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의 쟁점 사항들은 폭넓은 사회적 의견 수렴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연구 당사자 및 경제적 이해관계자들의 왜곡과 과장된 비판을 거부한다.


1.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지난 12월 6일(수)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의 공청회에서 생명공학의 윤리와 안전을 포괄하는 생명과학보건안전윤리법(안)을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 이 법안은 그 동안 우리 시민과학센터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생명과학 윤리·인권법" 입법 요구에 응답한 최초의 결과물이며, 이 분야의 국내 입법 논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이다.

돌이켜보면, 그 동안 국내의 생명과학 연구활동은 아무 실효성 있는 지침이나 규제 없이 진행되어 왔다.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을 논하기 전에 국내에 유전자조작 식품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알게된 개인의 유전정보를 보호할 아무런 법적 장치가 없었다. 또한 인간배아 복제를 비롯한 인간배아 연구, 그리고 유전자치료 역시 아무런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때문에 이번의 법안 제시는 대단히 시급했던 일이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의 법안 준비 과정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반 시민, 전문가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조사와 종교·여성·시민단체들과의 적극적인 의견교환 노력은, 과거와 다르게 대단히 개선되었다. 시민과학센터는 이 법안이 계기가 되어서, 생명과학 기술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그리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 범위에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생명과학자의 학문·연구의 자유나 그러한 연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불치병 환자들의 권리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법안의 핵심적인 쟁점이 되고 있는 인간배아 연구 등의 규제에 대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유연하고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통해서 결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 당사자들이나 경제적 이해 관계자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서, '국내 생명과학의 몰락'이라는 식의 과장과 왜곡된 선전을 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예컨대 이 법안이 '인간배아 연구를 전면 금지한다'고 이들은 왜곡하지만, 사실상 법안의 제13조 3항에서는 "국민건강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이 되면" 국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서 승인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 그리고 일부 과학자들이 오도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법에 의해서 설치될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 과학자가 참여하는 것을 반대한 바 없으며, 오히려 그들의 전문적 식견이 그러한 위원회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기술경쟁력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생명과학 연구를 상업적 이해관계에 종속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생명체를 경제적 이윤을 위한 상품으로 전락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점과 관련하여, 우리는 보건복지부의 법안이 생명특허와 관련된 아무런 조항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생명윤리의 실질적 확보에 심각한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바이다.
시민과학센터
2000/12/12 00:00 2000/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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