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窓> 오세훈 당선자와 한양주택의 운명
칼럼과 기고/홍성태칼럼 :
2006/06/22 16:40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변호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사실상 추대한 결과로 한나라당의 맹형규 전 의원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한나라당의 오세훈 당선자가 가장 큰 이익을 보았다고 한다. 의원직까지 버리고 서울시장 선거에 말 그대로 ‘올인’했던 맹형규 전 의원은 갑자기 ‘백수’가 되어 버렸다. 반면에 은퇴선언을 하고 정계를 떠났던 오세훈 변호사는 갑자기 한나라당에서 가장 유력한 소장 정치인이 되었다.
갑작스럽게 서울시장 후보가 되고 당선자가 되었으니 여러모로 혼란스럽기도 할텐데, 오세훈 당선자는 오랫동안 서울에 대해 고민해왔으며 서울의 발전을 올바로 이끌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발전방향은 벌써부터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왜 그런가? 그 이유는 무엇보다 오세훈 당선자가 이명박 시장의 주요 사업을 고스란히 이어받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뉴타운사업’이다.
강북의 발전을 내걸고 시작된 뉴타운사업은 시작하자마자 강남으로도 확대되었으며, 서울 전역에서 이미 26개의 뉴타운이 지정된 상태이다. 그런데 오세훈 당선자는 이것을 50개로 늘리겠다고 한다. 시민사회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뉴타운 공약이 실천된다면, 그것은 서울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실 뉴타운사업은 그 자체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한마디로 뉴타운사업은 기존의 낡은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을 고급 아파트나 상가지역으로 바꾸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강북의 강남화’를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뉴타운사업이다. 그 문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강남과 달리 강북은 오랫동안 ‘도시’였으며, 이 때문에 강남과는 사뭇 다른 공간문화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주택들이 있고, 역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길들이 있다. 강남은 단순하고 강북은 복잡하다. ‘강북의 강남화’는 서울의 문화적 대재앙이다. 그것은 길이 보전해야 할 강북의 공간문화를 대대적으로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미 길음 뉴타운지구에서 밝혀졌듯이, 뉴타운사업은 가난한 원주민을 내쫓고 중산층에게 아파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주민 입주율은 실로 5% 미만이다. ‘원주민 추방형 재개발사업’이 뉴타운사업의 사회적 본질인 것이다. 이러한 반인권적 재개발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챙기는 것은 투기꾼과 개발업자로 나타났다.
세째, 은평 뉴타운지구에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뉴타운사업은 대대적인 자연환경 훼손사업이기도 하다. 은평 뉴타운지구는 북한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서 자연환경이 아주 우수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이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바뀌게 되었다. ‘생태친화형 아파트’라는 괴이한 이름을 내걸고 서울시와 SH공사는 대대적인 반생태적 아파트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뉴타운사업은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생태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응축된 곳이 바로 한양주택이다. 은평 뉴타운지구에 속하는 한양주택은 수도권 방호벽 밖 통일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1978년에 박정희의 명령으로 급조된 단층주택단지인 이곳은 근 30년에 걸친 세월 동안 주민들이 각고의 노력을 들인 결과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주거공간이라는 점에서나, 수도권 방호벽과 함께 박정희 시대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나, 한양주택은 보존해야 할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없앨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어렵게 저항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체념에 빠지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법은 주거권과 정주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양주택살리기 시민사회네트워크는 지난 6월 9일에 오세훈 당선자의 인수위원회로 질의서를 보냈다. 최열 인수위원장과 임옥상 인수위원에게 한양주택의 보존에 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이었다. 6월 15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으나 6월 20일이 되도록 아무 답변이 없었다. 사정을 확인해 보니 최열과 임옥상 두 사람 모두 그런 질의서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인수위 사무실에서 그들에게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런 사정과 무관하게 최열 인수위원장과 임옥상 인수위원은 한양주택의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세훈 당선자는 ‘환경 시장’을 내걸고 있다. 정녕 그렇게 되겠다면 ‘뉴타운 50개’ 정책은 서둘러 접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하루빨리 한양주택의 보존을 천명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도시 속 생태주거단지가 될 수 있는 한양주택을 없애고 ‘환경 시장’이 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SH공사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기 위해 한양주택을 없애려 한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오세훈 당선자가 정말 ‘환경 시장’이 되고자 한다면, SH공사에 관한 이런 반생태적 의혹부터 철저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규모 개발을 둘러싼 부패와 비리의 문제를 개혁하는 것과 연관된다.
