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정원의 개혁에 매진할 때

우리는 ‘제2의 제헌국회’를 선언하며 출발했던 17대 국회에 과거 망령들이 되살아 활개 치는 현실을 목도하며 개탄하고 있다. 그 망령 중 하나가 바로 테러방지법이다. 지난 16대 국회에서 두 번이나 테러방지법(안) 제정을 꾀했으나, 결국 실패했던 국정원이 의원입법의 형식을 빌어 다시 테러방지법(안) 제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국회 정보위원회에는 대테러센터 설치를 주요한 내용으로 하는 테러방지법안에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과 조성태 열린우리당 의원에 의해 제출되어 있는 상태이고 12월 6일에는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법무부 및 국가인권위원회의 반대와 시민사회의 격렬한 저지로 두 차례나 무산되었던 테러방지법안 제정이 또다시 국회의 문턱을 넘어 여야의원의 발의로 입법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더욱이 아직도 불법도청사건으로 검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국정원은 이미 제출되어 있는 두 법안을 근거로, 자체 수정안을 만들어 의원들에게 배포하기까지 했다. 이 수정안에는 심지어 통신비밀보호법과 자금세탁방지법을 개정하여 테러 혐의자에 대한 감청과 자금 추정을 가능하도록 하는 부칙까지 추가되어 있다.

『한겨레』 11월 7일 자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수정안은 1)국정원장 소속 아래 대테러센터 설치 2) 테러 위험 인물에 대한 출입국, 금융거래 및 통신 이용 등 관련정보 수집 조사 3)시설 보호 및 경비를 위한 군병력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대테러센터의 조직과 정원은 비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테러방지법(안) 제정의 명분은 미국의 9.11사태이후 대테러 국제공조였고, 2002년 월드컵의 안전, 자이툰 파병에 의한 테러위협의 증가였다. 올해도 11월에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의 테러위협을 핑계로 내세웠다. 그런데지금은 내년 상반기 임시국회에서라도 통과시킨다는 일정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결국 테러로부터의 국민의 안전 위협은 그저 시의적인 명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고, 오로지 법 제정 그 자체만이 안중에 있을 뿐이다. 국정원이 이토록 테러방지법(안) 제정에 목을 매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정보기관으로서의 위상 강화와 국내 부문 감축으로 인해 남는 인원을 재배치하기 위한 의도에서 온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이 이를 결코 허용할 수 없는 것은 국정원을 아직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보부, 안기부 시절, 정보기관들은 고문과 조작을 일삼으며 인권 침해를 자행했던 공작정치의 산실이었다. 환골탈태하라는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추억하며 부활을 꿈꾸는 ‘음지’에 다시 테러방지법이라는 칼자루를 쥐어줄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엑스파일 사건으로 인해 비밀정보기구의 과도한 권한과 폐해가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개혁을 통한 민주적 통제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국정원은 이같은 현실을 무시하고 테러위협을 빌미삼아 권력강화를 시도해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부추기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월 대통령훈령 제47호를 개정하여, 국무총리를 수장으로 하는 국가대테러대책회의, 상임위원회와 국정원 산하에 대테러정보통합센터를 설치하도록 한 바 있다. 이 훈령에 따라 국정원도 지난 4월부터 이미 테러정보통합센터를 운용하고 있어, 굳이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테러방지법(안)의 제정을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 굳이 현재의 훈령 체계에도 불구하고 테러예방을 위한 새로운 법 체계가 요구된다면, 정부는 그 이유를 국민들에게 반드시 충분히 알려야 하고 바람직한 대안 모색을 위한 대화와 토론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번 수정안처럼 국정원이 입법을 추진하는 밀실관행은 되풀이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테러 예방은 우리나라가 테러의 주요 대상국이 된 원인을 제거하는데서 출발한다.따라서 테러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일은 정부가 명분 없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손을 떼고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를 속히 철수시키는 것이다. 국회는 이미 폐기된 바 있는 테러방지법(안) 제정에 관한 재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을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이툰 부대를 하루 빨리 철수시키는 데 주력하여야 할것이다.(끝)

2005년 11월 7일

테러방지법제정반대 공동행동

‘테러방지법 제정반대 공동행동’ 참가단체(103개 단체, http://nopota.jinbo.net)

광주 NCC/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국제연대정책정보센터/노들 장애인 야학/녹색연합/다산인권센터/다함께/대자보/대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전 여민회/ 대전 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 충남 녹색연합/ 대전 충남 민주노동조합 총연맹/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대전충남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흥사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민족자주ㆍ민주주의ㆍ민중생존권쟁취 전국민중연대(준) -(소속단체) 기독시민사회연대, 노동인권회관, 노동자의 힘,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문화개혁시민연대, 민족정기수호협의회,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민주노동당/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범민련 남측본부,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영등포산업선교회/ 예장민중교회 선교연합,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전국노동단체연합,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교운동연합,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학생대표자협의회(준), 전국학생연대회의, 전국학생회협의회, 전태일기념사업회, 진보교육연구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청년환경센터, 통일광장, 보건복지민중연대(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청년단체협의회-/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주화운동정신계승 국민연대/불교인권위원회/새사회연대/여성민우회/위례시민연대/ 유성민주자치시민연합/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인권실천시민연대/인권운동사랑방/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자유ㆍ평등ㆍ연대를 위한 광주인권운동센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의 꿈너머/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전국 군폭력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준)/전국주부교실 대전광역시지부/ 전북 평화와 인권연대/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 정신개혁시민협의회/진보네트워크 센터/참여연대/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인권위원회/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화인권연대/학생행동연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모임 '친구사이'/한국노총/한국빈곤문제 연구소/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환경운동연합 (가나다순 연명)


2005/11/07 17:41 2005/11/0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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