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窓> 유턴 프로젝트와 이명박식 신개발주의
칼럼과 기고/홍성태칼럼 :
2006/02/23 09:44
2006년 2월 21일, 서울시가 느닷없이 ‘유턴 프로젝트’라는 것을 내놓았다. 강북의 여러 곳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강북지역 업그레이드 개발전략’이란다. 핵심은 강북에 앞으로 10년 동안 25만호의 아파트를 짓도록 하며, 그 중에서 55%는 중대형 아파트로 짓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강남을 능가하는 고급 주거지역으로 강북을 ‘업그레이드’하겠단다. ‘뉴타운사업’에 이어서 강북을 무시하는 프로젝트가 또 발표된 것이다. 이 느닷없는 계획을 대체 어떻게 보아야 하나?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계획이 결국 이명박 시장의 최대공약이었던 ‘뉴타운사업’의 실패를 뜻한다는 것이다. ‘뉴타운사업’이 내건 가장 중요한 목적은 대대적인 강북개발사업으로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제대로 되고 있다면, 과연 ‘유턴 프로젝트’가 필요하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마어마한 ‘뉴타운사업’으로도 안 된 것을 과연 ‘유턴 프로젝트’로 할 수 있겠는가? 서울시와 이명박 시장은 무리하고 잘못된 ‘뉴타운사업’부터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여기서 ‘뉴타운사업’의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그것이 ‘유턴 프로젝트’의 ‘미래’가 되기 십상일 것이기 때문이다. ‘뉴타운사업’은 ‘강북의 강남화’를 추진하는 사업이며, 이 점에서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 사업이다. 강북과 강남은 지역의 생태적, 역사적, 사회적 차이가 대단히 크다. 따라서 아주 다른 내용과 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 ‘뉴타운사업’은 이것을 무시하고 강행되는 개발사업이며, 이 때문에 곳곳에서 커다란 문제들을 빚고 있다. 그 바탕에는 강북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무시가 깔려 있다.
‘뉴타운사업’으로 지주와 개발업자들은 엄청난 불로소득을 챙기게 되었지만, 서민들은 강북에서도 자기 집을 갖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길음 뉴타운의 원주민 입주율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 은평뉴타운지구에 포함되어 있는 한양주택의 예에서 잘 알 수 있듯이, 개발을 반대하는 집주인들조차 사실상 강제로 쫓겨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또 역시 한양주택이 잘 보여주고 있듯이, 뉴타운이라는 고층 아파트 단지는 서울의 생태적 여건을 더욱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유턴 프로젝트’인가?
이명박 시장은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를 대표하는 전설적 개발업자이다. 이 때문에 그가 시장에 취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개발주의가 횡행하게 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런 우려는 결국 사실로 증명되었다. 이명박 시장은 자기가 가장 잘 하는 것을 가장 열심히 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도 ‘문화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니, 이것은 허욕인가 오만인가?
이명박 시장은 2002년 7월 1일에 제3대 민선시장으로 서울시장에 부임했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이해서 ꡔ비전 서울 2006ꡕ이라는 제목의 ‘서울시정 4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궁극목표는 ‘서울, 세계일류도시’의 건설이며, 이를 위한 핵심목표로 ‘따뜻한 서울, 편리한 서울, 활기찬 서울’이라는 3대 목표를 제시했다. 이명박 시장은 이 계획에서 제시한 10개 분야 350개 사업을 열심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서 서울시는 2004년 4월 1일에 ꡔ2020년 도시기본계획ꡕ을 발표했다. 예상 경비는 전체 153조 8천억원으로 매년 평균 7조 7천억원을 투입하는 방대한 계획이다. 고건 시장 말기에 작성하고 있던 ꡔ2021년 도시기본계획ꡕ을 대폭 수정해서 ꡔ2020년 도시기본계획ꡕ으로 제목까지 바꿔서 새롭게 작성했다. 여기서는 세계도시, 문화도시, 생태도시, 복지도시, 수도도시의 5대 목표를 제시했다. 부문별 계획에서는 문화를 독자 항목으로 제시해서 이전의 기본계획에 비해 한걸음 나아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이 추구한 서울시정의 참모습은 어떤 것이었는가? 그것은 과연 서울이 추구해야 하는 올바른 모습이었는가?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자연환경과 유린되는 역사문화로 대표된다. 이명박 시장은, ‘세계일류도시’라는 개발주의적 함의가 짙게 풍기는 궁극목표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자연환경과 역사문화를 돌보지 않는 강력한 개발정책을 밀어붙였다. 심지어 이명박 시장은 사회 양극화의 핵심 원인인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서도 부동산 투기를 더욱 극심하게 부추기는 개발정책으로 일관했다.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여러 사업들이 이명박 시장에 대한 ‘신개발주의’라는 비판의 타당성을 여실히 증명한다. 2005년 6월 18일에 개장한 ‘서울숲’, 2005년 10월 1일에 완공된 ‘청계천복원사업’, 이와 함께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청계천 주변 도심 재개발사업, 서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뉴타운사업’, 그것도 모자라 2006년 2월 21일에 갑작스레 발표된 ‘유턴 프로젝트’ 등의 공통점은 자연과 문화를 내세운 대규모 개발사업이라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 사업들의 참된 공통점은 내세운 목표와 실제 내용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에 있다.
