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한국투자공사법안 대폭 수정필요
칼럼과 기고 :
2004/11/26 13:41
한국투자공사법이 드디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당초 한국투자공사에 가졌던 기대는 급속히 심각한 우려로 변화하고 있다.
SOC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이 핵심인 한국판 뉴딜정책에 국민연금의 여유자금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발언이 정부 경제부처에서 쏟아져 나왔고, 외국인의 적대적 M&A로부터 국내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국민연금기금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발언이 그 뒤를 따랐다. 이를 견제해 보려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소신발언이 얼마 전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오히려 폄하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외환당국의 외환시장개입으로 외국환평형기금은 1조 8천억원의 손실을 보았다는 보도도 있다.
우려의 핵심은 한국투자공사가 당초의 설립취지에 맞게 운용되기 보다는 나중에 다른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편법적으로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이러한 불신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살펴보면 더욱 굳어져 버린다. 법안의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법안 제1장 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설립목적부터 문제다. 한마디로 목적이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법안은 “위탁받은 자산의 운용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함으로써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도모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모호하게 정의된 목적은 결국 나중에 부실운용 되더라도 책임을 면피하는 구실로 이용될 수 있으며 복수의 목표들이 서로 상충될 경우 기금운용의 일관성이 없어질 수 있다. 국회는 법안을 수정해서“일정위험허용한도 내에서 운용자산의 국제구매력을 극대화”로 한국투자공사의 목적을 단일화하고, 역내 자산운용산업의 발전, 외환수급 조절 등 다른 정책목표들은 모두 부수적인 반사이익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둘째, 현 법안은 한국투자공사의 운용 및 조달에 대해서 그 어떠한 제한도 두고 있지 않다. 심지어 외국환평형기금처럼 원화부채로 원화자금을 조달해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국민연금으로부터 원화자산을 위탁받아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동원할 수도 있다. 위탁기관이 운용방식에 제한을 두고 회수도 할 수 있지만 그 조건을 대통령령에서 까다롭게 정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위탁기관의 눈치를 볼 필요도 별로 없다. 국회는 현 법안을 수정해서 사채발행과 원화자산 투자를 금지시켜야 한다. 적정규모 이상의 외화자산 초과분을 해외 외화자산에만 운용하는 것만이 당초 설립취지에 부합된다고 본다.
셋째, 현 법안에서 상정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시스템은 집권여당과 정부의 부당한 개입을 차단하고 내부비리를 예방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일반기업의 주주총회에 해당하는 운영위원회가 별도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공사 사장에 대한 제청, 감사의 임면, 정관의 인가를 재경부장관이 단독으로 한다. 기존의 낙후된 공사법체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기업의 사외이사에 해당하는 민간위원 추천도 정부부처들이 주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격요건마저도 법이 아니라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하고 있다. 투자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등 하부위원회, 준법감시인, 투자윤리에 관해서는 완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국회는 선진 각국의 대형연기금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투자공사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불법정치자금 조달과 음성적인 대북지원사업에 이용될 수도 있다.
넷째, 현 법안은 그 모호한 목적, 제한 없는 운용과 조달, 그리고 허술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시스템으로 인해 한국투자공사가 결과적으로 부실화할 것을 예견했는지 철저하게 정보공개를 차단하고 있다. 국회와 감사원이 감사를 할 수는 있지만 취득한 자료를 공개함에 있어서는 공사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항목도 모호해서 과연 의미 있는 정보가 공개될지 의심스럽다. 중장기투자정책이 아니라 중장기투자정책의 기본방향만, 구체적인 운용실적이 아니라 그 개황만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내부견제도 취약한 마당에 투명성이라는 가장 효과적인 외부견제수단도 없는 것이다. 국회는 주요 공시항목들 한 단계 더 구체화해서 법에 명시해야 할 것이며 공사에 포괄적인 공개동의권을 부여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비공개항목을 법에 나열해야 할 것이다.
