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삼성 사장단이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고려대 사태’를 계기로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는 ‘삼성 경계론’에 대한 대응책을 찾아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괜히 ‘학위장사’에 나섰다가 꼴이 우습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 결과가 재미있다. 삼성 사장단은 ‘상생․나눔경영의 확대’라는 걸 해결책으로 제시한 모양이다. 이런 걸 가리켜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고 하는 게 아닐까?

보도에 따르면, “삼성 사장단은 삼성경계론의 실체를 사회․경제적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비판여론으로 규정했다”고 한다. 똑똑한 사람들답게 ‘사회․경제적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제법 어려운 말을 쓴 모양인데, 쉽게 말해서 ‘삼성 경계론’은 ‘질투심의 발로’라는 뜻이다. 겨우 이런 결론을 내리려고 대책회의까지 열었단 말인가? 이 사람들이 과연 수십억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가? 이 오만한 나르시스트들을 어찌해야 하는가? 돈이 너무 많다 보니 세상이 너무 하찮게 보이는 ‘정신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

삼성 사장단은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이상 단 1%의 반대세력이 있더라도 포용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한다”고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삼성 사장단은 삼성경계론을 ‘단 1%의 반대세력’의 질투에서 비롯된 무고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진단 위에서 자신의 포용력을 과시하는 것이 삼성 사장단의 결의이다.

참으로 안하무인의 집단이다.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것은 고사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여론을 이상한 쪽으로 몰아갔다. 여기에 삼성 신문이 빠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중앙일보는 6월 1일자에 ‘나눌 줄 아는 거인 삼성’이라는 제목으로 삼성을 엄호하는 기사를 실었다. 삼성문화재단 등을 통해 삼성이 이 사회에 베푸는 돈이 얼마나 많은데 삼성을 비난하느냐는 주장이다. 이렇게 많이 베풀고 있지만, ‘상생․나눔경영의 확대’를 통해 더 베풀어서, ‘단 1%의 반대세력이 있더라도 포용’하려는 삼성은 참으로 위대한 기업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은 스스로 ‘세계 최고의 기업’ 운운하지만, 과연 무엇에서 ‘세계 최고’인가가 문제의 핵심이다. 아주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두가지이다.

첫째, 불법증여를 통한 기업상속의 문제이다. 이재용 상무는 불과 16억원의 상속세를 내고 삼성재벌을 물려받았다. 법을 기만하고 우롱한 정도에서 삼성은 ‘세계 최고’이다. 이 사실을 그야말로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 삼성재벌만이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잘못이 없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이건희와 이재용의 삼성이라는 것을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우긴다고 사실이 바뀌겠는가?

둘째, 이른바 무노조경영의 문제이다. 삼성재벌처럼 큰 기업이면서 노조가 없는 곳은 아마도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삼성재벌은 이 사실을 아주 큰 자랑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깊은 어둠이 도사리고 있다. 노조를 만들고자 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회유와 협박, 심지어 ‘유령 핸드폰’을 복제해서 자행된 위치추적 의혹에 이르기까지. 삼성재벌의 무노조경영은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세계 최고’의 추문일 뿐이다.

바로 이런 문제들 때문에 삼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그러나 삼성 사장단은 참여연대가 트집을 잡는 것을 빼고는 이 나라의 누구나 삼성을 최고로 여기고 아낀다고 주장했다. 아무리 ‘착각은 자유’라지만 이 정도라면 상태가 너무 심한 것이 아닐까? 사실 이 착각은 ‘삼성 비판론’을 ‘삼성 경계론’으로 읽는 데서 시작되었다. ‘삼성 경계론’은 없다. ‘삼성 비판론’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삼성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다.

