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국민연금기금 '관치' 막아야
칼럼과 기고 :
2004/08/17 15:22
기금관기기본법 제3조 제3항 삭제와 관련하여 국회 의원들이 무슨 건수라도 잡은 듯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 조항이 삭제되면 종전에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던 주식 및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제한 없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 법률개정안은 최소한 국민연금기금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개정안이다. 국민연금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동법의 예외조항을 이용하여 주식 등 위험자산에 실질적인 제한 없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기금관리기본법 제3조 제3항 단서조항에 따르면 “…기금의 설치목적과 공익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기금운용계획에 반영된 경우에는…” 주식과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는 기금관리기본법중개정법률안보다 휠씬 중요한 개정벌률안이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그것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국민연금법중개정법률안 제5조, 제83조, 그리고 제84조이다. 동 개정법률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그 동안 기금운용의 최고의사결정기구였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구성원을 21명에서 9명으로 대폭 줄이고 그 중 2명(위원장과 상임위원 1인)은 상근위원으로 한다. 또한, 위원장을 민간인 출신 중에서 선임하고 정부위원 수도 줄여 3명으로 제한하는 한편 민간위원은 경제∙금융 또는 복지전문가 중에서 선임한다. 둘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와는 별도로 국민연금정책협의회를 신설하여 국민연금기금운용의 기본정책방향을 협의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민간위원후보를 최종 심의하여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셋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그 산하에 분야별 전문위원회와 사무국을 둔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개정법률안이다. 오히려 위원 수 감소, 상근위원 선임, 정부위원 수 제한, 민간위원장 선임 등 그 지배구조가 개선된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정법률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고, 법률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국민연금이 급속도로 관치 또는 관료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먼저, 국민연금정책협의회의 신설을 크게 우려한다. 동 협의회는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民∙官의 비율이 4대6이고, 4명의 민간위원들도 모두 官에서 지명하거나 추천된다. 구체적인 구성을 보면 의장은 국무총리가 되고, 부의장은 재정경제부장관이 되며, 간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이 된다. 그 밖에 기회예산처장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국무총리가 지명하는 경제∙금융 및 복지관계전문가 각 1인이 포함된다. 특히, 연금정책협의회 당연직 위원에 정치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와 같이 구성된 위원회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에 관해서 정책협의권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민간위원후보(위원장 포함)에 대한 추천권을 독점하고 있다는데 있다.
국민연금기금이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되거나 연금가입자들의 이익과 무관한 정책목표 달성수단으로 전락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금운용의 기본정책방향이 정권 또는 관료집단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에서 최종 수립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 개편안은 정권과 관료집단을 대변하는 연금정책협의회가 정책협의권을 통해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수립하는 중장기투자정책(investment policy)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정부위원 수를 줄이고 민간위원장을 선임하는 개선안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된다.
연금정책협의회와 관련하여 또 한가지 우려되는 사항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민간위원 6명(위원장 및 상임위원 1인 포함)에 대한 후보심의 및 최종추천권을 연금정책협의회가 독점적으로 행사한다는 것이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인의 경우 먼저 民∙官 동수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일정배수로 후보자들이 추천되지만, 이렇게 추천된 후보들의 적격여부를 심의하여 최종 단일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것은 연금정책협의회이다. 民∙官 동수위원회에는 재정경제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기획예산처장관, 국무조정실장 및 근로자단체∙사용자단체∙지역가입단체∙시민단체 대표가 포함된다. 다른 민간위원후보 추천의 경우도 유사한 절차를 거친다. 즉 일정배수의 후보들은 근로자단체∙사용자단체∙지역가입단체∙시민단체 대표가 포함된 위원회에서 추천되지만, 이렇게 추천된 후보들의 적격여부를 심의하여 최종 단일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것은 연금정책협의회이다.
정부 개정법률안 내용 중 또 한가지 우려되는 사항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신설되는 각 분야별 전문위원회와 사무국이다. 이는 자칫 국민연금기금의 조직을 옥상옥의 구조로 만들어 그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운용위원회를 관료화시킬 가능성도 매우 농후하다. World Bank 등으로부터 그 지배구조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캐나다, 뉴질랜드, 아일랜드의 공적연금기금들은 매우 단순∙명료한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금운용의 목표, 위험허용한도, 전략적 자산배분 등 중장기투자정책을 결정하고 이에 대해 책임지는 이사회가 있고 그 밑에 바로 기금운용본부에 해당하는 투자조직이 있다. 이사회 밑에 투자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각종 하부위원회가 있지만 모두 이사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별도의 전문위원회를 두지 않는다. 또한, 기금운용본부가 이사회의 사무국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사무국도 두지 않는다.
개정법률안을 제출한 정부는 전문위원회와 사무국 신설의 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논거가 매우 빈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전문위원회를 별도로 둔다는 것은 결국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업무에 전념하지 못할 위원들로만 구성할 것임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개정법률안이 전문위원회를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라 집행기구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전문위원회는 운용위원회에 상정할 의안을 사전 검토할 뿐만 아니라 운용위원회로부터 위임 받은 사항을 “처리”하는 집행기구다.
