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유전정보를 보호하라
시민과학센터(사업종료)/생명공학 :
2001/03/07 11:55
인간유전정보보호 시민행동 돌입
암울한 음악이 흐르고, 국가와 기업에 시민들은 자신의 유전정보를 빼앗겨간다. 유전정보를 빼앗긴 시민들은 유전정보를 차지한 자들에게 온몸이 묶여 끌려 다닌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7일, ‘인간유전정보 보호 시민행동’을 시작하면서 명동 한빛은행 앞에서 거리서명운동을 벌이며 이와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얼마전 인간게놈프로젝트 완성했다고 온통 언론에 보도될 때 ‘유전정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해본 사람은 ‘이건 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운동에 나선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에서는 ‘지금 현실화되고 있는 문제’라고 단호히 말한다.
미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정보은행 사업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이미 1996년부터 검찰청은 ‘범죄수사’라는 명분을 내세워, 유전정보를 채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유전정보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시도를 해와 인권, 환경단체들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복지재단과 함께 ‘미아(가족)찾기’ 사업이라며 시설에 수용된 아동을 중심으로 유전정보를 수집해서 데이타베이스화하려는 계획이 시작되었다.
이 사업은 이미 지난 1월, 바이오그랜드라는 바이오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추진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에 대해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유전정보를 채집하던 검찰이 반인권적이라는 반발에 부딪치자, 이번에는 미아찾기라는 인도적 목적을 내세워 유전정보 수집하기 위해 보호시설 및 미아부모 등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으면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유전정보은행 구축은 알몸수색보다 더 지독한 인권침해
이날 거리 서명 캠페인에 참여한 김환석 시민과학센터 소장(국민대 교수)는 ‘경찰이 알몸 수색을 한다고 반인권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것은 알몸 수색보다 더욱 극심한 인권침해이다’라며 이를 막기위한 서명운동에 동참을 호소했다. 또한 ‘시설에 수용된 미아라고 해서 유전정보를 채집해도 되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과학자들은 유전정보를 통해 개인의 성장, 질병에 관한 정보는 물론 심지어는 성격에 대한 정보까지 빼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재각 시민과학센터 간사는 ‘이미 외국에서 어떤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을 거부당하거나 높은 보험료를 요구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면서 ‘유전정보로 차별되고 통제되는 사회는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유전자차별 금지를 입법화하는 국제적 움직임
유전정보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세계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국제기구인 유네스코는 1997년에 ‘인간게놈과 인권에 관한 보편선언’을 채택하여 ‘유전자차별’을 금지할 것을 천명하였으며, 미국에서는 2000년 현재 보험에서의 유전자차별금지법과 고용에서의 유전자차별금지법을 각각 42개 주와 21개 주가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신원확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인간유전정보은행의 경우에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1995년에 인간게놈프로젝트의 부속 프로그램인 ELSI(인간게놈 연구의 윤리적・법적・사회적 함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온 상태이다. 참여연대는 인간유전정보 채집과 사용을 규제할 수 있는 ‘인간유전정보보호법’의 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bioact.net을 통해 온라인 서명운동 진행 중
참여연대는 이 날을 시작으로 각종 종교단체, 환경・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지속적으로 거리 서명운동 등의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3월말부터는 수도권지역 대학환경동아리협의회와 함께, 대학순회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인간유전정보보호 시민행동 사이트(bioact.net)를 개설하여 온라인 서명운동과 릴레이 편지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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