이 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생태적 자산이 정치인의 결정에 따라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임자의 잘못을 후임자가 고스란히 물려받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이명박 시장의 반생태적 잘못을 물려받고 오세훈 당선자가 ‘환경 시장’이 될 수 있는 길은 없다. 한양주택은 오세훈 당선자를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갑작스럽게 서울시장 후보가 되고 당선자가 되었으니 여러모로 혼란스럽기도 할텐데, 오세훈 당선자는 오랫동안 서울에 대해 고민해왔으며 서울의 발전을 올바로 이끌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발전방향은 벌써부터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왜 그런가? 그 이유는 무엇보다 오세훈 당선자가 이명박 시장의 주요 사업을 고스란히 이어받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뉴타운사업’이다.
강북의 발전을 내걸고 시작된 뉴타운사업은 시작하자마자 강남으로도 확대되었으며, 서울 전역에서 이미 26개의 뉴타운이 지정된 상태이다. 그런데 오세훈 당선자는 이것을 50개로 늘리겠다고 한다. 시민사회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뉴타운 공약이 실천된다면, 그것은 서울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실 뉴타운사업은 그 자체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한마디로 뉴타운사업은 기존의 낡은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을 고급 아파트나 상가지역으로 바꾸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강북의 강남화’를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뉴타운사업이다. 그 문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강남과 달리 강북은 오랫동안 ‘도시’였으며, 이 때문에 강남과는 사뭇 다른 공간문화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주택들이 있고, 역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길들이 있다. 강남은 단순하고 강북은 복잡하다. ‘강북의 강남화’는 서울의 문화적 대재앙이다. 그것은 길이 보전해야 할 강북의 공간문화를 대대적으로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미 길음 뉴타운지구에서 밝혀졌듯이, 뉴타운사업은 가난한 원주민을 내쫓고 중산층에게 아파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주민 입주율은 실로 5% 미만이다. ‘원주민 추방형 재개발사업’이 뉴타운사업의 사회적 본질인 것이다. 이러한 반인권적 재개발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챙기는 것은 투기꾼과 개발업자로 나타났다.
세째, 은평 뉴타운지구에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뉴타운사업은 대대적인 자연환경 훼손사업이기도 하다. 은평 뉴타운지구는 북한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서 자연환경이 아주 우수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이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바뀌게 되었다. ‘생태친화형 아파트’라는 괴이한 이름을 내걸고 서울시와 SH공사는 대대적인 반생태적 아파트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뉴타운사업은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생태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응축된 곳이 바로 한양주택이다. 은평 뉴타운지구에 속하는 한양주택은 수도권 방호벽 밖 통일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1978년에 박정희의 명령으로 급조된 단층주택단지인 이곳은 근 30년에 걸친 세월 동안 주민들이 각고의 노력을 들인 결과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주거공간이라는 점에서나, 수도권 방호벽과 함께 박정희 시대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나, 한양주택은 보존해야 할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없앨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어렵게 저항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체념에 빠지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법은 주거권과 정주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양주택살리기 시민사회네트워크는 지난 6월 9일에 오세훈 당선자의 인수위원회로 질의서를 보냈다. 최열 인수위원장과 임옥상 인수위원에게 한양주택의 보존에 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이었다. 6월 15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으나 6월 20일이 되도록 아무 답변이 없었다. 사정을 확인해 보니 최열과 임옥상 두 사람 모두 그런 질의서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인수위 사무실에서 그들에게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런 사정과 무관하게 최열 인수위원장과 임옥상 인수위원은 한양주택의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세훈 당선자는 ‘환경 시장’을 내걸고 있다. 정녕 그렇게 되겠다면 ‘뉴타운 50개’ 정책은 서둘러 접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하루빨리 한양주택의 보존을 천명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도시 속 생태주거단지가 될 수 있는 한양주택을 없애고 ‘환경 시장’이 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SH공사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기 위해 한양주택을 없애려 한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오세훈 당선자가 정말 ‘환경 시장’이 되고자 한다면, SH공사에 관한 이런 반생태적 의혹부터 철저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규모 개발을 둘러싼 부패와 비리의 문제를 개혁하는 것과 연관된다.
이 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생태적 자산이 정치인의 결정에 따라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임자의 잘못을 후임자가 고스란히 물려받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이명박 시장의 반생태적 잘못을 물려받고 오세훈 당선자가 ‘환경 시장’이 될 수 있는 길은 없다. 한양주택은 오세훈 당선자를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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