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이제 주사놓을 부위를 알콜솜으로 다스리는 것부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굵직굵직한 현안을 놓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 때마다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이름을 대면 고개를 갸웃하던 이들도 그의 외모를 설명해주면 ‘누군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쪽진 머리에 검은 치마와 흰 저고리를 받쳐 입은 차림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튀는’ 진짜 이유는 여성 종교지도자와 엔지오 대표라는 교집합에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 종교지도자가 극히 드문데다 시민·사회 운동의 전면에 서 있다 보니,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원불교 교무인 이선종(61) 참여연대 공동대표 얘기다.

내 몫의 일 계속 할 것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있는 원불교 특별교구장에서 그를 만났다. 집에 들어서자 단정한 기와집에 붙어 있는 작은 건물에 ‘아프리카 어린이 돕는 모임’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프리가 어린이 돕기도 이 대표가 하고 있는 엔지오 활동 가운데 하나다. 그는 천성산 살리기에서부터 우토로 살리기, 핵 반대, 새만금 생명평화연대, 종교 환경회의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일에는 어디든 발벗고 나선다.

1970년대부터 와이엠시에이와 흥사단 등을 부지런히 드나들면서 현대사와 환경, 인권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온 덕분에 사람살이에서 반듯하지 않은 일은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요즘 그가 가장 힘쓰는 일은 두가지다. 원불교 교무로서 군대에서 원불교를 군종으로 만드는 일이 하나고, 참여연대 공동대표로 창립 11돌 행사를 근사하게 준비하는 일이 나머지 하나다.

참여연대와는 지난해 3월부터 공동대표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참여연대가 우리 사회의 갖가지 부정부패 문제 등 현안을 놓고 날선 비판을 서슴치 않는 데 대해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참여연대가 아픈 사람에게 가차없이 주사를 놓았다면, 이제는 주사를 놓기 전에 주사 놓을 부위를 알콜솜으로 다스리는 것부터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이 필요한 곳을 비판하기 앞서 ‘스스로 개혁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참여연대의 몫으로 여기고 있다. 오는 10일로 창립 11돌을 맞는 참여연대는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에 힘을 주어 새 걸음을 내딛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표는 “참여연대에서 일하는 50여명의 젊은 간사들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며 제식구 자랑을 거침없이 늘어놨다. “오늘을 읽고 내일을 준비할 줄 아는 눈밝은 젊은 사람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데 뛰어들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만해도 뿌듯합니다.” 이 대표는 반 평생을 종교인으로 살아온 연륜을 녹여 인터뷰 중간에 이런저런 일화들을 들려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숲속에서 큰 불이 나자 동물들이 모조리 도망을 갔어요. 그런데 벌새 한마리가 부리에 물을 머금고 와서는 불구덩를 향해 뿜어내기를 거듭하더랍니다. 벌새가 제아무리 열심히 물을 뿜어대도 그 큰 불길을 잡을 수 없겠지만,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고 하면서요. 모두가 벌새의 마음이라면 큰 불길을 잡고, 숲을 살릴 수 있다는 걸 벌새는 알고 있었던 거죠.” 이 대표는 참여연대에 1만원, 2만원씩 달마다 회비를 내는 ‘진성 회원’들을 빗대 ‘우리사회의 벌새들’이라고 했다. 오는 12월로 임기가 끝나는 그는 “그만두든 계속하든 내 몫의 할 일은 계속 하겠다”며 “7일 수요일 저녁에 다들 걸음 좀 하시라”고 말하면서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었다.

참여연대는 오는 7일 저녁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11주년 창립기념식과 후원의 밤 행사를 연다.

* 9월 6일자 한겨레 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겨레 박주희기자
2005/09/07 09:11 2005/09/07 09:11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PSPD/trackback/1450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소시민 2005/09/08 15: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인원 퇴출
    참여연대 해체하세요
    나라망치는 참여연대
    김기식이 xx 퇴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