(재)개발은 도시의 원천이자 숙명이다. 그러나 서울처럼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에서는 모든 (재)개발이 생태성, 사회성, 역사성의 원칙을 존중해야 하며, 여기에 덧붙여 민주화에 걸맞은 시민성의 원칙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 이명박 시장은 이런 여러 원칙들 중에서 어떤 것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그는 어느 기자가 썼듯이 ‘질주하는 불도저’였다. 이런 비판에 대해 그는 오히려 ‘똑똑한 불도저는 좋은 것’이라는 말로 맞섰다. 그러나 똑똑하건 멍청하건 불도저는 불도저일 뿐이다. 불도저로는 역사나 문화나 자연을 지킬 수 없다. 그리고 불도저는 반민주적 의사결정방식의 상징이다.
이명박 시장은 ‘똑똑한 불도저’론으로 자신이 불도저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이런 사실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이명박 시장의 서울시정은 ‘신개발주의 시정’으로 요약된다. 이 때문에 이명박 시장의 시정은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의 그것과 비견되곤 한다. 둘은 두가지 점에서 대단히 비슷하다. 먼저 반생태 반문화의 강력한 개발주의라는 점에서, 다음에 반시민 반민주의 밀어붙이기 행정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내세운 낡은 행정은 생태문화도시 서울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뼈아픈 타산지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영어를 얼마나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명박 시장은 영어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유턴 프로젝트’는 새롭게 개발지역으로 포함된 곳들이 영어의 U자형으로 이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게는 강북의 땅값과 집값이 U자형으로 급등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여기서 55%를 중대형으로 짓겠다는 계획은 잘못이거나 거짓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큰 여운을 남긴다. ‘똑똑한 불도저’는 대체 누구를 위해 이렇듯 강북을 질주하려고 하는가?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계획이 결국 이명박 시장의 최대공약이었던 ‘뉴타운사업’의 실패를 뜻한다는 것이다. ‘뉴타운사업’이 내건 가장 중요한 목적은 대대적인 강북개발사업으로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제대로 되고 있다면, 과연 ‘유턴 프로젝트’가 필요하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마어마한 ‘뉴타운사업’으로도 안 된 것을 과연 ‘유턴 프로젝트’로 할 수 있겠는가? 서울시와 이명박 시장은 무리하고 잘못된 ‘뉴타운사업’부터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여기서 ‘뉴타운사업’의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그것이 ‘유턴 프로젝트’의 ‘미래’가 되기 십상일 것이기 때문이다. ‘뉴타운사업’은 ‘강북의 강남화’를 추진하는 사업이며, 이 점에서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 사업이다. 강북과 강남은 지역의 생태적, 역사적, 사회적 차이가 대단히 크다. 따라서 아주 다른 내용과 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 ‘뉴타운사업’은 이것을 무시하고 강행되는 개발사업이며, 이 때문에 곳곳에서 커다란 문제들을 빚고 있다. 그 바탕에는 강북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무시가 깔려 있다.
‘뉴타운사업’으로 지주와 개발업자들은 엄청난 불로소득을 챙기게 되었지만, 서민들은 강북에서도 자기 집을 갖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길음 뉴타운의 원주민 입주율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 은평뉴타운지구에 포함되어 있는 한양주택의 예에서 잘 알 수 있듯이, 개발을 반대하는 집주인들조차 사실상 강제로 쫓겨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또 역시 한양주택이 잘 보여주고 있듯이, 뉴타운이라는 고층 아파트 단지는 서울의 생태적 여건을 더욱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유턴 프로젝트’인가?
