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선진국병’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서구의 선진국들이 심각한 병에 걸려서 비실비실하니 우리도 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병이길래 선진국들이 비실비실한다는 것인가? 병의 원인은 ‘복지’란다. 복지에 힘써서 시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되었고, 자연이 잘 보호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선진국병’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선진국병’의 원인은 잘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선진국병’ 운운하는 세력의 주장에 따르자면, 우리는 선진국이 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선진국이 되자고 가장 강력히 주장하는 세력이 바로 그 세력이 아니었던가? 도대체 어떤 말이 그들의 진심인가? 선진국이 되자는 것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모쪼록 새해가 ‘참된 선진한국’을 향해 크게 한걸음 내딛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에서 이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2004년에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것은 민주화와 함께 30년 이상 민중이 피땀을 흘린 결과 이룬 놀라운 경제적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이렇듯 엄청난 경제적 성과를 잘 활용해서 참된 선진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사회에는 두가지 선진국 모델이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따라서 이 사회는 참된 선진사회가 되거나, 아니면 ‘돈 많은 후진국’으로 타락하게 될 것이다



하나는 재벌-투기세력의 그것이다. 이 세력은 친일과 독재의 역사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왕왕 반공주의와 지역주의로 자신의 본색을 감추곤 한다. 기존의 ‘착취-파괴경제’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이 세력은 양극화와 생태위기를 더욱 더 악화시키고 있다. 이들은 이 나라를 ‘돈 많은 후진국’으로 만들고자 할뿐이다. 이 모델에서 기득권세력은 막대한 부를 향유하며 선진적 삶의 질을 누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 시민은 양극화와 생태위기의 불안한 후진적 삶의 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합리적 시민의 그것이다. 이 모델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되고자 애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량적 부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사회에서는 총량적 부가 늘어나더라도 대다수 시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자연파괴형 경제에서 총량적 부가 늘어날수록 생태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시민의 삶은 그만큼 더욱 피폐해진다. 우리가 이룬 민주화와 고도성장의 성과는 ‘참된 선진사회’를 이루기 위한 역사적 자산이다.

어느 쪽이 올바른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분명하다. 기득권세력은 경제위기론과 성장동력론을 유포해서 합리적 시민의 ‘참된 선진사회’론을 제압하고자 한다. 기득권세력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곧 망할 수도 있으니 기득권세력에게 대들지 말고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늘 드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삼성재벌’이다. 그러나 기득권세력은 실은 이 사회를 이른바 ‘승자독식’의 사회로 몰아가고 있다. 이 사회에서는 부가 늘어날수록 대다수 시민의 삶은 더욱 각박해지고 피폐해진다.

여기서 잠시 ‘선진국병’이라는 용어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자. 이 용어는 1980년대 초에 일본 경단련에서 만들었다. 일본 경단련은 일본 기업가들의 대표적 조직으로서 한국 전경련은 이 조직을 모방한 것이다. 일본 경단련이 이 용어를 만든 이유도 일본을 ‘참된 선진사회’로 만들자는 요구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결과, 일본의 원로 생활경제학자 테루오카 이츠코 교수가 일본과 독일을 비교해서 훌륭하게 설명했듯이,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나라이지만 삶의 질에서 결코 풍요로운 나라라고 할 수 없는 기형국가가 되었다. 터무니없는 극우세력의 발호는 이러한 기형국가 일본의 필연적 산물이다.

‘선진국병’ 운운하며 이 나라를 일본식 기형국가로 만들려고 하는 기득권세력의 주장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대대적 착취와 파괴를 통해 고도성장을 이룬 박정희체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참된 선진사회’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정말로 고쳐야 할 것은 ‘박정희병’이다. ‘선진국병’이라는 것은 없다. 착취와 파괴를 당연시하는 ‘박정희병’을 고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영 박정희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나라의 총량적 부는 갈수록 크게 늘어나는데 양극화와 생태위기는 더욱 심화되면서 ‘사회해체의 위기’로 치닫게 되고 말 것이다.

‘박정희병’은 무려 18년에 이르는 오래 통치를 통해 이 사회에 확산된 것이며, 박정희가 만들어놓은 사회체계인 박정희체계를 통해 여전히 재생산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박정희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착취와 파괴를 통한 고도성장형 사회체계인 박정희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 사회가 ‘박정희병’으로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겠다. 고질병이지만 불치병은 결코 아닌.

홍성태 (상지대 교수, 정책위원장)
2006/01/09 00:00 2006/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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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정희 2006/01/15 21: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한가지 더
    한가지 더 참여연대는 박정희 전대통령 18년 통치 보다 >>> 북한 김일성 김정일 50년? 통치을 더 존경하는지요 ? 사회주의 ?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4인으로 대한민국 경제 조금씩 만신창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즉 서민 곤경에 치닥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지요
    지금 서민 미래 꿈은 로또 대박 입니다 ??????????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참여연대님들

  2. ㅎㅏㄱ생 2006/01/15 21:2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당시 당신은 무얼하였나
    당신은 무얼하였나요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는 미쳣다고 가난하게 살려고 노력하나요 정책이 뭔지아나요 뭐도 모르면서 교수라니 한심허다 그대학 허기사 그러니 이런말로 튀려는거지 돈 얼마네 채용되였나요

  3. 박정희 대통령..
    박정희 태통령이 정권을 쥐고 있을때 서민경제가 우선이었다는 말은 어떤 근거로 하시는 말씀이신지? 박정희님이 말씀하시는 대로라면 그 당시 전태일은 박정희 대통령의 고마움을 모르는 무지한 어리석은 청년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