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생명윤리 논의에 기업이윤 논리를 개입시키지 말라
시민과학센터(사업종료)/생명공학 :
2001/05/29 02:12
시안에 대한 재계의 대정부 건의문 제출에 대한 논평
1. 전국경제인연합회 생명과학산업위원회, 한국생물산업협회 및 생명공학연구조합 등은 과학기술부 생명윤리자문위의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에 대해서 재계의 입장을 담은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하였다. 이 건의문에서 재계는 생명윤리기본법이 지나치게 윤리를 앞세워서 생명과학 연구를 위축시키고 생물산업 발전에 장애를 줄 것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배아복제 허용을 비롯하여 사실상 생명과학연구의 무제한적 허용을 요구하면서,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을 대폭적으로 후퇴시킬 것을 요구했다.
2. 재계는 이 건의문에서 영국 외에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이 배아복제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는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동물의 난자에 이식하는 종간교잡행위 등 심지어 영국도 금지하고 있는 비윤리적 연구를 허용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생명윤리법을 실행해나갈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 산업계가 대거 참여해야 한다는 등 어느 나라 제도에도 있지 않은 억지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3.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재계가 이윤 추구를 위해서 생명윤리를 희생시키려는 이와 같은 시도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이번에 발표된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은 생명공학자를 비롯하여 각계의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한 생명윤리자문위에서 오랜 토론을 통해서 마련한 것으로, 그 어느 법안보다 사회적 합의에 바탕하여 민주적으로 얻어진 것이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도 시안에 대해서 불만족스러운 점은 있으나, 자문위원회의 공개적이고 민주적 운영의 결과인 이번 시안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자신의 기업 이익과 배치된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윤리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할 이번 시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생명과학이 시장의 논리에만 맡겨진다면 인간의 존엄성 등 생명윤리는 필연적으로 외면되고 말 것이다. 이런 마당에 재계가 앞장서서 생명윤리보다 기업 이윤을 우선시하여 생명윤리법 시안을 대폭 후퇴시키도록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우리나라를 G7 선진국은 커녕 생명윤리의 후진국으로 영원히 전락시키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4. 우리는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이 민주적으로 운영된 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 의해서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의 결과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따라서 과학기술부는 기업 이윤을 위해 생명윤리를 훼손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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