이명박 시장은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를 대표하는 전설적 개발업자이다. 이 때문에 그가 시장에 취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개발주의가 횡행하게 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런 우려는 결국 사실로 증명되었다. 이명박 시장은 자기가 가장 잘 하는 것을 가장 열심히 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도 ‘문화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니, 이것은 허욕인가 오만인가?
이명박 시장은 2002년 7월 1일에 제3대 민선시장으로 서울시장에 부임했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이해서 ꡔ비전 서울 2006ꡕ이라는 제목의 ‘서울시정 4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궁극목표는 ‘서울, 세계일류도시’의 건설이며, 이를 위한 핵심목표로 ‘따뜻한 서울, 편리한 서울, 활기찬 서울’이라는 3대 목표를 제시했다. 이명박 시장은 이 계획에서 제시한 10개 분야 350개 사업을 열심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서 서울시는 2004년 4월 1일에 ꡔ2020년 도시기본계획ꡕ을 발표했다. 예상 경비는 전체 153조 8천억원으로 매년 평균 7조 7천억원을 투입하는 방대한 계획이다. 고건 시장 말기에 작성하고 있던 ꡔ2021년 도시기본계획ꡕ을 대폭 수정해서 ꡔ2020년 도시기본계획ꡕ으로 제목까지 바꿔서 새롭게 작성했다. 여기서는 세계도시, 문화도시, 생태도시, 복지도시, 수도도시의 5대 목표를 제시했다. 부문별 계획에서는 문화를 독자 항목으로 제시해서 이전의 기본계획에 비해 한걸음 나아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이 추구한 서울시정의 참모습은 어떤 것이었는가? 그것은 과연 서울이 추구해야 하는 올바른 모습이었는가?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자연환경과 유린되는 역사문화로 대표된다. 이명박 시장은, ‘세계일류도시’라는 개발주의적 함의가 짙게 풍기는 궁극목표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자연환경과 역사문화를 돌보지 않는 강력한 개발정책을 밀어붙였다. 심지어 이명박 시장은 사회 양극화의 핵심 원인인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서도 부동산 투기를 더욱 극심하게 부추기는 개발정책으로 일관했다.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여러 사업들이 이명박 시장에 대한 ‘신개발주의’라는 비판의 타당성을 여실히 증명한다. 2005년 6월 18일에 개장한 ‘서울숲’, 2005년 10월 1일에 완공된 ‘청계천복원사업’, 이와 함께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청계천 주변 도심 재개발사업, 서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뉴타운사업’, 그것도 모자라 2006년 2월 21일에 갑작스레 발표된 ‘유턴 프로젝트’ 등의 공통점은 자연과 문화를 내세운 대규모 개발사업이라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 사업들의 참된 공통점은 내세운 목표와 실제 내용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에 있다.
(재)개발은 도시의 원천이자 숙명이다. 그러나 서울처럼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에서는 모든 (재)개발이 생태성, 사회성, 역사성의 원칙을 존중해야 하며, 여기에 덧붙여 민주화에 걸맞은 시민성의 원칙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 이명박 시장은 이런 여러 원칙들 중에서 어떤 것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그는 어느 기자가 썼듯이 ‘질주하는 불도저’였다. 이런 비판에 대해 그는 오히려 ‘똑똑한 불도저는 좋은 것’이라는 말로 맞섰다. 그러나 똑똑하건 멍청하건 불도저는 불도저일 뿐이다. 불도저로는 역사나 문화나 자연을 지킬 수 없다. 그리고 불도저는 반민주적 의사결정방식의 상징이다.
이명박 시장은 ‘똑똑한 불도저’론으로 자신이 불도저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이런 사실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이명박 시장의 서울시정은 ‘신개발주의 시정’으로 요약된다. 이 때문에 이명박 시장의 시정은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의 그것과 비견되곤 한다. 둘은 두가지 점에서 대단히 비슷하다. 먼저 반생태 반문화의 강력한 개발주의라는 점에서, 다음에 반시민 반민주의 밀어붙이기 행정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내세운 낡은 행정은 생태문화도시 서울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뼈아픈 타산지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영어를 얼마나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명박 시장은 영어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유턴 프로젝트’는 새롭게 개발지역으로 포함된 곳들이 영어의 U자형으로 이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게는 강북의 땅값과 집값이 U자형으로 급등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여기서 55%를 중대형으로 짓겠다는 계획은 잘못이거나 거짓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큰 여운을 남긴다. ‘똑똑한 불도저’는 대체 누구를 위해 이렇듯 강북을 질주하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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