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窓>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
칼럼과 기고/홍성태칼럼 :
2006/02/06 00:00
입춘이 지났다. 입춘을 앞두고 추위가 몰려오더니 입춘이 지나자 전국에 폭설이 쏟아진단다. 왜 이렇게 추운가 했더니 ‘친절한 익선씨’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었다. 통계상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중 가장 추운 때는 12월이나 1월이 아니라 입춘을 앞둔 시기라는 것이다. 봄을 앞두고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바짝 추워지는 모양이다.
입춘 날 밤에 삼성재벌의 이건희 회장이 일본에서 전용기를 타고 들어왔다. 지난 9월에 일본을 통해 미국으로 갔던 때로부터 5개월만이다. 그 동안 이건희 회장은 신병치료를 이유로 정기국회의 증인 출석을 거부했고, 검찰은 ‘삼성 X파일사건’을 대충 얼버무렸고, 막내딸이 미국에서 자살하는 참극을 겪기도 했다. 공항에서 그는 몰려든 기자들에게 “상품 1등 하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까 삼성이 국내에서 비대해져서 느슨해지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에버랜드의 천정이 무너져 내린 것이 나름대로 어떤 징조처럼 여겨진다.
가장 주목할 것은 이건희 회장이 ‘반삼성여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도대체 ‘반삼성여론’이란 무엇인가? 이런 표현은 마치 삼성재벌에는 문제가 없는 데 여론이 문제라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사실 ‘반삼성여론’은 삼성재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법대로 처벌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왜 잘못인가? 이런 점에서 문제는 ‘반반삼성여론’ 쪽에 있다. 그들의 논리는 한마디로 ‘국익론’으로 대표된다. 황우석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과 똑같은 논리가 ‘반삼성여론’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황우석 사태가 잘 보여주었듯이, ‘국익’을 지키는 것은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선조들은 입춘을 맞아 대문에 이런 글귀를 써붙였다. 농업사회에서 입춘은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이다. 이런 때를 맞이해서 온나라에 두루두루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글귀를 대문에 써 붙이고 마음을 다스렸던 것이다. 건양은 대한제국의 연호이니 이 글귀가 쓰인 것은 어느덧 100년이 넘었다. 이 오래된 글귀의 힘으로 황우석 사태도, 삼성재벌 문제도 모두 잘 해결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물론 여기서 잘 해결된다는 것은 가능한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잘못을 저지른 자들에 대해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나라의 기틀이 바로 서고, 온나라에 좋은 일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읊조리고 보니, 위기에 몰린 농업의 처지가 새삼 떠오른다. 정부, 국회, 농민단체들의 3자협의기구를 구성해서 농업개방에 대처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의 농업개방은 너무나 큰 것이어서 이 나라의 농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우선 지적할 것은 정부의 농업정책이 극도로 모순적이라는 사실이다. 정부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해서 농업의 대폭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문전옥답을 대대적으로 없애고 있다. 그런데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는 멀쩡한 새만금갯벌을 죽여서 논을 만들겠다고 한다. 농업축소정책과 새만금매립정책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농업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농업정책을 넘어서 정부의 경제정책 자체를 모순으로 몰아넣는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의 발본적 개혁이 필수적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농업과 농민이 몰락해도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는 더욱 번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협도 마찬가지다. 거대한 금융기관으로서 농협도 농업과 농민이 몰락해도 역시 오래도록 번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농림부, 한국농촌공사, 농협 등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고 농업과 농민을 살려야 한다. 농림부, 한국농촌공사, 농협 등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금액의 세금을 농업과 농민이 ‘생태적 오래된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는 데 써야 한다.
또한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힘을 빌어 바라건대, 농촌이 아름다운 생태적 공간으로 바뀌는 한 해가 되기를. 종로1가 농민신문사 사옥의 1층 외벽에는 ‘깨끗한 농촌을 만듭시다’고 쓰여 있는 커다란 현수막이 벌써 5년쯤 전부터 나붙어 있다. 뒤집어 보자면, 우리 농촌이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건물의 1층에는 농협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니 농협과 농민신문사가 그런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늘 농촌을 오가는 사람으로서 내가 느끼는 생각도 그렇다. 편리하면서도 생태적 아름다움을 갖춘 농촌을 만드는 것은 한국의 농업이 추구해야 할 극히 중요한 경제적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농촌을 찾아가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하는 사람들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여러 정치일정이 시작된다. 정치인들의 이전투구가 우리의 눈과 귀를 더럽힐 것이다. 국회는 틀림없이 곧 다시 난장판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자연은 아직 그 순환을 이어갈 정도의 힘은 지니고 있다. 냉이며 씀바귀 등 봄나물도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구수한 냉이국에 쌉싸름한 씀바귀 무침을 먹으며 즐겁고 건강한 한 해를 맞으시길.
