다. 입고, 먹고 그리고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다. 인간적인 최소한의 삶의 터전으로서 주거의 규모를 국민주택이라고 부른다. 국민주택 분양가 공개로 촉발된 최근의 재계, 정치권, 경제관료들 사이의 시장경제 논쟁은 오히려 시장경제를 왜곡하고 있다. 국민주택 시장에서 경쟁이 공정성과 공평성을 담보하지 못하여 다수의 국민들이 고통 받는 시장 실패의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최소한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분양가 공개가 아니라 국가가 국민주택 전부 떠맡아서 건설을 한다고 해도 이는 반시장적일 수 없다. 경쟁지상주의적 논리만을 앞세우고 공정경쟁과 균형적인 분배를 위한 규제를 반시장적인 것으로 매도하는 주장이야말로 오히려 국민 다수로 하여금 시장경제 그 자체를 거부하게 하는 위험한 반시장경제적인 왜곡이다.
장하성(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2004/07/28 10:32 2004/07/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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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장논리와 시장주도로 나아가려면,
    신자유주의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우리사회에는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나 제도가 시장친화적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기준을 자본친화적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으로 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장친화적이라는 것은 시장에 참여하는 독립적이고 대등한 거래관계에 있는 당사자 모두에게 친화적이어야 합니다.

    시장논리라는 것은 경제주체가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집합이 있습니다. 선택의 결과가 불확실할 수도 있고 자명할 수도 있지만 어떤 선택을 하면 다른 것을 포기한다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먼저 상품시장에서 상품을 공급하는 기업과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는 각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합니다. 노동시장에서도 노동력을 고용하는 고용주와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동자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하구요. 그리고 자본시장에서도 자본의 수요자와 공급자는 자신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거래상대방이 신의와 성실의 자세로 대하여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자기선택에 대한 책임의 원칙이 우리사회에서는 아직도 회피되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명확히 세우기위한 제도와 시장규율이 세워져야 합니다.

    20세기는 우리에게 기회집합이 제한된 어려웠던 시기였고 이제는 조금 확장될 수 있는 21세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회집합내에서 선택하는 것입니다.
    기회집합 밖에 있는 것을 선택하면 망하는 겁니다. 국책사업 하나하나에 모두가 발목을 잡고 늘어지면 한걸음도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과거 정부가 기업의 위험을 모두 떠안아 가던 시대에서 이제는 시장주도의 경쟁적 시장체제로 나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역사에서 진보라는 것은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정부가 노사관계에서 일방적으로 기업의 편에 섰지만, 이제는 노사가 직접 해결하도록 한발 물러서 있지만 기업주도 노동자도 그리고 국민들도 정부가 안나선다고 뭐라 합니다. 국민들도 조금 불편하더라도 정부가 노사분쟁에 한발 물러서 있고 노사 양자가 문제를 풀어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른 아침에 농수산물 경매시장을 가보시면 좋은 물건을 싸게 사려는 경매인들이 일반인들이 알아들을수 없이 빠른 말로 10분이면 2~30건의 물건을 거래시킵니다. 파는 사람들은 제일 높은 가격을 써내는 사람에게 물건을 팔구요. 쌍방이 더 좋아질 수 없다는 면에서 효율적이죠. 만약, 경매인들이 담합을 하거나 매점매석을 한다면 어떨까요?

    담합을 했다면 산지출하한 농어민은 헐값에 팔아 고생한 보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매점매석을 한다면 소비자는 더 비싼값에 그 물건을 사야 합니다.

    모든 시장은 경쟁적이어야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우리경제의 대기업은 내수시장에서 대부분 독과점입니다. 그 이유는 대기업의 생산용량으로 충분히 내수시장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출을 하고 해외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수출만 하고 수입은 못하겠다구 하면 어느나라가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하겠습니까?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연300만대의 수출이 전망됩니다. 그런데 일본과 FTA체결에는 난색을 표합니다. 우리가 무역적자를 보는 일본과 당장 FTA를 체결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요 순수출국인 중국과 미국과는 우선적으로 FTA를 추진해야 합니다. 북미시장의 교두보인 멕시코와 먼저 FTA를 체결할 수도 있습니다.

    개방을 확대해야하는 이유는 우리경제의 대부분 산업에서 대기업이 내수시장에서 만큼은 독과점적 지위를 향유하기 때문에 경쟁유인이 없기 때문이죠. 소비자는 더 비싸게 사야하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 소비하죠.

    거의 대부분의 농수산물이 개방되어 있습니다. 쌀개방도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그리고 제한적이지만, 외국인 노동자들도 개방되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개방화로 경쟁이 안되는 부문에서 국내산업은 기반이 해체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선택의 기회비용입니다.

    그러나 선별적으로 점진적으로 개방화의 흐름은 계속될 것입니다. 중국도 러시아도 그리고 북한도 개방화로 나가려고 있습니다. 왜? 고립되서 살 수 없기 때문이죠. 이게 우리경제의 제약요인이고 기회집합입니다.

    우리는 현재 기회집합내에서, 체제내에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기회집합 밖에 있는 것 소득이 100만원인데 300만원짜리 핸드백을 사는 것은 빚을 낼 수 밖에 없겠죠. 마찬가지로 체제밖의 선택을 한다면 잘되야 로빈훗과 같은 의적수준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다른 체제가 있다면 모를까?)

    사회경제는 발전하지 퇴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용불량자도, 가계부채도, 그리고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소상공인도 자기 스스로가 이 역경을 딛고 일어서고 있습니다. 정부가 부양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아무리 부양한다구 문제가 풀리는 것이 아니죠. 한사람씩 역경을 딛고 일어서면서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가 풀려가는겁니다.

    DJ정부도 제한된 기회집합내에서 나름대로 해본겁니다. 현 정부도 그 역사적 유산을 기회집합으로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 겁니다. 정부보다도 사회자체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다들 내 생각대로 안된다고 뒤집을려고 한다면 어떻게 한발짝을 나아가겠습니까?

    그리고, 성장과 분배에 우선순위에 대한 이슈화는 당면한 우리사회의 개혁요구를 회피하려는 것입니다. 진보를 주창하는 세력들도 성장과 분배의 이슈화에 휘말릴 필요가 없습니다. 공공부문/금융부문/기업부문/노동부문 등 각 부문의 구조개혁이 계속 진행형입니다. 진척이 있었지만 개혁을 계속 더 해나아가야 합니다.

  2. 이윤찬 2004/08/05 01:3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시원한 논평 잘 읽었습니다.
    정말 시정경제에 대해 알기쉽게 잘 설명해 놓으신것 같습니다. 수정자본주의의 내용도 담고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어느정도의 밑그림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제 생각과 많이 비슷한 부분도 많네요. ^^;

  3. 규제, 규제, 규제...
    결국 또하나의 규제를 말하는 겁니까?
    규제, 또 규제, 대체 당신은 시장경제가 정부의 규제로 시장경제 다울 수 있다고 보시오?
    지금까지의 정부규제는 모두 기업을 발목을 잡아오고 시장경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어왔는데 앞으로 그렇지 않은 규제가 나올거라 확신하는 이유가 뭡니까?
    남이하면 불공정한 규제 내가하면 공평한규제가 될거라는 착각은 버리시오. 진정한 시장경제는 작은 정부에서 이뤄낼 수 있습니다.
    저는 교수님께서 밑바닥에 깔고 있는 사상이 의심스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