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필 박사의 계속되는 인간 수정란 연구를 강력히 비판한다.
시민과학센터(사업종료)/생명공학 :
2000/11/08 00:00
마리아병원, 박세필 박사의 계속되는 인간 수정란 연구에 대한 논평
1. 인간 수정란을 이용한 배아 간세포 연구는 윤리적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마리아병원 기초의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은 11월 6일 냉동보관중이던 잉여 수정란을 이용 배아간세포를 심근세포로 분화하는데 성공 했다고 발표했다. 박세필 박사는 지난 8월에도 아무런 윤리적 고려 없이 잉여 수정란을 배아간세포로 배양시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박세필 박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연구가 인간배아 복제와 달리 윤리적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주장을 납득하기 힘들다. 그가 윤리적 사회적 문제를 고려했다면 실험 이전에 미리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했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수정란을 간세포로 분화시키고 이를 심근 세포로 배양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수정란들이 폐기되고 버려질 것인데, 이에 대해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또한 외국에서는 간세포를 얻는 과정에서의 윤리적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성인에서 추출한 간세포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동안 특정 세포로만 분화가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성인 간세포가 최근의 연구에서는 신체 각 부위의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는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기술은 이와 같은 성인 간세포에 대한 연구라는 주장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
2. 인간의 수정란이 인간개체인지 세포덩어리인지는 더 신중히 논의 되어야 한다.
박세필 박사는 인간 배아를 이용한 간세포 연구가 세계적 추세이며 이에 대한 특허를 선점하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예로 미국과 영국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논쟁을 해왔으며, 배아연구를 허용하려는 최근의 방침에 대해서 인간 존엄성의 파괴와 인간의 상품화라며 종교, 환경, 사회단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이 일어나고 실정이다.
한편 최근 통과된 독일 생명공학법은 산업적·상업적 목적으로 인간배아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미국과 영국의 예가 세계적 추세를 대표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 배아 연구에 관한 특허 확보 시도는 곧 인간의 상품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인간 존엄성 파괴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인간 수정란를 이용하는 연구는 한 개인이 의학적·산업적 가능성을 내세워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연구의 자유는 인간 존엄성의 경계를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은 유네스코에서 채택한 '인간게놈에 관한 보편선언'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따라서 인간 수정란의 지위는 종교계, 생명윤리학자, 인문사회학자, 법률가, 여성단체, 과학자 등이 참여하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서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속에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신중한 접근을 무시하고, '어차피 폐기될 것인데' 라고 주장한다면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박세필 박사는 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 참여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사회적 합의 없이 윤리적 논란이 일고 있는 인간수정란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박세필 박사가 정부가 추진중인 생명윤리위워회 참여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 혹자는 박세필 박사가 인간 수정란 연구 분야의 국내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윤리적 논의가 충분한 과학적 논거 위에서 진행되기 위해서는 그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박세필 박사의 생명윤리 논의에 대한 과학적 측면에서의 기여가, 꼭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위원이 되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문인 자격으로 위원회에서 증언을 하면 될 것이다. 비윤리적 연구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과학자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윤리위원회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며, 이것은 윤리위원회가 '윤리적 방패막'이라는 비난을 초래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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