입춘 날 밤에 삼성재벌의 이건희 회장이 일본에서 전용기를 타고 들어왔다. 지난 9월에 일본을 통해 미국으로 갔던 때로부터 5개월만이다. 그 동안 이건희 회장은 신병치료를 이유로 정기국회의 증인 출석을 거부했고, 검찰은 ‘삼성 X파일사건’을 대충 얼버무렸고, 막내딸이 미국에서 자살하는 참극을 겪기도 했다. 공항에서 그는 몰려든 기자들에게 “상품 1등 하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까 삼성이 국내에서 비대해져서 느슨해지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에버랜드의 천정이 무너져 내린 것이 나름대로 어떤 징조처럼 여겨진다.
가장 주목할 것은 이건희 회장이 ‘반삼성여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도대체 ‘반삼성여론’이란 무엇인가? 이런 표현은 마치 삼성재벌에는 문제가 없는 데 여론이 문제라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사실 ‘반삼성여론’은 삼성재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법대로 처벌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왜 잘못인가? 이런 점에서 문제는 ‘반반삼성여론’ 쪽에 있다. 그들의 논리는 한마디로 ‘국익론’으로 대표된다. 황우석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과 똑같은 논리가 ‘반삼성여론’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황우석 사태가 잘 보여주었듯이, ‘국익’을 지키는 것은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선조들은 입춘을 맞아 대문에 이런 글귀를 써붙였다. 농업사회에서 입춘은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이다. 이런 때를 맞이해서 온나라에 두루두루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글귀를 대문에 써 붙이고 마음을 다스렸던 것이다. 건양은 대한제국의 연호이니 이 글귀가 쓰인 것은 어느덧 100년이 넘었다. 이 오래된 글귀의 힘으로 황우석 사태도, 삼성재벌 문제도 모두 잘 해결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물론 여기서 잘 해결된다는 것은 가능한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잘못을 저지른 자들에 대해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나라의 기틀이 바로 서고, 온나라에 좋은 일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읊조리고 보니, 위기에 몰린 농업의 처지가 새삼 떠오른다. 정부, 국회, 농민단체들의 3자협의기구를 구성해서 농업개방에 대처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의 농업개방은 너무나 큰 것이어서 이 나라의 농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우선 지적할 것은 정부의 농업정책이 극도로 모순적이라는 사실이다. 정부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해서 농업의 대폭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문전옥답을 대대적으로 없애고 있다. 그런데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는 멀쩡한 새만금갯벌을 죽여서 논을 만들겠다고 한다. 농업축소정책과 새만금매립정책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농업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농업정책을 넘어서 정부의 경제정책 자체를 모순으로 몰아넣는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의 발본적 개혁이 필수적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농업과 농민이 몰락해도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는 더욱 번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협도 마찬가지다. 거대한 금융기관으로서 농협도 농업과 농민이 몰락해도 역시 오래도록 번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농림부, 한국농촌공사, 농협 등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고 농업과 농민을 살려야 한다. 농림부, 한국농촌공사, 농협 등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금액의 세금을 농업과 농민이 ‘생태적 오래된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는 데 써야 한다.
또한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힘을 빌어 바라건대, 농촌이 아름다운 생태적 공간으로 바뀌는 한 해가 되기를. 종로1가 농민신문사 사옥의 1층 외벽에는 ‘깨끗한 농촌을 만듭시다’고 쓰여 있는 커다란 현수막이 벌써 5년쯤 전부터 나붙어 있다. 뒤집어 보자면, 우리 농촌이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건물의 1층에는 농협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니 농협과 농민신문사가 그런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늘 농촌을 오가는 사람으로서 내가 느끼는 생각도 그렇다. 편리하면서도 생태적 아름다움을 갖춘 농촌을 만드는 것은 한국의 농업이 추구해야 할 극히 중요한 경제적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농촌을 찾아가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하는 사람들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여러 정치일정이 시작된다. 정치인들의 이전투구가 우리의 눈과 귀를 더럽힐 것이다. 국회는 틀림없이 곧 다시 난장판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자연은 아직 그 순환을 이어갈 정도의 힘은 지니고 있다. 냉이며 씀바귀 등 봄나물도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구수한 냉이국에 쌉싸름한 씀바귀 무침을 먹으며 즐겁고 건강한 한 해를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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