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이 멀리 미국에서 ‘효순이ㆍ미선이 추모집회’를 두고 망언을 했다. 재미 수구파 서울대 동창회와의 합동작품이다. 망언이란 무엇인가? 단지 사실과 맞지 않는 말이라면 거짓말이라고 하지 망언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망언이란 무엇인가? 누군가를 모욕하고 괴롭히며 자신의 이득을 챙기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교묘하게 발설된 거짓말이다. 그러니까 망언은 거짓말 중에서도 아주 질이 나쁜 거짓말이다. 이문열이라는 사람이 이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 엽기적인 일이다.

우리에게 망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다시 말할 것도 없이 일본의 지배세력이다. 자민당으로 대표되는 이 세력은 식민지 지배와 전쟁범죄의 잘못을 모조리 부정한다. 식민지 지배는 착취가 아니라 개발이었으며,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은 범죄가 아니라 해방의 노력이었다는 것이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가서 노예노동을 시키고 능욕을 하고 학살을 한 피의 역사에 대해 반성은커녕 뻔뻔스럽게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잘 했다고 우기는 후안무치한 세력이 바로 일본의 지배세력이다.

그러나 일본의 지배세력만이 망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우리 안에도 망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일본의 지배세력보다 더 일본을 사랑하는 한승조나 지만원같은 자들은 그 작은 예일 뿐이다. 식민과 독재의 역사를 경배하는 망언은 이영훈같은 자들에 의해 한결 세련된 학술의 옷을 입게 되기도 했다.

우리 안에서 망언을 일삼는 자들이 가장 즐기는 망언은 반공주의와 지역주의를 주제로 한 것이다. 아마도 김용갑과 정형근은 그 누구보다 뛰어난 이 분야의 달인일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나름대로 피나는 노력을 한 끝에 이러한 달인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달리 이문열은 개인적으로는 어떤 정치적 이익을 추구할 필요도 없으면서도 이 분야의 달인이 되기 위해 쓸데없이 애쓰는 특이한 사람이다.

이문열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책을 팔아먹은 사람이다. 그는 부자 소설가 중에서도 부자 소설가이다. 그런데 그는 언제부터인가 소설에 머물지 않고 사회를 향해 자기의 생각을 노골적으로 내쏘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은 오래 전부터 그의 소설 자체가 저급한 정치소설의 색채를 띄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아예 ‘한국을 대표하는 보수 논객’이라는 식으로 소개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지난 5월 20일 재미 수구파 서울대동창회에서 이문열을 초청해서 워싱턴에서 ‘한국의 이념적 주소’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고 한다. 소설가가 아니라 이데올로그로서 미국에 간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누군가가 “여중생 사망사건 시위 때 모인 10만 여명이 용공분자가 아니냐”고 물었다. 여중생 살해사건을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부르고 추모집회에 모임 시민들을 ‘용공분자’로 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질문한 자는 제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자였다. 이에 대해 이문열은 “북한과 커넥션이 있거나 사상적으로 동조한 용공세력은 많아야 2,000-3,000명일 것”이며, “다수의 나머지 사람들은 자기가 뭘 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나온 사람들일 수 있다”고 친절하게 답했다. 역시 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데올로그의 답이 아닐 수 없다.

글은 칼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자들은 글재주를 자랑하기에 앞서서 두려워해야 한다. 이문열의 행태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에게 항의한 독자들을 거칠게 나무랐던 한 원로작가는 스스로 돌아보아 반성해야 한다. 글재주를 악용하는 소설가가 잘못인가, 그런 자를 바로잡으려 했던 시민들이 잘못인가? 어떻게든 역사의 수레바퀴를 막고자 하는 이문열과 그의 수구파 친구들이 미국에 모여서 망언으로 서로 위로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며 이들이 일본 제국주의를 잇기 위해 망언을 일삼는 일본의 지배세력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이문열의 망언이 있고 엿새 뒤인 5월 26일, 전두환의 부하로 ‘12․12쿠데타’의 주역이었던 허화평은 ‘12․12쿠데타’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수사의 진행이었지 쿠데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대상만 다를 뿐 역사를 부정한다는 점에서 허화평의 주장은 일본 지배세력의 그것과 똑같은 형태의 망언이다. 동료를 총으로 쏴 죽이는 전투를 벌여서 상급자를 무력으로 제압한 반란군들이 반란행위를 ‘정당한 수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허화평의 망언은 이제는 ‘5공 강시’가 되어 버린 전두환 일당이 얼마나 후안무치하고 위험한 자들인가를 다시금 확인해주었다.

이들이 이렇게 망언을 일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지배세력과 5공 강시들이야 좋았던 옛날에 대한 그리움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문열이 망언을 일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그는 스스로 자신의 명성에 똥물을 끼얹는 것일까?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못 받아서 사람이 그렇게 일그러진 것은 아닌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역사에 대한 원한으로 비약한 것은 아닌지. 좋은 아버지가 되도록 애써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정책위원장)
2005/05/27 08:56 2005/05/2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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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배우는학생 2005/05/27 16:4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문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기 욕 먹을 짓을 나서서 골라서 하고 있구나...쯧쯧....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반성을 철저히 하고..... 역사와 사회, 인간에 대해서 새로 공부해야 할 것이다..... 완전히 싸그리 다.....

  2. 이문열씨?
    그처럼 보수에 철저하고픔, 차라리 국적포기하심이 어떨런지요

  3.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것 그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것이다. -알베르 까뮈-

  4. 망상에 사로잡힌 발광
    이문열씨가 부친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저러한 행동을 일삼는다면,아마도 역사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잘못 이해한 것이 이유가 아닐까? 도저히 올바로 이해한 사람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진실과 허구 정의와 불의도 구분하지 못하는 지식인 이문열 그의 행동은 이유를 규명해볼 필요조차 없는 망상에 사로잡힌 발광일 뿐이다.

  5. 태양이 2005/09/19 17:0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나의 기도
    그 사람이 바라보게 되는 곳에
    아름다움만을 비춰주시고,

    쓰게 되는 편지에
    거짓을 담을 일 없게끔 해주시고,

    넘치는 행복 다 담을 수 있도록
    큰 마음을 만들어 주시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아픈 일들
    하룻밤의 꿈처럼 지울수 있게 해주시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흘리던 눈물
    앞으로도 계속 흘릴수 있게 해주시고,

    사랑하게 되는 이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살 수 있도록 해주시고,

    나의 기도가 이루어졌음을
    그 사람이 바라보게 되는 곳에
    아름다움만을 비춰주시고,

    쓰게 되는 편지에
    거짓을 담을 일 없게끔 해주시고,

    넘치는 행복 다 담을 수 있도록
    큰 마음을 만들어 주시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아픈 일들
    하룻밤의 꿈처럼 지울수 있게 해주시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흘리던 눈물
    앞으로도 계속 흘릴수 있게 해주시고,

    사랑하게 되는 이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살 수 있도록 해주시고,

    나의 기도가 이루어졌음을
    내가 평생 모르고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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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평생 모르고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