그러나, 전문위원회보다 더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무국의 신설이다. 사무국을 두는 대외적인 명분은 다음과 같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주요 업무인 중장기투자정책 수립, 기금운용의 성과평가, 그리고 기금운용에 대한 감사는 모두 기금운용본부 이해관계 사안이고 이들 사안은 기금운용본부가 철저히 배제된 가운데 이루어져야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기금운용본부의 도움 없이 직접 중장기투자정책을 수립하고, 기금운용의 성과를 평가하며 기금운용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려면 업무가 너무 과중해지기 때문에 이를 담당할 사무국의 신설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매우 그럴 듯해 보이는 명분이지만 사실은 자산운용업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다. 중장기투자정책은 기금운용본부에서 작성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이를 검토하여 승인하거나 수정을 요구하면 되지 스스로 작성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운용성과 평가에 있어서도 보관기관(custodian)으로부터 건네 받은 기초자료를 토대로 내부 또는 외부평가기관이 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이를 검토하여 승인하든지 재검토를 요구하면 된다. 감사업무도 실제감사는 기금운용본부내부에 설치된 내부감사부서와 준법감시인이 수행토록 하고 이들이 기금운용위원회에 책임을 지도록 조직을 설계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운용본부 관계사안에 대한 “의결”은 기금운용본부를 배제한 가운데서 해야 되겠지만 “의안과 그 기초자료”는 전혀 스스로 작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설사 “의안과 그 기초자료” 작성단계에서부터 기금운용본부를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더라도 사무국의 신설은 得보다는 失이 많다. 먼저, 사무국을 신설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기금운용본부를 감시/견제하는 것인데 사무국 자체는 누가 감시/견제한단 말인가? 주요 의사결정을 기금운용본부 뿐만 아니라 사무국에서도 한다면 사무국도 결코 내부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인데 사무국을 감시/견제하기 위해서 또 다시 별도의 조직을 만든다는 말인가? 이와 같이 사무국을 신설하는 명분이 약한 만큼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개정법률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84조의 11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 및 단체 등의 장과 협의하여 그 소속 공무원 또는 직원을 파견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관련부처 공무원의 인사적체문제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국민연금이 이용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개정법률안을 통해 제안한 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가장 좋은 대안은 먼저, 연금정책협의회를 신설하지 않는 것이다. 기금운용의 기본정책방향은 지금처럼 국민기금운용위원회가 최종 책임져야 할 것이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민간위원후보도 연금정책협의회가 아닌 民∙官 동수위원회가 최종 단일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실제 일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함으로써 전문위원회를 별도로 두지 않고, 기금운용본부가 사무국기능을 대신해야 할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회의원들은 요즘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여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 위험관리라고 할 수 있고, 위험관리의 첫 출발점은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를 제대로 개편하는 데 있다. 이번 8월 또는 9월 국회에 상정∙논의될 국민연금법중개정법률안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보다 높은 관심을 촉구한다.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는 기금관리기본법중개정법률안보다 휠씬 중요한 개정벌률안이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그것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국민연금법중개정법률안 제5조, 제83조, 그리고 제84조이다. 동 개정법률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그 동안 기금운용의 최고의사결정기구였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구성원을 21명에서 9명으로 대폭 줄이고 그 중 2명(위원장과 상임위원 1인)은 상근위원으로 한다. 또한, 위원장을 민간인 출신 중에서 선임하고 정부위원 수도 줄여 3명으로 제한하는 한편 민간위원은 경제∙금융 또는 복지전문가 중에서 선임한다. 둘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와는 별도로 국민연금정책협의회를 신설하여 국민연금기금운용의 기본정책방향을 협의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민간위원후보를 최종 심의하여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셋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그 산하에 분야별 전문위원회와 사무국을 둔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개정법률안이다. 오히려 위원 수 감소, 상근위원 선임, 정부위원 수 제한, 민간위원장 선임 등 그 지배구조가 개선된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정법률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고, 법률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국민연금이 급속도로 관치 또는 관료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먼저, 국민연금정책협의회의 신설을 크게 우려한다. 동 협의회는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民∙官의 비율이 4대6이고, 4명의 민간위원들도 모두 官에서 지명하거나 추천된다. 구체적인 구성을 보면 의장은 국무총리가 되고, 부의장은 재정경제부장관이 되며, 간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이 된다. 그 밖에 기회예산처장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국무총리가 지명하는 경제∙금융 및 복지관계전문가 각 1인이 포함된다. 특히, 연금정책협의회 당연직 위원에 정치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와 같이 구성된 위원회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에 관해서 정책협의권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민간위원후보(위원장 포함)에 대한 추천권을 독점하고 있다는데 있다.
국민연금기금이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되거나 연금가입자들의 이익과 무관한 정책목표 달성수단으로 전락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금운용의 기본정책방향이 정권 또는 관료집단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에서 최종 수립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 개편안은 정권과 관료집단을 대변하는 연금정책협의회가 정책협의권을 통해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수립하는 중장기투자정책(investment policy)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정부위원 수를 줄이고 민간위원장을 선임하는 개선안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된다.