삼성재벌은 힘이 세다. 안경환 교수처럼 ‘양심적 인사’로 알려진 법학자가 삼성에 중앙 일간지에 삼성을 적극 옹호하는 칼럼을 쓸 정도로 삼성은 힘이 세다. 이로써 안경환 교수는 법학자로서의 양식을 크게 의심받게 되었지만, 삼성재벌로서는 상당한 원군을 얻어서 크게 기뻤을 것이다. ‘역시 우리가 잘못한 것은 없어’라며 자화자찬의 수렁 속으로 더 빠져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렇게 오만방자한 착각 때문에 ‘삼성비판론’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삼성재벌의 힘은 무엇보다 ‘돈’에서 나온다. 삼성재벌은 힘을 기르기 위해 ‘돈’을 어떻게 쓰는가? ‘돈’으로 ‘사람’을 산다. 먼저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지키고 거대한 잇권을 쉽게 손에 넣기 위해 정치권에 천문학적 뇌물을 상납한다. 이렇게 해서 다수의 정치인을 ‘삼성맨’으로 만든다. 정경유착과 불법상속에 관한 여론의 악화를 무마하기 위해 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인들에게 돈을 준다. 이렇게 해서 다수의 문화인들을 ‘삼성맨’으로 만든다. 대학에 막대한 기부금을 제공하고 공공연히 학위장사를 벌인다. 이렇게 해서 다수의 학자들을 ‘삼성맨’으로 만든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때는 삼성을 비판하는 방송도 했던 중견 언론인이 삼성의 홍보를 책임지는 ‘삼성맨’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삼성을 위해 자신의 재주를 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맥도 최대한 활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밝혔듯이 퇴직 판검사들을 ‘삼성맨’으로 발탁했다. 모두 수십억의 연봉을 받을 터이지만 삼성재벌로서야 ‘껌값’일 뿐이다. ‘전관예우’의 댓가를 따지면 더욱 더 그렇다. 삼성재벌은 이제 ‘전관예우 특별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것이 ‘초일류기업’ 삼성재벌의 실상이다.

이런 식으로 삼성재벌은 이 나라를 ‘삼성의 나라’로 만들었다. 이제 그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를 지경에 이르렀다. 공정위의 조사를 받던 중에 일개 직원이 증거자료를 들고 내빼는 짓을 상습적으로 저지르지 않나, 금감위는 삼성이 원하는 내용으로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려고 하지 않나, 삼성재벌의 힘 앞에서 나라의 기강이 어처구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의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듯이 삼성재벌은 이미 이 나라가 삼성재벌을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정부고 법원이고 학계고 언론이고 시민단체고 모두 삼성재벌을 떠받들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곧 모든 사람들이 삼성병원에서 태어나, 삼성학교에서 배우고, 삼성기업에서 일하고, 삼성은행과 거래하고, 삼성이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국회의원이며 대통령으로 뽑고, 삼성병원에서 장례를 치르는 세상이 올 것이다. 아니, 우리는 이미 상당한 정도로 이런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이 나라가 완전히 ‘삼성의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것은 ‘돈’이 지배하는 나라, 곧 ‘돈 나라’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홍성태(상지대 교수, 정책위원장)
2005/06/02 09:32 2005/06/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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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국자 2005/06/02 16:5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으로 답답해서 글을 씁니다.
    요즘 분위기에 쉽지 않지만 저는 떳떳이 친삼성이라고 밝히며 글을 써 봅니다.
    삼성의 문제라고 두가지를 지적하셨는데,
    첫번째, 불법상속이라고 했는데...
    불법이라고 판정난 것이 없는줄로 압니다. 참여연대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면
    불법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고 독자들을 호도하는 것 같네요.
    두번째, "삼성재벌처럼 큰 기업이면서 노조가 없는 곳은 아마도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라고 하셨는데, 세계 10대 기업 중 6개가 비노조 경영을 합니다(공부좀 하시죠)
    노조가 선, 비노조는 악이라는 주장도 국민들 눈을 가리는 것 같아 아쉽네요. 교수님 주장대로라면 종업원 지주회사 만족도가 제일 높아야하는데.

  2. 홍성태 2005/06/02 17:2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답하고 묻습니다
    보통 '편법상속'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곽노현 교수는 '편법'이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상속법에 따라 내야 할 세금을 안 냈으니 명백히 불법이라는 것이지요. 꼭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전두환이 '살인마'라는 주장도 해서는 안 되는 건가요?

    '세계 10대 기업 중 6개'에 대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공부 좀 하고 싶네요. 그리고 내 글이 '노조가 선, 비노조는 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나요? 나는 삼성의 '무노조경영'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에 대해서만 썼는데. 내 글이 어떻게 그렇게 읽힐 수 있는지 궁금하군요.

