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개인유전자검사 과학적 근거 미비



▲ 아이의 재능을 알려주겠다는 한 바이오벤처업체의 광고. 이런 광고들이 과학적 근거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중한 당신의 아이들!! 단 한번의 DNA 검사로 아이의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아이의 적성은 물론 엄마,아빠의 유전자도 함께 알아 볼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 우울증 유전자 검사, 치매 유전자 검사. 비만 유전자 검사…" - D 바이오벤처 광고 내용 중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바이오벤처들이 제공하는 개인 유전자 검사가 과학적 근거가 미비한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또한 이번 조사로 국내 12개 바이오벤처 중 2개 업체만이 소비자 약관을 제시하는 등 이들 업체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개인 유전정보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시민과학센터는 질병 진단, 친자 확인뿐만 아니라 개인의 특정이나 성향까지도 유전자로 검사해준다는 바이오벤처들을 대상으로 지난 4월 한달 동안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업체의 인터넷 사이트 내용, 관련 언론보도내용, 전화 인터뷰 및 관련 과학논문 등을 조사한 결과, 국내 12개 바이오벤처 중 4개 업체에서 제공하고 있는 롱다리(혹은 신장)유전자 및 호기심 유전자 검사는 과학적 근거가 미비한 것임이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병적으로 심각한 정신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유전자(DRD2, DRD4)에 대한 검사를 '호기심 유전자검사'로 광고하고 있다. 시민과학센터의 한재각 간사는 "이 유전자는 정신장애와 관련된 것이지 업체에서 광고하는 아동의 학습·진로 지도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터너증후군(선천적인 성염색체 이상)이나 왜소증과 관련된 PHOG/SHOX 유전자검사를 '롱다리(혹은 신장) 유전자검사'로 광고하고 있다 시민과학센터는 "따라서 이들 업체가 인터넷, 신문, 잡지에 게재한 관련 유전자 검사 광고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과대과장 광고"라고 주장했다.

바이오벤처들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개인 유전정보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지 않았다. 시민과학센터 조사 결과 12개 바이오벤처 중 2개 업체만이 소비자 약관을 제시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업체가 간단한 개인 신상정보를 적는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 이외에 소비자의 권리와 검사업체의 의무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나마 2개 업체의 소비자 약관도 개인 유전정보를 학술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또한 최소한 9개 업체가 유전자검사 과정에서 수집된 유전자 샘플을 개인의 동의 없이 보관하고 있었다.

시민과학센터 한재각 간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유전자검사 결과가 개인의 동의 없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유전자 샘플이 연구용 및 상업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현재 입법 추진되고 있는 생명윤리기본법에 유전자 검사로 침해될 수 있는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바이오벤처들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유전자 검사를 과장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들 업체의 실태를 조사하고 위법 사실에 대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지난 3월 27일 <국내 인간유전정보 이용 실태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사로 대검찰청이 대한적십자사에서 헌혈받은 혈액을 제공받아 유전자 감식기법을 개발하고, 일부 바이오 벤처업체들이 돈을 받고 DNA 샘플을 이용해 태아 성별검사를 하는 등 국내의 무분별한 유전정보 이용 실태가 공개되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전홍기혜
2001/05/03 00:00 20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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