연금정책협의회와 관련하여 또 한가지 우려되는 사항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민간위원 6명(위원장 및 상임위원 1인 포함)에 대한 후보심의 및 최종추천권을 연금정책협의회가 독점적으로 행사한다는 것이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인의 경우 먼저 民∙官 동수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일정배수로 후보자들이 추천되지만, 이렇게 추천된 후보들의 적격여부를 심의하여 최종 단일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것은 연금정책협의회이다. 民∙官 동수위원회에는 재정경제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기획예산처장관, 국무조정실장 및 근로자단체∙사용자단체∙지역가입단체∙시민단체 대표가 포함된다. 다른 민간위원후보 추천의 경우도 유사한 절차를 거친다. 즉 일정배수의 후보들은 근로자단체∙사용자단체∙지역가입단체∙시민단체 대표가 포함된 위원회에서 추천되지만, 이렇게 추천된 후보들의 적격여부를 심의하여 최종 단일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것은 연금정책협의회이다.
정부 개정법률안 내용 중 또 한가지 우려되는 사항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신설되는 각 분야별 전문위원회와 사무국이다. 이는 자칫 국민연금기금의 조직을 옥상옥의 구조로 만들어 그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운용위원회를 관료화시킬 가능성도 매우 농후하다. World Bank 등으로부터 그 지배구조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캐나다, 뉴질랜드, 아일랜드의 공적연금기금들은 매우 단순∙명료한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금운용의 목표, 위험허용한도, 전략적 자산배분 등 중장기투자정책을 결정하고 이에 대해 책임지는 이사회가 있고 그 밑에 바로 기금운용본부에 해당하는 투자조직이 있다. 이사회 밑에 투자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각종 하부위원회가 있지만 모두 이사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별도의 전문위원회를 두지 않는다. 또한, 기금운용본부가 이사회의 사무국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사무국도 두지 않는다.
개정법률안을 제출한 정부는 전문위원회와 사무국 신설의 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논거가 매우 빈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전문위원회를 별도로 둔다는 것은 결국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업무에 전념하지 못할 위원들로만 구성할 것임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개정법률안이 전문위원회를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라 집행기구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전문위원회는 운용위원회에 상정할 의안을 사전 검토할 뿐만 아니라 운용위원회로부터 위임 받은 사항을 “처리”하는 집행기구다.
그러나, 전문위원회보다 더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무국의 신설이다. 사무국을 두는 대외적인 명분은 다음과 같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주요 업무인 중장기투자정책 수립, 기금운용의 성과평가, 그리고 기금운용에 대한 감사는 모두 기금운용본부 이해관계 사안이고 이들 사안은 기금운용본부가 철저히 배제된 가운데 이루어져야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기금운용본부의 도움 없이 직접 중장기투자정책을 수립하고, 기금운용의 성과를 평가하며 기금운용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려면 업무가 너무 과중해지기 때문에 이를 담당할 사무국의 신설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매우 그럴 듯해 보이는 명분이지만 사실은 자산운용업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다. 중장기투자정책은 기금운용본부에서 작성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이를 검토하여 승인하거나 수정을 요구하면 되지 스스로 작성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운용성과 평가에 있어서도 보관기관(custodian)으로부터 건네 받은 기초자료를 토대로 내부 또는 외부평가기관이 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이를 검토하여 승인하든지 재검토를 요구하면 된다. 감사업무도 실제감사는 기금운용본부내부에 설치된 내부감사부서와 준법감시인이 수행토록 하고 이들이 기금운용위원회에 책임을 지도록 조직을 설계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운용본부 관계사안에 대한 “의결”은 기금운용본부를 배제한 가운데서 해야 되겠지만 “의안과 그 기초자료”는 전혀 스스로 작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설사 “의안과 그 기초자료” 작성단계에서부터 기금운용본부를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더라도 사무국의 신설은 得보다는 失이 많다. 먼저, 사무국을 신설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기금운용본부를 감시/견제하는 것인데 사무국 자체는 누가 감시/견제한단 말인가? 주요 의사결정을 기금운용본부 뿐만 아니라 사무국에서도 한다면 사무국도 결코 내부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인데 사무국을 감시/견제하기 위해서 또 다시 별도의 조직을 만든다는 말인가? 이와 같이 사무국을 신설하는 명분이 약한 만큼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개정법률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84조의 11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 및 단체 등의 장과 협의하여 그 소속 공무원 또는 직원을 파견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관련부처 공무원의 인사적체문제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국민연금이 이용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개정법률안을 통해 제안한 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가장 좋은 대안은 먼저, 연금정책협의회를 신설하지 않는 것이다. 기금운용의 기본정책방향은 지금처럼 국민기금운용위원회가 최종 책임져야 할 것이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민간위원후보도 연금정책협의회가 아닌 民∙官 동수위원회가 최종 단일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실제 일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함으로써 전문위원회를 별도로 두지 않고, 기금운용본부가 사무국기능을 대신해야 할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회의원들은 요즘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여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 위험관리라고 할 수 있고, 위험관리의 첫 출발점은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를 제대로 개편하는 데 있다. 이번 8월 또는 9월 국회에 상정∙논의될 국민연금법중개정법률안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보다 높은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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