  3. 이런 작자도 교수냐?
    문장 문장에 처절한 적개심이 묻어나는구나.
    자기 절제도 못하고 감정 조절도 못하는 이런 덜 된 작자를 교수로 받아 준 학교가 있다니 대단할 뿐이다.

  4. 공부하세 2005/06/02 22:2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지나가다 보고
    세계적 기업중 노조가 없는 곳은 쉘, P&G, HP, 모토롤라, IBM 음...암튼 많은 걸로 알고 있음다.
    그리고 곽노현 교수가 시키믄 따라하나요??? 주관이 없는 분이넹...
    교수님이 살인마라는 표현은 좀 거시기 하넹......상지대 무서운 곳이당..

  5. 상생과 나눔경영의 의미
    1%의 반대세력이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삼성이 잘못하여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만 하다가 팽개치는 바람에 경제적으로 망신창이 되고 빈곤층으로 떨어진 과거의 삼성계열 하청기업 또는 구조조정된 삼성맨 아닙니까?
    삼성의 성장과정에서 삼성자동차의 부실로 인한 피해는 얼마나 많은 인원을 구조조정시키고 그 가정을 파괴시켰습니까? 회사가 어려울 때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준 이들을 헌신발짝처럼 버렸던 사장단이 이제사 '상생과 나눔경영'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모욕입니다.
    사장단은 나눔경영의 대상을 확대 해석하지 마세요!

  6. 참여국가 2005/06/02 23:3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허허 거참...
    홍성태 교수님... 안경환 교수님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을 했었지요?

  7. 웃기셔 2005/06/07 14:0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알바 찌질이들...
    나쁜 놈들을 나쁘다고 말한게 잘못된거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해야지
    뭐 글이 감정적이네 뭐네 하면서 헛소리 하는지.. 원..
    싸움을 걸라면 제대로 싸움을 걸어라 찌질이들아...
    주장의 어떤 점이 틀렸고, 그에 대한 반대주장은 뭐고.. 등등의 식으로
    제대로 싸워봐라...

    이거보곤 욕했다고 한소리들 하시겠구만... ㅎㅎㅎ

  8. 휴 차라리 노가다를 하세요
    독도사랑 운동 이런 건 안합니까?

  9. 윤진수 2005/06/12 12:5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존경하는 홍교수님 이러한 걱정이 진심이라면
    누가 뭐라고 해도 인간의 생존권은 곧 돈이고 또 부귀영화는 인생의 최대목표이기 때문에 죽을동 살동 모르고 돈을 벌려는 삼성의 행위를 나무랄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빈데의 간을 빼먹었다는데 있습니다 존경하는 홍교수님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시는 그마음이 정말로 진실이라면 (물론 진실인줄 압니다 그러나 열길물속은 알아도.... 속담이 생각나서 노파심에서 ) 좀더 적극적으로 빈데들의 간을 빼먹은 객관적으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여 삼성이 꼼짝못하도록 해놓고 삼성을 설득해주십시요 필요하시다면 삼성건설이 서울 강동구 성내동 해바라기아파트를 재건축하면서 민초610명에게서 무려 419억원을 강탈해간 자료를 드리게...

  10. 벤케노비 2005/06/13 18: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건희를 대통령으로
    정주영은 실패했지만, 이건희는 성공할 것 같다. 함 해보는게 어때?

  11. 신호탄 2005/07/02 13: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벼룩의 간...그 역사적 고찰을
    우연히 들어와 홍교수의 주장을 접하게 되어, 내친김에 여러분의 의견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딱히 선택하고 싶은 내용이 없어, '존경하는 홍교수님 이러한 걱정이 진심이라면' 이란 제목의 글을 추천했습니다. 젊은 학자 분 같은데, 이 나라에서 그 주장을 정립,관철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체감하고 있을 겁니다.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벼룩의 간'을 테마로 하여 삼성의 오늘 뿐 아니라 과거의 역사까지를 깊히 연구하여 발표해 보세요. 그리고, 칭찬도 해줄 일이 있으면 아끼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