자산운용업은 신뢰가 생명이다. 자산운용회사는 본질적으로 자기 돈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을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를 선도하고 모범을 보여야할 한국투자공사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탄생했으면 한다.
SOC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이 핵심인 한국판 뉴딜정책에 국민연금의 여유자금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발언이 정부 경제부처에서 쏟아져 나왔고, 외국인의 적대적 M&A로부터 국내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국민연금기금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발언이 그 뒤를 따랐다. 이를 견제해 보려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소신발언이 얼마 전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오히려 폄하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외환당국의 외환시장개입으로 외국환평형기금은 1조 8천억원의 손실을 보았다는 보도도 있다.
우려의 핵심은 한국투자공사가 당초의 설립취지에 맞게 운용되기 보다는 나중에 다른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편법적으로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이러한 불신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살펴보면 더욱 굳어져 버린다. 법안의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법안 제1장 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설립목적부터 문제다. 한마디로 목적이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법안은 “위탁받은 자산의 운용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함으로써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도모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모호하게 정의된 목적은 결국 나중에 부실운용 되더라도 책임을 면피하는 구실로 이용될 수 있으며 복수의 목표들이 서로 상충될 경우 기금운용의 일관성이 없어질 수 있다. 국회는 법안을 수정해서“일정위험허용한도 내에서 운용자산의 국제구매력을 극대화”로 한국투자공사의 목적을 단일화하고, 역내 자산운용산업의 발전, 외환수급 조절 등 다른 정책목표들은 모두 부수적인 반사이익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둘째, 현 법안은 한국투자공사의 운용 및 조달에 대해서 그 어떠한 제한도 두고 있지 않다. 심지어 외국환평형기금처럼 원화부채로 원화자금을 조달해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국민연금으로부터 원화자산을 위탁받아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동원할 수도 있다. 위탁기관이 운용방식에 제한을 두고 회수도 할 수 있지만 그 조건을 대통령령에서 까다롭게 정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위탁기관의 눈치를 볼 필요도 별로 없다. 국회는 현 법안을 수정해서 사채발행과 원화자산 투자를 금지시켜야 한다. 적정규모 이상의 외화자산 초과분을 해외 외화자산에만 운용하는 것만이 당초 설립취지에 부합된다고 본다.
셋째, 현 법안에서 상정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시스템은 집권여당과 정부의 부당한 개입을 차단하고 내부비리를 예방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일반기업의 주주총회에 해당하는 운영위원회가 별도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공사 사장에 대한 제청, 감사의 임면, 정관의 인가를 재경부장관이 단독으로 한다. 기존의 낙후된 공사법체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기업의 사외이사에 해당하는 민간위원 추천도 정부부처들이 주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격요건마저도 법이 아니라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하고 있다. 투자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등 하부위원회, 준법감시인, 투자윤리에 관해서는 완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국회는 선진 각국의 대형연기금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투자공사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불법정치자금 조달과 음성적인 대북지원사업에 이용될 수도 있다.
넷째, 현 법안은 그 모호한 목적, 제한 없는 운용과 조달, 그리고 허술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시스템으로 인해 한국투자공사가 결과적으로 부실화할 것을 예견했는지 철저하게 정보공개를 차단하고 있다. 국회와 감사원이 감사를 할 수는 있지만 취득한 자료를 공개함에 있어서는 공사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항목도 모호해서 과연 의미 있는 정보가 공개될지 의심스럽다. 중장기투자정책이 아니라 중장기투자정책의 기본방향만, 구체적인 운용실적이 아니라 그 개황만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내부견제도 취약한 마당에 투명성이라는 가장 효과적인 외부견제수단도 없는 것이다. 국회는 주요 공시항목들 한 단계 더 구체화해서 법에 명시해야 할 것이며 공사에 포괄적인 공개동의권을 부여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비공개항목을 법에 나열해야 할 것이다.
자산운용업은 신뢰가 생명이다. 자산운용회사는 본질적으로 자기 돈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을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를 선도하고 모범을 보여야할 한국투자공사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탄생했으면 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